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불교계 10대 뉴스

코로나19 국면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혼란과 아픔이 연속됐던 2020년. 바이러스 하나로 인해 전세계가 패닉상태에 빠져버렸고, 종교의 기본역할조차 허락받기 어려웠던 한해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은 정부 방역지침을 적극 수용하고 전국 사찰에 시달하는 역할에 앞장섰다. 불교계 최대 명절인 부처님오신날 국민축제 연등회를 취소하고 봉축법요식을 연기·축소하는 등 오직 국민안전만을 걱정했다. 올해 만나지 못한 연등회는 그러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자랑스럽게 등재됐고, 코로나 국면 속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100여명의 스님들이 21일간 대구 동화사~서울 봉은사간 511km를 순례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코로나 속 힘겨운 국민들을 위안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코로나 국면 속, 종단의 선제 대응 

코로나19가 온 사회를 집어삼킨 올해 국민 안전을 위해 노력한 조계종의 모습은 세간의 귀감이 됐다. 종단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월20일 감염 예방을 위한 1차 긴급 지침을 발표하며 발빠른 선제 대응에 나섰다. 자발적으로 산문을 폐쇄하고 법회와 행사 등을 취소했다. 불교계 최대 축제인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 연기, 연등회 취소 등의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따뜻한 자비나눔에도 앞장섰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기금 전달과 피해지원 활동을 펼쳤고, 최일선에서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에 사찰음식 도시락과 템플스테이를 지원했다.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백만원력 결집불사 핵심사업 본궤도 올라

한국불교 미래를 밝히기 위해 지난해 시작된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본궤도에 올랐다. 전국 사찰과 불자들의 백만원력 결집불사 기금 동참이 줄을 이었으며, 이웃종단과 사찰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로 모아진 기금은 지금까지 90억원을 돌파해 1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8대 사업 가운데 세종 광제사 건립과 계룡대 영외법당 홍제사 건립, 인도 분황사 건립 등은 부지 확보 이후 설계와 건축인허가 과정을 거쳐 첫 삽을 뜨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비대면 신행문화로 새로운 전법시대 개막

코로나19로 인해 부처님과 스님들을 직접 마주할 기회가 대폭 줄어줄었다. 이런 불자들을 위해 전국의 주요 사찰들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없으면서도, 마치 절에 온 것처럼 스님과 함께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전개했다. 포교원도 비대면 법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포교콘텐츠 제작·보급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튜브를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법회의 등장이다.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를 비롯해 월정사, 해인사, 통도사 등은 스님들 법문과 사찰 소식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며 소통 강화에 나섰다.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잃어버린 귀중한 성보들 다시 종단 품으로…

다수의 귀중한 불교문화재들이 불교계의 품으로 돌아온 한해였다. 조계종은 올해 2020년 1월경부터 1988~2004년 사이에 도난된 후 장기간 은닉되어 온 14개 사찰의 도난 불교문화재 16건 32점을 회수했다. 종단과 경찰이 합심해 얻어낸 성과다. 이와 함께 국외로 유출됐던 ‘조계총림 송광사 치성광여래도’를 종단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그리고 원 봉안처인 송광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되찾을 수 있었다. 한국전쟁 직후 무단반출된 뒤 미국에 가 있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도 고국으로 돌아왔다.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코로나 블루’…명상문화의 저변 확대

2020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 무기력증,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효과적인 마음치유 방법으로 명상이 주목받은 한 해였다. 심리 치유와 스트레스 관리 등 명상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명상은 우리의 삶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방편으로 자리매김했다. 불교계 역시 명상 대중화와 명상을 활용한 포교 활성화를 모색했다. 유튜브나 온라인을 활용해 명상 저변 확대에도 앞장섰다. 한국명상지도자협회, 한국참선지도자협회 등은 현대인들의 마음치유에 힘썼으며, 자비명상은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마침내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는 12월16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제15차 회의를 개최해 연등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이로써 불교 최대의 행사이자 부처님오신날의 상징인 연등회는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리는 연등회(燃燈會)는 9세기 통일신라시대부터 1200여 년간 이어져 온 불교행사이자 국민축제다.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세상에 널리 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새로운 수행·신행문화, 상월선원 만행결사

상월선원은 2019년 겨울 천막결사에 이어 지난 가을 만행결사 자비순례를 회향하며 한국불교의 새로운 수행문화와 신행풍토를 제시했다.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며 80여 명의 대중은 10월7일부터 27일까지 21일간 대구 동화사를 출발해 서울 봉은사까지 511km를 행선했다. 산중을 벗어나 길 위에 오른 스님과 불자들은 미래 불교는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활기찬, 움직이는 불교가 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상월결사 정신은 교구본사로까지 전해져 24교구본사 선운사가 자비순례를 실천하고 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10·27법난 40주년, 불교 위상 역할 재조명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불법적으로 자행된 10·27법난 40주년을 맞아 전국의 사찰에서 추념의 종이 일제히 울려 퍼졌다. 조계종은 40주년을 맞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특별전시회와 추념식을 열어 10·27법난을 재조명했다. 법난 당시 불법적인 연행과 고문으로 희생된 스님과 불자 38명의 영가를 위무하는 천도재를 종단 사상 처음으로 교권 침탈의 현장이기도 한 총본산 조계사에서 봉행했다. 종단은 10·27법난기념관 건립과 피해자치유센터 건립 등 난관에 부딪힌 10·27법난 기념사업의 활로를 찾는 중이다.

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 제도 첫 시행

오랜 시간 걸쳐 준비한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 제도가 처음 시행됐다.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 제도란 구족계를 수지한 조계종 스님 모두 매달 일정 금액을 의무적으로 납부해 승보공양을 위한 안정적 재정 기반을 마련토록 한 제도다. 부담금을 납부한 스님이면 예외 없이 의료비, 요양비, 국민건강보험료 및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승려복지회는 제도 도입을 위해 지난해 공청회를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승려복지법 개정안을 마련, 출가에서 열반까지 종단이 책임지는 승려복지 제도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불교신문 창간 60년+불교신문TV 오픈

올해 불교신문은 창간 60년을 맞았다. 불교신문은 그동안 부처님 가르침 홍포라는 한국불교 사부대중의 원력을 여법하게 실천해왔다. 올해 불교신문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큰 발걸음을 걸었다. 유튜브 채널 ‘불교신문TV’ 오픈이 그것이다. 지난 1월 문을 연 ‘불교신문TV’는 불교의 다양한 모습을 재미있고 쉽고 편안하게 접근하기 위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불교신문TV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어린이·청소년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불자뿐 아니라 일반사회에도 호응을 얻고 있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불교신문3641호/2020년12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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