신축년 새해 조계종은 시무식을 갖고 한 해 업무를 시작했다. 1월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행된 시무식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최소한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방송으로 중계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원행스님, 교육원장 진우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등 종단 지도자 스님과 부실장 스님 등 극히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각오는 굳건했고 목소리는 활기찼다.

지난 해 말 중앙종무기관 종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선별검사 결과 교역직 일반직 종무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은 데서 보듯, 시민이 가져야할 자기절제와 공동체 책임의식으로 무장한 종무원들이 올 한해도 종무행정 처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에 2년차를 맞이한 제36대 집행부의 핵심 사업이 불가피 하게 변화를 겪어야 했다. 총무원장 스님이 지난 해 종무식에서 지적한 것처럼 “사업성과보다 국민과 사부대중의 안녕을 우선해야 했다” 그것이 호국불교의 전통을 이은 한국불교가 나아갈 길이라고 종단은 판단했다.

그 판단과 결정은 옳았음이 지난해 정부와 국민이 우리 종단과 한국불교에 보낸 신뢰에서 드러났다. 일부 종교계가 방역 수칙을 어기고 대면 종교 활동을 강행하다 확진자가 속출하며 국민적 공분을 사는 데 비해 불교계는 법회를 중단하고 산문을 닫는 엄격한 방역으로 국민들로부터 큰 성원을 받았다. 호국불교 전통이 살아있음을 다시한번 보인 것이다.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종단 안팎에 도사린 어려움을 불굴의 의지와 실천력으로 극복한다는 것이 새해를 맞은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의 각오다. 총무원장 스님은 시무식에서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를 벗어나는 과도기로써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요구되는 올해 전법활동이 위축되고 사찰 경제 위기가 가중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헌신적 자세로 임하면 괄목할만한 종무행정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총무원장 스님의 당부처럼 종무기관이 남다른 각오로 임한다면 제36대 집행부 3년차를 맞이한 올해 풍성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군포교 중심 계룡대 호국 홍제사,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 등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비롯한 주요 종책을 점검하며 부족한 점은 보완해 하나씩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사찰이나 교구 차원을 넘은 종단 전체가 책임져야 할 현안도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특히 사찰 경제 사정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를 타개할 묘책을 중앙종무기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종무기관의 남다른 노력과 정부 정치권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사회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우리 앞에 닥친 과제와 밀린 숙제를 해결하려면 전 종도가 하나 된 마음으로 소처럼 우직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조용한 가운데 힘차게 시작한 신축년 시무식에서 우리 종단은 밝은 새해를 맞았다.  

[불교신문3643호/2021년1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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