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대중 공동체 실현하는 신도시 포교중심도량

2013년 운유산 자락에 창건
일요법회 불교기본교육으로
다양한 신행프로그램 가동
신도조직도 세분화 체계화

신도들 거리나가 직접 포교
독거노인 밑반찬 나눔 등
지역 위한 대사회 활동 앞장

김포 연운사 전경. 

김포 연운사(주지 원명스님)는 사부대중의 수행정진 원력으로 지역 사회에 부처님 자비를 두루 나누는 신도시 포교 중심도량이다. 2013년 10월 창건됐으며, 고불총림 백양사 말사이다.

최근 11월 초 ‘감사와 희망, 제7주년 창건기념법회’를 봉행하고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신도시 포교도량으로서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창건 이래 모든 기도와 의례를 한글의식으로 봉행하고 일요법회와 불교기본교육, 경전공부 등 다양한 신행프로그램을 선보여 지역 중심 사찰이자 수행 포교 도량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지금 김포는 어엿한 경기북부 중심도시로 발돋움했지만, 사찰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해도 이곳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불교가 사람들 가까이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종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도시 포교에 뛰어들었고, 여법한 부처님 도량으로 가꿔나갔다.

연운사는 지역사회를 위한 대사회적 활동에도 열심이다. 전통사찰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연운사가 나서서 지역을 꼼꼼히 살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보다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대사회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기 위해 ‘희망드림’을 만들었다. 경기도 비영리 단체로 2015년 출범한 희망드림은 주1회 독거노인 밑반찬 배달을 시작으로 소외계층을 향한 난방비 지원과 자비의 쌀 전달 등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주민과 지역 노인들에게 부처님오신날과 백중, 연말에 떡과 과일, 음식을 나누기도 했다. 2018년에는 봉사단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공간을 사찰 인근 내 마련하고 희망드림센터 개소식도 가졌다.
 

11월 초 열린 감사와 희망, 제7주년 창건 기념법회 모습. 

현재 20여 명의 봉사자들이 돌아가며 정성으로 밑반찬을 만들어 독거노인이나 차상위계층에 매주 목요일마다 직접 배달하고 있다. 사중에서 조리할 수 없는 고기나 생선 등을 조리해 영양만점 반찬을 전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 등 손길을 필요로 하는 지역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교실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12월에는 직접 김장을 담궈 어려운 이웃들에 나눈다.

지역주민을 위한 기초명상 지도도 하고 있다. ‘원지스님과 함께하는 명상 기초반’을 통해 마음을 공부하고, 부처님 가르침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소규모로 강좌를 열고 7월부터 약 3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마다 수업을 진행했다.

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여원 씨는 “코로나 영향으로 한두 달 반찬배달을 못나갔는데, 활동을 재개하자마자 엄청 기다렸다며 반가워 해 주고 반찬을 감사히 받아주셔서 힘이 났다”며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에 봉사자들도 보람을 느낀다. 불교가 대사회 활동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지 스님 원력덕분에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운사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 구축, 미래 예측이 가능한 사찰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모든 운영에 신도들과 함께하고 있다. 명실공이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절’이다. 이를 위해 신도조직을 세분화하고 체계적으로 꾸려가고 있다. 법등 체제를 기본으로 법등장, 연등장, 법회장, 총회장이 있다. 신도회 내 신행부, 총무부, 사회부, 교육부 등 사무처를 두고 부서별 보고는 총무부장이 일괄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매월 첫 주 일요일 사찰운영위원회에 스님과 신도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회별 보고와 불사와 재정현황, 등 사찰 운영 전반을 공유하고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고 있다. “사찰은 스님만이 아닌 종무원과 신도가 모두 주인”이라는 주지 스님 운영 원칙에 따라 각자 모두가 주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연운사다. 신도들이 바쁜 생활 속에도 신행활동과 불공, 기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연회비를 받아, 사찰 운영을 짜임새 있게 해 나가는 정법회원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포교도 스님 뿐 아니라 신도들이 직접 한다. 1년에 4~5번 정도 거리로 나가 사찰을 소개하고 불교를 알리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동지 때는 팥죽 나눔도 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해 온 활동인 만큼 꾸준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부 불자가 주를 이룬다는 연운사는 가족이 함께 사찰을 찾을 수 있도록 일요법회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름도 첫째 주는 발심발원법회, 둘째 주는 선재법회를, 셋째 주는 등산이나 영화, 체육대회를 하는 문화법회, 넷째 주는 생일을 맞은 신도와 가족을 위해 축원기도 법회를 갖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절에 나오지 못하는 신도들을 위해 매주 일요법회와 지장·관음재일 법회, 백중 등 주요 행사 때마다 유튜브 라이브 법회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주지 스님 법문 영상 등 20여 개의 콘텐츠가 올라와 있으며, 사찰 홈페이지를 통해 활용법도 자세히 안내했다.

매년 합동 천도재와 위령재도 사찰에서 정성들여 지낸다. 사찰이 위치한 운유산 자락은 1950년 6·25전쟁 당시 김포 축선에서 서울 영등포로 진입하기 위해 진격하던 북한군에 맞서, 한국군이 방어선을 형성하고 치열한 전투를 벌여 수 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곳이다. 의식에는 주지 스님을 비롯한 사찰의 전 대중이 참여해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과 유주 무주의 일체 모든 영가들을 제도하고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도록 매년 의식을 치르고 있다.

사실 연운사는 지금 모습을 갖추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3년 창건 이후, 2016년 2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천막법당을 만들어, 낮이고 밤이고 목탁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기도하고 포교에 매진했다. 당시, 절인가 싶어 도량에 발을 들였다가 천막법당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모습에 스님과 신도들은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루빨리 법당을 일으켜야겠다는 원력으로 똘똘 뭉쳤다. 그렇게 4년 가까이 천막법당 생활을 했다. 비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면 흔들거리기 일쑤였지만 그럴 때일수록 으쌰으쌰 단결하고 혼신의 힘으로 기도정진에 임했다. 오직 부처님 법을 잇겠다는 발원으로 주지 스님과 신도들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발원 하나로 힘을 모았다. 이후 2018년 대웅전과 극락전 건립을 위한 건축설계를 군부대와 김포시 승인을 받아, 그해 동지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9년 5월 착공하고 올해 11월 초 창건 7주년 기념법회를 거행하게 됐다.

주지 원명스님은 “늘 주민들 가까이에서 지역 사회와 더불어함께 사는 사찰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불교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역설했다. 
 

주지 원명스님(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사찰 주요 임원들이 함께한 기념사진. 
주지 원명스님(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사찰 주요 임원들이 함께한 기념사진. 

■ 주지 원명스님 인터뷰

“사찰 모두가 주인…전 대중 주인의식 가져야”

“사찰은 스님들과 더불어 신도도 종무원들도 주인입니다. 각자 자리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부대중 공동체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열린 연운사 희망과 미래 창건기념법회와 합동 천도재·위령재에 앞서 만난 주지 원명스님은 이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찰은 항상 수행 정진하는 도량이면서, 밖으로 늘 지역 사회를 위해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 스님은 불교 정신이 늘 사회 속에 살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발원하며 자비순례 결사대중으로도 참여했던 스님은 “한국불교가 변해야 한다는 절실함 속에서 대중 모두가 불교중흥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한 시간이었다. 변화를 위해선 내 발이든 몸이든 한 걸음이라도 함께 걸어야 한다”며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불교에 희망이 있고 대중들 속에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찾아가고 만나는 활동에 보다 앞장 설 것”을 약속했다. 

김포=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3631호/2020년11월21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