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20·끝> 송광사 금강산림법회 열리는 날
[포토에세이] <20·끝> 송광사 금강산림법회 열리는 날
  •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 승인 2020.12.21 11:32
  • 호수 3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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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는 ‘금강경’ 야단법석
12월16일 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을 비롯한 대중스님들이 사시예불을 마치고 금강산림법회가 열리는 사자루를 향해가고 있다. 코로나 19로 모든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송광사에서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16년 째 금강산림법회를 이어갔다. 

매서운 겨울추위도 수행열기에는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지난 12월 16일, 올 겨울들어 전국이 가장 낮은 수은주를 기록했지만 순천 송광사는 온화한 기운이 감돌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금강산림법회의 열기가 후끈했기 때문이다. 

수행으뜸인 승보종찰 송광사에서 펼치는 금강산림법회는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설하고 정진하는 대법회로 금년들어 16회째이다.
몇 달전만해도 지구촌이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금강산림법회도 개최여부를 놓고 흔들렸다. 깨달음의 향훈을 피우는 자리이기에 대중이 모이지 않아도 법석은 이어가기로 했다. 그런연유로 올해는 한 달 늦게 금강산림법회가 문을 열었다.
        

이날 초청법사인 송광사 전 주지 진화스님이 법회에 앞서 산중어른인 방장 스님이 주석하는 삼일암을 찾아 예를 올렸다. 

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과 전국 제방의 큰 스님 일곱 분을 모시고 일주일에 한번씩 <금강경>을 설하는 금강산림법회, 이날 초청법사는 전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이다.

오랜만에 송광사를 찾은 법사스님은 법회에 앞서 방장스님이 주석하고있는 삼일암을 찾았다. 삼배로 예를 갖추고 “아직 부족함이 많아 법석에 오르기가 부끄럽다”며 인사했다.

방장스님도 반갑게 맞이하며 “어렵고 혼란한 시대를 살고있는 대중에게 지혜의 말씀을 전해달라” 당부했다.
 

송광사 주지 자공스님이 금강산림법회에서 축원기도를 하고 있다. 

대웅전에서 사시예불을 마치고 대중스님들이 금강산림법회가 열리는 사자루로 모여들었다. 방장스님을 비롯한 총림의 어른 스님과 선원, 강원의 대중스님,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불자들이 사자루와 앞마당에 자리했다.

법문에 앞서 주지 자공스님은 금강산림법회의 공덕을 기리는 축원의식을 행했다. 이어 대중스님들이 불자들의 염원이 담긴 축원문을 낭송했다. 10여분간 이어진 스님들의 축원문 소리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음의 하나로 장엄하고 웅장하기 그지없었다. 
 

초청법사 진화스님이 <금강경>의 가르침에 대해 설하고 있다. 

이어 법상에 오른 초청법사 진화스님은 “불교경전은 제자들이 묻고 부처님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며 “<금강경>은 수보리 존자가 중생들을 대신해 행복하게 사는 법을 묻고, 부처님의 응답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님은 “모든 중생을 행복의 세계로 이끌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바라밀을 행하라는 <금강경>의 가르침에 따라 머무른바 없이 보시하는 실천행을 하기바란다”고 강조했다.    

광주에서 법석에 참석한 여래행 보살은 “스님들의 축원문 낭송소리를 들으면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며 “먼저 가신 집안의 모든 영가님들도 스님들이 불러주는 축원소리를 듣고 좋은 곳으로 가기 바란다”고 발원했다.

이렇듯 금강산림법회는 살아있는 자는 물론 먼저 세상을 떠난 영가들을 위한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하는 법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접수처에 마련된 영가를 위한 종이옷 사이에 반려견의 옷이 보인다. 반려동물은 물론 유주무주 모든 영가가 함께하는 법석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가를 위한 종이옷 가운데 반려견의 옷이 눈에 띈다. 

법문을 마치고 대중들은 영단에 모신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재를 올렸다. 특별히 금강산림법회가 펼쳐지는 49일간 영단에서는 대중스님들이 매일 영가들을 향해 <금강경>을 독송하며 부처님 말씀을 들려준다.  

조계산에 겨울이 깊어가면서 금강산림법회도 내리막을 향하고 있다. 앞으로 무자스님(창원 길상사 주지, 12월23일)-오경스님(안동 보경사 주지, 12월30일)-지현스님(조계총림 송광사 율주, 2021년 1월6일) 등의 법문을 남겨두고 있다. 
 

겨울이 찾아온 송광사 전경.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maha0703@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640호/2020년12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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