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 정각회가 개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을 회장으로 추대한 국회 정각회는 지난 18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한 각 종단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장 취임법회 및 개원식을 봉행했다. 

명예회장을 맡은 전임 정각회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 장관을 역임한 김영주 의원, 안규백 이광재 박재호 김두관(이상 더불어민주당), 서병수 이명수 홍문표 이종배 이헌승 의원(이상 국민의 힘) 등 여야 중진과 이수진 유정주 김종민(이상 더불어민주당), 조명희 이용 김형동(이상 국민의힘) 등 신진 의원들이 정각회 임원을 맡았다. 

이원욱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정각회 회원 한 분 한분이 수행을 통해 쌓아온 공덕으로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그 수행의 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 ‘참나’를 찾는 수행을 통해 지혜와 덕을 쌓을 수 있도록 깨달음의 등불이 되겠다”는 발원처럼 국회 정각회가 앞장서 국회 신뢰를 높이고 상생의 정치, 봉사하는 국회상을 구현하는데 노력하기를 당부한다. 

국회 정각회는 1983년 창립해 40여년 간 종단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불교관계법령 개정 및 불교 중흥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민족문화유산 그 자체인 한국불교 특성으로 인해 우리 종단과 정부는 국가법령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불교관계법은 불교 중흥과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부정적 요소가 훨씬 강해졌다. 종단의 자주적 역할을 확대 강화하면서 민족문화유산 보존 기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개정하는데 국회 정각회의 역할이 컸다. 

불자 국회의원들이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주도한 점도 자랑스러운 역사다. 이익과 갈등 보다 양보와 타협을 중시하는 불교 가르침에 따라 불자 국회의원들은 여야가 대립할 때 상대방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음을 잘 안다. 제21대 국회에서도 정각회가 앞장서 화해와 상생의 국회상을 구현하기를 기대한다. 

정각회원들이 가장 염두에 둬야할 가치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는 정치활동이다. 부처님은 민주공화국을 이상적 정치 체제로 들면서 부강한 나라가 지켜야할 정책과 사회 문화 7가지를 제시하셨는데 바로 칠불쇠법(七不衰法)이다.

첫째 자주 모여서 정사(政事)를 논의하는가. 둘째 군신이 화목하고 상하가 존경하는 사회인가. 셋째 과거 전통 법도를 잘 알고 예의에 어긋남이 없는가. 넷째 부모를 잘 섬기고 스승을 받드는가. 다섯째 종묘를 잘 받들고 조상에게 공경을 다하는가. 여섯째 여인들이 추한 행동을 하지 않고 말씨가 정직하고 순결한가. 일곱째 수행자를 잘 받들고 종교 지도자를 존경하는가이다.

부처님의 이 가르침을 오늘에 대비하면 민주적 의사결정, 가정 화목과 전통 문화 존중, 사회의 덕망 있는 어른을 존중하고 받들며 종교와 문화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다. 부처님은 이런 나라는 부강하여 전쟁을 하더라도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하셨다. 정각회가 ‘칠불쇠법’의 정신을 살려 국민이 행복하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불교신문3632호/2020년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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