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 경내 대웅전서 창립법회
일원스님 지도법사로 매월 2, 4째주
토요일 법회 개최…통합법회도 계획
회주 광용스님 등 각계에서 격려
차별없는 평등 공동체 실현 앞장

11월14일 마포 성림사 대웅전에서 열린 자비두손회 창립법회 이후 찍은 기념사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도심포교당 성림사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차별 없는 평등공동체 실현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성림사(회주 광용스님, 마포불교사암연합회장)는 11월14일 대웅전에서 7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비장애인과 농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불자단체 ‘자비두손회’ 창립법회를 봉행했다.

단체 지도법사는 회주 스님 상좌이자 수어법회로 장애인들에게 부처님 법을 전해온 일원스님이 맡았다. 소외되고 어려운 농인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전하며 자타일시 함께 성불하겠다는 원력으로, 매월 2,4째 주 토요일에 법회를 열 계획이다.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기도법회도 매월 말 진행한다. 불교를 배우고 싶어도 법회를 여는 사찰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던 장애인들에게도 단비 같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회주 광용스님 격려사. 
지도법사 일원스님이 수어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법회는 대형 스크린에 수어 동영상을 띄워 참석 대중 모두 의식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진행됐다. 또한 수어 통역사가 통역을 맡아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었다.

회주 광용스님과 주지 현담스님은 자비두손회가 농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원력을 모아줄 것을 약속했다.

회주 광용스님은 격려사에서 “석림사를 지었을 때 큰스님께서 오셔서 ‘성인이 숲과 같이 많아지는 도량’이라는 법문을 해 주셨는데, 개원10주년이 된 올해 여러분과 함께 뜻 깊은 법회를 열게 되어 영광스럽고 벅차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께선 모두에게 다 성스러운 불성이 있고 부처님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다. 자비두손회를 통해 마음자리에 선심이 깃들고 평화로운 호흡의 중심에 불보살님의 가호와 자비가 충만했으면 한다”며 “여러분이 있어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체가 앞으로도 여여하게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 믿는다”고 법문했다.
 

원심회를 창립한 대구 대륜사 주지 덕신스님이 격려법문 하는 모습. 

불교 최초의 장애인 포교단체인 '원심회'를 1988년에 창립한 대구 대륜사 주지 덕신스님도 격려 법문을 아끼지 않았다.

덕신스님은 “끝없이 전진하고 노력하며 더불어 함께하는 일원스님의 마음과 삶이 보현보살의 화신이라고 생각한다. 보살의 마음이 아니면 마음 내기도 힘들다”며 “과거 장애인 단체 행사를 할 때마다 그 자리에 스님은 없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는데, 성림사에서 부처님 법을 만나 잘 배워 살아가는데 고통 없고 기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삶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발원했다.
 

회주 광용스님과 주지 현담스님이 수어 동영상을 보고 참가자들과 함께 수어를 하는 모습. 
대형 스크린에 수어 동영상을 상영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법회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찬불가 수어 축하공연. 
찬불가 수어 축하공연. 

주지 현담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개원10주년을 맞은 가장 뜻 깊은 해에 사제 일원스님이 농인포교에 큰 원력을 세우게 됐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 불사를 회향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저 또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편에 서서 가장 낮은 자세로 포교에 힘을 쏟겠다. 여러분 행복이 나의 행복이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합시다”라고 말했다.

지도법사 일원스님은 이날 단체 소개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모두 수어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스님은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서로의 등불이 되어 주는 법회로 꾸려가고 싶다”며 “부처님 말씀을 전하며 지혜를 얻게 하고 고통을 소멸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고, 부처님 같이 마음 속 티끌이 없고 고요해지도록 이끌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음을 나누며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희망을 주고 싶다. 이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창립법회 모습. 
축하떡 기념. 

일원스님은 “더욱 새롭고 넓은 장을 마련하고 싶어 성림사에서 법회를 열게 됐다. 법회가 가능하도록 도와준 저의 은사인 광용스님과 형님 현담스님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중앙승가대 재학 당시 수어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농인들과 만남을갖고 그 길로 장애인 포교에 뛰어들었다. 고요함 속에서 불법(佛法)을 전하는 손짓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고, 그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이날 참석한 농인들을 대표해 이대천 씨가 감사 인사를 했다. 신심 깊은 불자인 이 씨는 “어려서부터 불자로 자랐지만 농인을 위한 사찰이 없어 늘 안타까웠다. 5년 전 원심회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일원스님을 만났다”며 “스님은 우리에게 자비를 보여줬다. 자비두손회가 앞으로 포교를 열심히 하길 바라고, 이런 사찰이 전국 곳곳에 늘어났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