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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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긍정의 아이콘이던 한 연예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잘 나가던 지자체장도 스스로 목숨을 마감했다. 한 전직 대통령은 형이 확정돼 감옥으로 갔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 총수도 오랫동안 의식을 잃고 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이른 바 각 분야에서 최고로 성공해 가장 행복할 것 같았던 사람들이 잇달아 불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삶은 결국 불행을 초래한다.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열중하다보면 자칫 남의 행복을 간과하기 마련이다. 남이야 어찌되든 자신만 즐거우면 그만이고, 국가야 어떻게 되든 자기 가족만 잘 나가면 그만이다.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돼 수많은 생명이 죽어나가더라도 돈만 많이 벌면 그만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필연코 불행을 수반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대신, 안심(安心)을 얻도록 전환해야 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려면 남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다른 집단과의 상호존중이나 자연과의 상생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통찰하게 된다. 최고의 안심은 무심이다. 무소득(無所得)을 깨치는 것이다.

더 이상 밖으로 구하지 말고, 있는 거나 잘 쓰자. 몸과 마음은 실체가 없지만, 작용은 있다. 그러므로 잘 써주는 것이 현명하다. 어떻게 쓰는 것이 잘 쓰는 것일까? 바로 지금 여기에서 크고 밝고 충만하게 쓰는 것이다. 

크게 쓰려면 매사가 둘이 아님(不二)를 확신해야 한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다. 성공과 실패가 둘이 아니고, 행복과 불행도 둘이 아니다. 밝게 쓰려면 무소득(無所得)과 아울러 유작용(有作用)을 알아야 한다. 얻을 바는 없지만 쓰일 바는 있다. 마치 허공의 구름같이 실체는 없지만 작용은 있는 것이다.

단비가 될 것인가, 폭우가 될 것인가? 충만하게 쓰려면 헐떡임이 쉬어야 한다. 인류공통의 질병인 만성결핍증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야 한다. 자성(自性)에는 이미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더 이상 얻을 바가 없다. 이를 확신하고 베푸는 마음 연습하는 것이 충만한 것이다.

[불교신문3632호/2020년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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