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알리는 전령사…천식완화 감기예방 피로회복까지

월동준비가 한창입니다. 아직 몸서리치게 춥진 않고, 겨울이 옛날 겨울에 비하면 별로 춥지 않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특히나 코로나19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아 더욱 불안한 겨울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설상가상으로 나타나 기관지가 좋지 않거나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겐 여느때보다 건강 챙기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매번 이 기획연재를 통해 계절별 좋은 차 제철 수제약차 등을 꾸준히 소개해 왔지만 오늘은 ‘유자’라는 ‘명약’에 방점을 찍고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귤이나 감, 사과에 비해 다소 낯선 과일이지만 유자는 정말이지 버릴 것이, 요즘말로 ‘1도 없는’ 상당히 귀하고 고마운 과일입니다.
 

겨울을 알리는 전령사인 유자는 레몬보다 비타민C를 3배나 함유하고 있다. 기관지 천식을 완화하고, 감기를 예방하며,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좋다. 사진 왼쪽은 겨울철에 먹으면 더욱 효과적인 도라지.
겨울을 알리는 전령사인 유자는 레몬보다 비타민C를 3배나 함유하고 있다. 기관지 천식을 완화하고, 감기를 예방하며,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좋다.

이 계절이면 마트 어디를 가도 유자를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유자단이나 유자차 등을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특유의 향기는 어린이 입맛에도 거부감이 없고 겨울 내내 남녀노소 가족 모두가 물처럼 곁에 두고 먹고 마시면 참으로 좋은 명약이랍니다.

유자는 운향가에 속하는 ‘암수딴몸 쌍떡잎식물’로 품종에 따라 청유자, 황유자, 실유자가 있습니다. 원산지는 중국 양쯔강 부근으로 통일신라 때 장보고가 우리나라에 들여왔습니다.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바닷가에 자생하고 베트남에서도 재배합니다.

한국산이 가장 향이 진하다고 알려졌는데 유자의 생육환경에 적합한 반도의 기후와 토양이 진한 맛과 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인 듯합니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이상인 곳에서만 자라므로 전남 고흥, 완도, 장흥, 진도와 경남 거제, 남해, 통영 등에서 많이 재배합니다. 

유자나무는 높이 4m 정도이며, 5~6월에 흰색 꽃이 피는데 잎겨드랑이에 꽃이 1개씩만 달립니다. 11~12월에 열매가 노랗게 익는데 과육에 수분이 많고 조직이 연합니다. 늦가을과 초겨울에 수학하며 신맛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겨울을 알리는 전령사인 유자는 레몬보다 비타민C를 3배나 함유하고 있습니다. 기관지 천식을 완화하고, 감기를 예방하며,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좋습니다. 유자의 리모넨 성분은 목의 염증과 기침, 가래를 가라앉힙니다. 또한 주독을 풀어주며 식욕과 소화기능을 증진합니다. 

당질과 단백질, 비타민B를 다른 과일보다 많이 함유하며, 모세혈관을 보호하는 헤스페리딘 성분은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 뇌혈관 질환, 중풍, 관절염, 신경통, 골다공증을 예방합니다. 칼슘함량이 높아서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 형성에 좋습니다. 그밖에도 이뇨, 해독작용에 뛰어나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처럼 효능이 뛰어나고 맛도 좋아서 겨울 차로는 유자차가 으뜸이라 할만합니다. 

당분을 첨가하지 않는 유자차를 만드는 법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향이 강하고 껍질에 상처가 없는 유기농 유자를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넣은 물에 깨끗이 씻습니다. 껍질을 우려내기 좋은 크기로 두툼하게 잘라 햇볕에 건조합니다. 채를 썰어도 좋습니다. 수분이 어느정도 남았을 때 센 불에서 덖습니다.

너무 건조한 유자라면 물을 약간 부어서 덖어줍니다. 식히고 덖기를 여러번 반복하면서 수분을 완전히 날립니다. 햇볕에 건조한 후 유리병에 담아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당분없는 맛깔스런 유자차를 완성하게 됩니다.

약차를 넣어서 만드는 유자단도 그야말로 명약입니다. 우선 속을 파낸 유자 껍질을 3분의2쯤에서 잘라 몸통과 뚜껑으로 분리합니다. 유자 속에 여러 가지 약차를 넣고 유자 뚜껑을 덮은 후 끈을 이용해 열심자 형태로 묶습니다. 찜솥에 올려 10~15분 가량 찝니다. 건조기에 하루나 이틀 정도 건조합니다. 유자단은 건조가 관건입니다. 속까지 완전히 건조시켜야 합니다. 햇볕에 건조한 다음 유리병에 넣고 열흘동안 숙성시키면 먹음직스러운 유자단이 완성됩니다.

유자차는 생강차와 블렌딩하면 맛도 좋고 감기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유자단은 거름망이 있는 다관에 넣어 끈을 풀지 말고 그대로 뜨거운 물을 붓고 우려내도록 합니다. 꿀을 타서 마시면 피로회복에 좋습니다.
 

유자단을 만드는 선엽스님 모습.
유자단을 만드는 선엽스님 모습.

유자만큼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도 잠시 소개하고 이야기를 갈무리하겠습니다. 도라지에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한방에서는 폐열, 편도염, 설사 등에 처방하고 열을 다스리는데 씁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내리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좋습니다. 고혈압, 동맥경화, 폐결핵, 기침, 가래, 인후종통에 효과가 있으면 다이어트에서 좋습니다. 도라지 달은 물로 입안을 가시면 세균이 사라지고 상쾌한 느낌이 든답니다. 

며칠 전 도라지정과를 만들어서 기관지에 특별히 좋도록 법제했습니다. 나름 이름을 붙였는데 이른바 ‘일년의 기다림’입니다. 코로나가 걱정되어 도라지 계피 생강 등으로 정과를 만들어서 기관지와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 정성껏 만들어 보았습니다.

차를 만들고 싶거나 차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제가 살고 있는 남양주 ‘마음정원’을 찾아주세요. 조그마한 차방이지만 코로나 정국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곤욕을 치르기도 한답니다. 그만큼 차를 마시고 차의 효용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을에서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넘어가는 이즈음, 코로나가 아니라 해도 건강을 지키고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는 친구는 차, 차가 으뜸이라 여깁니다.
 

겨울철에 먹으면 더욱 효과적인 도라지.
겨울철에 먹으면 더욱 효과적인 도라지.

[불교신문3632호/2020년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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