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력 성취 위해서는 어떠한 고행(苦行)도 감당해야”
“원력 성취 위해서는 어떠한 고행(苦行)도 감당해야”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0.12.03 09:39
  • 호수 3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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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해법인 대종사 법어집 ‘주목’
한일 400회 왕래하며 전법해
천안 각원사 통일대불 조성도
수행일화 300여 한시에 담아
세수 90세를 바라보는 천안 각원사 조실 법인스님이 70여 년간의 수행일화를 300여수의 한시로 표현한 '경해법인 법어집'이 주목받고 있다.
세수 90세를 바라보는 천안 각원사 조실 법인스님이 70여 년간의 수행일화를 300여수의 한시로 표현한 '경해법인 법어집'이 주목받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직후 출가하여 70여 년간 정진한 경해법인 대종사(천안 각원사 조실)의 수행일화를 300여 수의 한시(漢詩)로 정리한 책이 주목받고 있다. 경해문도회가 펴낸 <경해법인 법어집>이 그것이다. 이 책에는 해인사에서 출가한 법인스님이 수행과 더불어 국내외 대학에서 외전을 익히고 한일 양국을 오가며 전법한 기록이 생생이 담겼다.

<경해법인 법어집>은 △성전 건립을 서원하다 △학업과 불사를 양 날개로 △기도와 교육의 행원 △이 삶이 끝날 때까지 기도와 참회로 등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전쟁 발발후 강화 보문사에서 합천 해인사로 주석처를 옮겨 정진하던 법인스님은 탁발차 나선 길에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을 참배하고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도량 건설의 원력을 세웠다.

‘성전(聖殿) 건립 서원’이라는 한시에서 70여년 전 스님의 원력을 확인할 수 있다. “動亂之中托鉢次(동란지중탁발차) 參拜佛國石窟庵(참배불국석굴암) 統一念願建聖殿(통일염원건성전) 第二大成發願書(제이대성발원서)” “육이오 전쟁 중 탁발차, 불국사와 석굴암을 참배하고, 통일 염원의 성전 건립을 발원하며, 제2의 김대성을 발원하였다.”

11월26일 천안 각원사에서 만난 법인스님은 원력을 성취하기 위해선 “첫째도 교육이요, 둘째도 배움이라는 서원을 세우고 어떠한 고행(苦行)이라도 감당할 것을 다짐했다”면서 “하지만 기회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찾고 또 찾아서 소기의 목적지인 오늘에까지 걸어왔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해인대(지금의 경남대), 동국대, 성균관대에서 학문을 익힌 스님은 일본 대동문화대에서 유학을 하는 과정에서도 통일성전 건립의 원력을 잊지 않았다. 그 후 일본과 한국을 400회 이상 오가면서 통일대불을 봉안안 천안 각원사 불사를 원만히 회향해 서원을 성취했다.
 

경해문도회가 펴낸 경해법인 법어집.

1969년 12월 일본 유학 길에 오르면서 지은 ‘유학탑승기(留學搭乘機)’에는 고학(苦學)을 수행의 도반으로 삼은 스님의 각오가 느껴진다. “출가 입산한 지 어언 사반세기, 유년기에 면학을 희망했던 곳, 오늘에사 비행기 타고 동경을 향하니, 서원을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귀국하지 않겠다.”

출가 초에 세운 원력을 성취하였지만 법인스님의 수행정진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11월 영구귀국한 후에도 매일 새벽예불에 참여하고 법회에서 법문을 설하는 한편 제자들과 신도들에게 불법의 진수를 전하였다.

올해 코로나 19의 발발로 이전과는 조금 다른 형식으로 바꾸었지만 불제자로서 수행하는 자세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입지발원(立志發願)’이란 한시에서 스님은 “부지런히 노력하면 반드시 입지가 있고, 입지가 있으면 반드시 성취한다”면서 부단한 정진을 당부했다.

법인스님 제자인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은 <경해법인 법어집> 발간 축시에서 “눈 위의 발자국 같은 때마다 남긴 아스라한 이 법어(法語)에 살아온 날들”이라며 “한가득 채워서 힘겨운 짐, 무겁게 짊어지고 온 걸망, 태조산에 얼시구 풀어놓으니, 절시구 좋구나 각원사 된 것 아닙니까”라고 평생 수행자의 위의를 지킨 은사 스님의 삶을 경하했다.

은사스님과 평생 불사에 매진한 각원사 주지 대원스님도 “연구와 기도와 불사로 이루어진 스님 생애의 세 요소가 응축된 글을 모은 것”이라며 “우리가 염주를 손에 들고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생각하듯 법어집은 스님의 가르침과 삶을 생각할 수 있다”고 출간 의미를 설명했다. 각원사 미주포교원 관음사 주지 정수스님과 김용택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도 <경해법인 법어집>의 출간을 축하하는 글을 실었다.
 

한국전쟁 당시 통일 성전 건립을 발원한 법인스님이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아 조성천안 각원사 통일대불. 2020년 5월9일 개산 44주년을 맞아 ‘제11회 대불부처님 목욕의식 대법회’를 봉행했다.
한국전쟁 당시 통일 성전 건립을 발원한 법인스님이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아 조성천안 각원사 통일대불. 2020년 5월9일 개산 44주년을 맞아 ‘제11회 대불부처님 목욕의식 대법회’를 봉행했다.

법인스님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지난 날 걸어왔던 매순간들을 그때 그때 메모한 기록을 모아보니 어느덧 한 권의 분량의 되었다”면서 “세월은 여류(如流)하여 이미 미수(米壽)를 접하였고, 인생만사 새옹지마란 옛 고사와도 같이 흥망성쇠의 세월을 걸어 오늘에까지 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한이 없다”고 소회를 전했다.

수행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법인스님의 일화를 한시로 담은 <경해법인 법어집>은 후학들과 재가불자들에게 ‘불교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나침반이다.
 

■ 법인대종사 수행 이력 

1931년 경남 충무에서 출생하여 1946년 합천 해인사에서 포산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54년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해인사 법보학원을 수료하고 해인대 문학과(1958)와 동국대 사학과(1961), 성균관대 동양철학과(1963)를 졸업했다. 1961년 관응스님을 법사로 건당하여 법호 경해를 받았다. 동국대 대학원 2년 수료 후 일본 대동문화대(1987)에서 ‘서산대사의 선가귀감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경 명월사(1975)와 천안 각원사(1977)를 창건하고 통일대불을 봉안했다. 2013년 11월 영구귀국후 각원사 조실로 주석하며 수행정진하고 있으며, 2020년 1월 대종사를 품수했다.

천안=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이시영 충청지사장 lsy@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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