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예수재 ‘고사단’ 장엄 불화…60인 조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다
생전예수재 ‘고사단’ 장엄 불화…60인 조관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다
  • 이경민 기자
  • 승인 2020.11.26 14:36
  • 호수 3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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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례문화연구소 ‘고사도’ 현대적 모습으로 재해석
불교의례문화연구소가 제작한 '명부시왕 권속 고사도'.
불교의례문화연구소가 제작한 '명부시왕 권속 고사도'.

살아생전 미리 수행 공덕을 닦는 생전예수재 고사단을 장엄하는 불화와 위패가 60인 조관의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불교의례문화연구소 이사장 법안스님은 1125일 서울 종로 불교의례문화연구소에서 생전예수재 의식 중 하나인 고사단에 올리는 고사도를 육십갑자에 따라 구체화하고 현대적 모습으로 재해석해냈다고 밝혔다.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에 따르면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생년월일, 육십갑자에 따라 각기 다른 흠전(欠錢 ·빚)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인간은 명부(冥府)에 이르면 자신의 흠전에 따라 갚아야 할 재물과 살아 생전에 읽지 못한 경전에 대한 짐을 덜어야 한다. 이를 현생에서 미리 갚아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길을 연 것이 지금의 고사단의식이다.

보통 이를 육십갑자로 구분하지 않고 1개의 그림 또는 위패 등으로 간소화해 재를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생전예수재가 국행수륙재와 마찬가지로 무형문화재로서 높이 평가됨에 따라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법안스님은 1년 연구 끝에 ‘60인 고사도를 기획 및 제작해냈다. 고사도에 반영된 육십갑자는 영조 때 이의현이 편찬한 <도곡총설>에 따라 53개 저성과 7개 희성 등 총 60개 성씨로 구분했다. 중국이 아닌 순 우리나라 성씨로만 구성했으며 각 성씨를 대표하는 60인 조관들은 이미연(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의례문화 전공) 씨가 각기 다른 모습의 현대식 캐릭터로 구현해냈다. 60인 조관 앞으로는 육십갑자에 따라 제각기 감당해야 할 빚의 크기와 경전의 분량 등을 명기했다. 예를 들어 60인 고사 가운데 경자생을 담당하는 조관의 경우 흠전 11만관과 간경 35, 임인생은 흠전96000관과 간경 22권 등을 기록하고 있다.

법안스님은 예수재는 살아서 내가 나의 사후칠칠재를 스스로 닦는 것이므로 독판의례라고도 할 수 있다홀로 예수재를 거행할 때는 그에 구체적으로 해당하는 고사를 모실 수 있도록 고사도를 조성해 정확한 자신의 흠전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수재의 고사단 의식은 단순히 재를 지내는 것만이 아니라 10선 운동의 적극적 실천이라고도 볼 수 있다예수재와 같은 전통 불교 의식들이 현대인의 삶에 보다 친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사도 보급 등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불교의례문화연구소가 제작한 고사도는 60인 전체가 그려진 1, 시왕을 좌우에 모실 경우 홀수와 짝수의 시왕에 따라 30인씩 구분한 2장 등 총 73장으로 구성됐다.

경자생 고사도.
경자생 고사도.
진광대왕 권속 고사단.
진광대왕 권속 고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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