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 4시간 거리행진
“차별없는 세상” 간절히 염원
증오범죄 근절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간절히 발원한 염원이 국회와 청와대를 향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1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출발해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거쳐 청와대까지 ‘차별금지법 제정 발원 기도 행진’을 벌였다.
행렬의 선두는 차량에 실린 범종 모양의 장엄등이 섰고, 사회노동위 스님들이 목탁을 들고 뒤를 이었다. 참가자들은 스님들의 목탁소리에 맞춰 발길을 서서히 옮겼다. 거리 행진에 범종과 목탁이 등장한 것은 차별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행동에 나서지 못하거나 미처 알지 못하는 미혹중생을 일깨우는 의미가 담겼다.
국회에서 시작된 행렬은 4시간이 지나서야 청와대 앞에 도착했다. 발에 물집이 생겼으나 끝까지 행진을 이어간 사회노동위 부위원장 지몽스님은 “한걸음 한걸음을 뗄 때마다 눈에 보이는 차별,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등 갖가지 차별로 고통 받는 분들의 고통을 떠올렸다”며 “우리의 간절한 염원히 큰 원력이 되어 반드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도했다”고 강조했다. 이웃종교인들도 함께 이 길을 걷는 날이 오길 기대하는 마음도 담았다.
사회노동위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1월부터 서울 세종로 종합정부청사 앞에서 월 두차례 기도회를 열고 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날까지 기도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삼보일배로 국회를 한바퀴 돌기도 했고, 국민의힘 당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삼보일배 정진을 벌이기도 했다. 끝을 기약할 수 없는 기도회에 참석하는 스님들은 지방 곳곳에서 참여하고 있다.
사회노동위원 혜문스님은 경남 함양에서 새벽버스를 타고 행진에 참가했다. 이날도 말없이 묵묵히 걸었다. “지금 걷는 이 한걸음 한걸음이 모든 존재가 차별에서 평등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혜문스님은 함양으로 또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안이 제출돼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이를 다루지 않고 있다. 사회노동위원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방향을 담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정략적인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며 사회적 합의라는 미명아래 가두어 두어서도 안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간절함을 담아 종합정부청사앞 기도회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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