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의 서글픈 ‘저주’
플라스틱 쓰레기의 서글픈 ‘저주’
  • 장영섭 기자
  • 승인 2020.11.19 15:31
  • 호수 3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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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작가 ‘플라스틱 만다라’ 展

11월22~30일 제주 ‘반석탕’
바다에 버려진 폐기물로
생명에 대한 위로 전해
정은혜 작가의 ‘플라스틱 만다라’전은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볍씨학교. 정은혜 작가의 ‘플라스틱 만다라’전은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다. 

플라스틱은 값싸지만 유용한 물건이다. 그래서 쉽게 쓰고 쉽게 버린다. 그리고 아무 데나 버려진 플라스틱의 의도하지 않은 복수에 인류는 몸살을 앓는 상황이다. 예술가이자 치료사인 정은혜 작가의 전시회 플라스틱 만다라1122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남성로에 있는 반석탕에서 열린다. 플라스틱 쓰레기들의 인과응보를 경고하면서 연기와 상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오색찬란한 만다라(Mandala)는 우주의 진리를 상징적으로 그려낸 티베트불교의 회화 형식이다. 작가는 바다에서 소재를 구했다. 한 겹 한 겹 모래를 헤치며 켜켜이 박혀있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찾아냈다.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너들 등등을 원형으로 배치해 구도를 잡았다. 형형색색 오물들의 조합은 얼핏 만다라를 닮았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 받는 바다 생명들을 위한 애도와 축복이다. 또한 결국엔 쓰레기일 뿐인 물질문명에 취해 날뛰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은혜 작가는 캐나다에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 속에서 다름의 다채로움을 배우고, 대자연 속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미국 시카고의 정신병원과 청소년 치료센터에서 미술치료사로 지내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예술로 돌보았다. 10년 전부터 제주도 작은 마을에서 살면서 사람들의 관계 회복을 돕고 있다. 플라스틱 너들(각종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원재료. 물고기 알처럼 작고 동그란 입자)’에 점점 희망이 어두워지는 제주 바다를 위해서도 산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저렴하고, 예쁘다. 우리는 플라스틱에 모든 생활을 정복당한 뒤에야 플라스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것을 만들어내고, 쓰고, 버리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서 수많은 바다 생명들을 죽이고 있다. 파도와 마찰과 햇살에 잘게 쪼개진 미세플라스틱은 바닷물 속을 떠다니며 바다 생명들의 몸속에 축적되고, 그것을 먹는 사람의 몸에도 축적되며 생명의 순환고리를 따라 인류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이 죽음의 흐름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정말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가슴 아프게 깨닫게 된다.”

국내 바다의 1당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는 해외 평균보다 8배 높은 상황일 정도로 심각하다. 작가는 이 사실이 자신만이 아니라 모두의 걱정거리이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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