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

황천춘 지음, 정주은 옮김/ 불광출판사
황천춘 지음, 정주은 옮김/ 불광출판사

신화, 설화, 영웅담까지
인도에 대한 모든 ‘이야기’
한 권에 담아 엮어낸 책

“복잡하면서 괴이하지만
그만큼 신비롭고 매력적”

불교를 비롯해 브라만교, 힌두교, 자이나교 등 수많은 종교와 사상이 탄생한 나라 인도에는 인도인의 숫자보다 더 많은 신이 있다고 한다. 창조신 브라흐마와 질서와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와 같은 대표적인 신은 물론 그 배우자 여신들, 태양과 달, 불 등의 자연을 주관하는 신을 비롯해 그에 대척하는 위치에 있는 악신과 마귀들까지 다양한 존재가 이름을 바꾸거나 모습을 바꾸며 나타난다. 그리고 이들이 얽히고설켜 만들어낸 신화와 전설은 인도의 역사는 물론이고 사회와 문화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중국 푸젠성 샤먼 대학 중문학과에서 문학 공부를 하며 중국과 인도의 신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황천춘 작가가 최근 펴낸 <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는 말 그대로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대표적인 이야기를 가려 뽑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또한 인도의 대표적인 우화와 전설 모음집인 <자타카>와 <판차탄트라>, <카타사리트사가라>의 주요 내용과 인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 서사시인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를 함께 소개한다. 수많은 종교와 철학은 물론이고, 문화 전반을 넘어 영화나 애니메이션까지 영향을 미친 인도신화와 설화, 영웅 서사시의 핵심만 골라 이야기로 풀어낸 이 책은 우주의 탄생과 나의 근원을 찾아가는 짧지만 매력적인 여정으로 인도한다.

인도의 수많은 신들은 그저 ‘존재’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종교 세력의 변화에 따라 위상이 강해지거나 약해지고, 또 역할이 교체되는 등 그 위치가 엎치락뒤치락 변화했다. 인드라가 ‘신들의 왕’으로 여겨지던 시기를 지나 베다 시대 말에 이르러 브라흐마가 창조신으로 받들어지고, 불교의 세력이 커진 시기에 이르러서는 브라흐마(대범천왕)와 인드라(제석천왕)가 붓다를 공경하는 등 그 예는 수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인도신화는 복잡하면서도 괴이하지만 그만큼 신비로우면서도 매력적이다.

중국 출신 황천춘 작가가 수많은 인도 신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대표적인 이야기를 가려 뽑은 '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인도 국립박물관의 ‘나타라자’ 시바의 청동상.
중국 출신 황천춘 작가가 수많은 인도 신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대표적인 이야기를 가려 뽑은 '한 권으로 읽는 인도신화'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인도 국립박물관의 ‘나타라자’ 시바의 청동상.

이처럼 현대인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또는 ‘비과학적인, 꾸며낸 이야기’ 정도로 느껴지는 인도 신화이지만, 당대 사람들에게 진실이자 진리로 받아들여지며 가치관과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런 사상적 바탕은 오늘날 인도 사회와 문화 등 전 방위적으로 뿌리 깊게 계승되고 있다. 우리 눈에는 악습으로 보이는 ‘사티’라는 풍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편이 죽으면 시신을 태우는 불에 아내가 뛰어들어 그 뒤를 따르는 사티는 남편 시바를 지극히 사랑한 아내 사티의 신화적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인도의 사상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도신화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때문에 이 책에는 창조신 브라흐마와 질서와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와 같은 대표적인 신부터 그 배우자 여신들, 태양과 달, 불 등의 자연을 상징하는 신, 전쟁과 지혜, 사랑 등 인간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을 관장하는 신까지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신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이들과 대립하는 악마와 마귀들의 이야기를 함께 실어, 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 인도신화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신화나 설화, 영웅담과 같은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 속에 담긴 옛사람들의 지혜와 사고방식을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호기심과 재미 때문”이라고 말한다.

선한 사람은 좋은 결과를 얻고 악한 사람이 벌을 받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권선징악과 같은 단순한 교훈을 주기도 하지만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느껴지는 흥미진진함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신화와 영웅담에는 전지전능한 신도 완벽한 영웅도 없다. 사악한 존재에게 잘못 은혜를 내려 다른 신들을 곤란에 빠뜨려놓고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신도 있고, 주사위 도박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신은 물론 형제들까지 추방돼 떠돌이가 되도록 만든 영웅도 등장한다. 이야기 자체에 담긴 이런 재미를 최대한으로 끌어내고자 저자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어려운 원전을 현대적인 표현으로 고치고 산문으로 재구성해 단번에 읽고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각각의 이야기 속 의미와 배경이 되는 지식에 대한 설명은 최소한으로 구성해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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