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천리길’
“만행결사는 평등, 열린, 삼륜청정 수행공동체”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단 3조 조장을 맡은 조계종 중앙종회부의장 법원스님. 김형주 기자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단 3조 조장을 맡은 조계종 중앙종회부의장 법원스님.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3조 조장을 맡았던 조계종 중앙종회부의장 법원스님은 “좋은 수행공동체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었다”며 “스님들이 환희심을 내어 따라준 덕분에 1명의 낙오 없이 순례를 이어오고 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스님은 만행결사 자비순례의 의미를 3가지로 정리해서 설명했다. 첫째는 ‘평등공동체’이다. “부처님 가르침이 사부대중이 평등하다고 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일이 많다”는 스님은 “스님들이 순례를 가면 보통 어른 스님들을 예우하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만큼은 사부대중이 먹고 자고 걷는 모든 것이 평등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순례 중에 모든 대중은 법납에 관계없이 오는 순서대로 줄을 서서 공양물을 받아 길에서 밥을 먹었다. 핫팩부터 도시락 간식 음료 등등 각종 공양물도 평등하게 나눴다.

두 번째는 ‘열린 수행공동체’라는 점이다. 법원스님은 “대표적인 수행공동체인 선원은 닫힌 구조로, 재가불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과 달리 자비순례는 단 하루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순례 소식을 듣고 신심을 내 찾아온 스님과 불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순례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많은 동참자들이 찾아왔다. 순례단이 거쳐 간 교구본사 및 말사 스님과 신도들은 물론 지역 국회의원이나 기관장들이 함께 걸었다. 만행결사 소식을 듣고 멀리 제주에서 온 78세 윤기홍 할아버지, 순례단에 동참한 우바이, 우바새 가족과 지인들이 찾아와 걸음에 힘을 보탰다. 법원스님은 “자비순례 내내 열린 수행공동체를 실천하고 있다”며 “이후 한국불교가 가야 할 수행문화의 방향”이라고 예견했다.

세 번째로 스님은 만행결사가 ‘삼륜청정 수행공동체’라고 했다. 삼륜청정(三輪淸淨)은 보시를 하는 사람과 보시를 받는 사람, 보시하는 물건이 청정함을 가리킨다.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며 대구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500km를 걷는 결사 대중을 찬탄하며 보시하는 스님과 신도들, 그들이 올린 공양물, 공양을 받을 때마다 시은에 감사하며 축원하고 평등하게 나누는 결사 대중 모두가 청정하기에 삼륜이 청정한 수행공동체라고 법원스님은 설명했다.

만행결사 자비순례서 스님은 국난극복과 또 신도감소와 그에 따른 사찰 재정난, 출가자 감소 등 한국불교가 직면한 위기 해결을 화두 삼아 행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이 고통받는 가운데 지금까지 불교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외에 없었지만 사부대중이 순례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님들이 가사를 수하고 세계인을 위해 거리로 나서 직접 걸으며 실천하고 있고 저 또한 그 일원이 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대중이 안전하게 순례하는 모습으로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 코로나 극복 발원에 대한 간절함이 부처님 전에 닿아 조기에 종식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또 스님은 순례단 외에 만행결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외호해준 지원단과 자원봉사자 들에게도 감사했다. “공양팀, 운영팀, 자원봉사팀, 위료팀 등 지원해주는 분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원만하게 순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분들이 모두 주인공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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