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편지] “얼굴 맞대고 웃을 날 기다리며 안부전화 드려요”
[사회복지사 편지] “얼굴 맞대고 웃을 날 기다리며 안부전화 드려요”
  • 김효선 서울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
  • 승인 2020.10.28 18:03
  • 호수 3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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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건강은 괜찮으세요?” “가능하면 바깥활동은 자제하시고, 나가시게 되면 답답해도 마스크는 입과 코 다 가릴 수 있게 착용하셔야 해요.”

이전 같으면 센터에 오시는 수십, 수백명의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물었을 텐데, 요즘은 출근해서 전화로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우리도 어르신들도 ‘조만간 괜찮아질테니 답답해도 조금만 참자’하고 서로를 안심시키고 힘내자고 격려하고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어르신들 목소리에도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혼자 지내는 1인가구가 많다보니 그 불안감도 더 크리라 생각됩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부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는 코로나19로 지친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드리며 우울감이 높은 분들에게는 우울예방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부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는 코로나19로 지친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드리며 우울감이 높은 분들에게는 우울예방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우울감은 마음의 감기라 불릴 정도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지만, 그 감정이 오래 유지되거나 방치한다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안부전화를 드리며 그 중에서 우울감이 높은 분들에게는 우울예방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두려움이 큰 어르신, 마스크 쓰고 바깥활동 하는 것이 어려워 집밖을 나오지 않고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 복지관들이 휴관하면서 이용을 못하게 되어 우울감을 보이는 어르신 등등 상담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상태를 알고 일상에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우울감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나의 우울감이 언제 더 심한지, 왜 우울한지 등을 이야기하며 이러한 마음이 들 때마다 음악듣기, 산책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분관리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상담 중에 만난 한 어르신은 평소 다니시던 사찰의 마음수련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우울한 마음이 들 때마다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눈을 감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지만 천천히 호흡에 집중하다보면 심란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아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건네주시기도 했습니다.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사람들 간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마스크 쓰기나 손 씻기 등 개개인이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인 것처럼 ‘나’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면 예전처럼 얼굴 맞대고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더 빨리 오고, 부처님의 가르침인 연기법을 실천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상담을 하면서 어려움도 있지만 사회복지사로서도 우리의 관심과 안부전화 한 통이 어르신들의 불안·우울감을 낮출 수 있다는 바람으로 오늘도 전화수화기를 들게 됩니다.

[불교신문3624호/2020년10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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