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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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하더니 잦아들 줄 모른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것이라는 뉴스는 보이지 않아 답답한 마음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비대면을 원칙으로 살아가자니 자연스레 인사법도 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서로 만나면 반갑게 손을 잡던 악수의 인사법은 사라진 지 오래다.

가장 보편적인 인사는 주먹을 서로 맞대며 안부를 묻는 것이다. 마치 권투경기에서 ‘글러브 터치’를 하듯 주먹을 맞댄다. 불자들조차도 서로 만나면 주먹을 맞대는 인사가 보편화 되는 걸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시대에 불자들이라면 불자들 인사법인 합장을 하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제안이라 할 것도 없이 그냥 불자들은 지금까지 해 왔던 ‘불자들의 인사법’을 하자는 것이다. 불교식 인사법인 합장이야말로 코로나19 시대에 최적화된 인사법이 아닌가 싶다. 

사전을 찾아보면 합장의 뜻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합장은 흩어진 마음을 일심(一心)으로 모은다는 뜻이다. 다섯 손가락을 붙이는 것은 눈, 귀, 코, 혀, 피부 등이 색깔, 소리, 냄새, 맛, 감촉을 좇아 부산히 흩어지는 상태를 한 곳으로 향하게 한다는 뜻이다. 손바닥을 마주붙이는 것은 이 앞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 을 감지하고 조정하는 제6식인 의식(意識)을 모은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뜻에서 보통 두 손바닥과 열 손가락을 합하는 것이다.”

이처럼 합장의 의미는 종교를 떠나 일반인도 해 봄으로써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인사법이다. 합장의 자세에는 “다툼이 없는 무쟁(無諍)을 상징하는 것으로, 합장한 상태로는 싸움을 할 수 없으며 동정(動靜, 움직임과 고요함) 및 자타(自他)의 화합을 뜻한다”고 백과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불자라면 반드시 합장인사를 하자. 합장인사에는 연화합장(蓮花合掌)이라는 인사법도 있다고 한다. 두 손의 열 손가락과 손바닥을 함께 합하여 연꽃봉오리모양을 만들어 인사하는 방법인데 이는 더러움 속에 있으면서도 항상 맑고 깨끗함을 유지하는 연꽃의 의미를 상징화한 것이다.

이제 불교식 합장인사법을 사찰이나 불자들만이 할 게 아니라 온 국민이 함으로써 포교의 방편으로도 활용하자. 그래서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인사법으로 정착시켜 불법(佛法)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

[불교신문3624호/2020년10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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