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정충래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
[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정충래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
  • 홍다영 기자
  • 승인 2020.11.26 11:04
  • 호수 3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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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요구하는 불교모습 보여주기 위해 도전 계속”

40여 년 간 종립학교서 재직
‘도전정신·긍정의 힘’ 믿으며
학교발전 청소년포교에 매진

영석고 지역 명문으로 이끌고
나란다축제로 불교 대중화
우바새 대표로 자비순례 완주
“불교중흥 원력 모아나갈 것”
11월20일 조계사에서 정충래 이사는 “앞으로 불교는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배고픔을 달래주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며 “그런 불교 모습이 다양하게 갖춰진다면 대중들도 늘 가까이 할 것이고, 한국불교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부처님 제자로 불교와 인연 맺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입니다. 학교법인 동국대 산하에서 40여년을 몸담고 있으면서 부처님 가피 속에 학교도 크게 키워보고, 청소년 포교에도 나름 큰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불교는 제 삶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1월20일 본지 미디어실에서 만난 정충래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의 얼굴은 자비순례 때 모습 그대로였다. 양복 정장을 입은 단정한 차림새만 바뀌었을 뿐 그때 자란 수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평생 처음 길러본 것이라고 했다. 체중도 7kg이나 빠졌는데, 지금도 거의 유지하고 있다. 순례 당시 지녔던 마음을 오래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작은 노력으로 비춰졌다.

정충래 이사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러 번 붙는다. 의정부 영석고가 동국대 사범대 부속고로 편입된 후 내부공모를 통해 뽑힌 첫 교장 출신이며, 2017년엔 초중고 종립학교 교장 가운데 처음으로 학교법인 이사로 선임돼 학교 발전을 위해 활약하고 있다. 평교사로 출발해 동대부여고와 동대부고 등 동국대 재단 부속 학교를 모두 거친 교장이기도 했다.

정 이사는 ‘수처작주’의 정신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는 긍정의 힘과 도전의식이 있었기에 이런 활동들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편안한 환경만을 쫓아 적당히 안주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디에 있든, 어디를 가든 삶의 주인으로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의정부 영석고를 지역 명문으로 끌어올린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 이사를 빼놓고 지금의 영석고를 설명하기 힘들다. 해낼 수 있다는 도전정신과 긍정의 힘이 이곳에서 빛을 발했다. 그동안 교육자로 살아오며 쌓아온 모든 역량과 에너지를 발휘해 보자고 결심하고,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학교 구성원들과 뜻을 함께하기 위해 힘쓴 끝에 지금은 서로 가고 싶은 명문 학교로 성장시켰다. 과거 대학진학률과 교육환경, 학생지도 등에서 낙후성을 면치 못했지만, 정 이사가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지역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발돋움했다.

2018년 개교 이래 최초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대학입시에서도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춘 진학지도와 3년 내내 학부모 학생과 수시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는 등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 결과다.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인성과 재능을 길러주는 활동에도 힘썼다. 대학입시 관련 설명회도 여러 번 개최하고 면접과 자기소개서 작성 등도 구체적으로 지도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8년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2017년 사학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에 선정돼 교육감 표창도 수상했다. 경기도 최우수등급 평가 6개 학교 가운데 한곳으로 선정돼, 2013년 불교종립학교로 합병 이후 짧은 기간에 지역 명문사학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정 이사는 “어렵고 힘든 영석에 가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더니 지역에서 인정받고 공식적으로 성과도 냈다. 지금도 영석고에 대한 선호도가 절대적으로 높다”며 흐뭇해했다. 학교법인 동국대에 영속고를 기증한 안채란 동국대 이사도 별세하기 전, 혼신을 다해 학교를 운영한 당시 정 교장을 불러 “학교를 이렇게 만들어 줘서 고맙다. 그동안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인사했다.

불교를 대표하는 문화 축제로 자리 잡은 나란다 축제를 처음부터 챙겨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정 이사는 그동안 종립학교 학생과 사찰 어린이, 청소년 법회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꾸려나가는데 열과 성을 다했다. 전국 단위 행사인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는 등 행사의 틀을 잡아나가는 과정부터 함께했다. 나란다축제는 불교에 대한 체계적 이해를 통해 청소년 불자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신행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2009년 제1회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라는 명칭으로 시작했다. 모두가 모여 흥겹게 부처님 가르침을 나누는 법석의 장으로 만들어 나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나란다축제는 점점 미래세대들이 부처님 가르침에 다가갈 수 있는 효과적인 포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대회 명칭을 나란다축제로 확대 개편해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장으로 한층 강화해 나갔다. 행사가 활성화되면서 6회째를 맞은 2014년에는 종단 차원의 대규모 행사로 승격됐고, 10돌을 맞은 2018년에는 장학퀴즈를 도입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모든 과정에 정 이사가 있었다.

정 이사에게 나란다축제가 매년 성공리에 이뤄질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끊임없는 평가와 새로운 시도”라고 밝혔다. 불교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평가, 보완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시도했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불교교리경시대회를 열지 못했지만, 비대면 온라인 공모 방식으로 대회 전체를 새롭게 꾸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그 결과 아홉스님 영화 감상문, 감상평 쓰기, 캘리그라피, 108영상 유튜브, 불교성전 독후감 대회 부분 등에 총 1500여명이 응모해 축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냈다.

최근 정 이사는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으로도 동참했다. 앞서 지난해 아홉 스님들이 상월선원 천막 비닐하우스에서 목숨 건 정진을 이어가는 동안 야간호법을 책임지는 상월행자단장을 맡아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 이를 시작으로 인도 만행결사를 발원하며 공주 예비순례와 이번 자비순례까지 사부대중과 함께 새로운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정 이사는 이번 순례에서 재가불자를 대표해 21일 동안 산과 강을 따라 걸으며,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뭇 생명들을 위로하고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대중들과 진심을 다해 기도했다. 힘찬 걸음으로 대지와 호흡하며 장장 511km를 행진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려는 마음들을 모아나가면 반드시 길이 열릴 것이라는 지극한 신심 하나로 고난의 노숙생활도 이겨냈다.

정 이사는 그동안 살아오며 자신이 선택한 결정 가운데 “가장 잘 한 일 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스스로에게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새로운 불교를 위한 시도이면서, 세상 한 가운데에서 불교가 함께하고 있다는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의 모습을 갖추자는 고민 속에서 이뤄진 순례 취지에 적극 공감했기 때문에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순례를 통해 삼라만상 모든 인연이 자신을 움직이게 했다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홉 스님들이 3개월 간 치열한 정진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삼천대천세계에 3배를 올렸을 때의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탐진치 삼독심 중 진심을 버리자는 원력으로, 끝나는 그 순간까지 여러 대중들과 함께 매 순간을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마지막 회향하는 순간은 사부대중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전했다.

정 이사에게 앞으로 한국불교 중흥에 대한 원력을 어떻게 모아갈 계획인지를 묻자 “시대정신을 함께 고민하고 이에 부합하는 불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앞으로 불교는 현대인들의 정신적인 배고픔을 달래주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며 “마음의 안식처로서의 불교 모습이 다양하게 갖춰진다면 대중들도 늘 가까이 할 것이고, 그런 속에서 불교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불교신문3633호/2020년11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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