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천리길] 순례대중이 말하는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천리길] 순례대중이 말하는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
  • 어현경 기자
  • 승인 2020.10.25 01:56
  • 호수 36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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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대중과 길에서 먹고 자며 오직 불교중흥 발원"

이른 새벽부터 잠드는 시간까지
결사대중과 다같이 모여 공양하고
똑같은 텐트에서 함께 노숙하며
비구니스님, 청년불자 응원 격려

물집투성이 발에 무릎통증까지
밤마다 소염제 복용 "괜찮다"...
새벽2시부터 사부대중 살피고
평등 평화 부처님 정신 되살려

"실천 없는 원력 아무 소용없다"
대중 앞에서 법문 훈계 아닌 行으로
'움직이고 실천하는 불교' 강조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이 천막결사에 이어 만행결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대중들은 종단의 어른으로 불교가 처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백마디 말 대신 실천하며 인내와 자애로 대중을 대하며 평등한 사부대중 공동체를 이끄는 회주 스님의 덕화로 만행결사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김형주 기자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이 천막결사에 이어 만행결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대중들은 종단의 어른으로 불교가 처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백마디 말 대신 실천하며 인내와 자애로 대중을 대하며 평등한 사부대중 공동체를 이끄는 회주 스님의 덕화로 만행결사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상월결사는 21세기 한국불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산중을 넘어 도심으로, 고답적이고 정적인 불교가 아닌 움직이고 적극적인 불교가 돼야만 부처님 전등의 역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회주 자승스님이 있다.

스님은 지난 10월7일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입재한 이후 지금까지 만행결사 자비순례 동참 대중과 똑같이 텐트에서 자고, 길에서 공양하고, 하루 30km 안팎을 행선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소임을 내려놓은 후 스님은 백담사 무문관 정진을 하고,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에서 대중 무문관을 성만했다. 이판사판을 떠나 출가자라면 누구나 수행해야 한다는 걸 몸소 보여준 것이다.

스스로 가두는 극한의 공간에서 정진하는 동안 스님은 인내했고, 그 노력을 깎아내리는 목소리가 쏟아져도 인욕했다. 출재가나 좌차를 따지지 않고 평등하게 공양하고 자고, 정진하는 만행결사를 통해 현대사회 사부대중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했다. 10월7일부터 23일까지 상월선원 만행결사에 동참한 스님과 재가자들은 자승스님의 이런 노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정리했다.

조계종 행정수반직을 내려놓은 2017년 겨울 자승스님이 향한 곳은 백담사 무문관이었다. 사판승으로 인식됐던 스님이 선원에서 정진하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일각에서는 보여주기라며 폄하기도 했다. 해제 후에도 질 낮은 평가는 이어졌지만, 스님은 이듬해 동안거에도 무문관 정진을 이어갔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난방 없이 혹한을 견디며 묵언하고 하루 한 끼 공양하고, 14시간 정진하며 씻지 않는 고행을 자처한 스님에게 보내는 시선은 극과 극이었다. 치열한 정진을 찬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쇼’라며 시종일관 비난을 이어가는 이도 있었다.

스님이 “쇼는 자신이 할 테니 여러분은 천막 밖에서 신명나는 불교를 만들어보라”는 당부를 남기고 천막 안으로 들어간 후 위례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법당에서 기도만 하는 게 아니라 신나게 노래하고 춤도 추며 활발한 불교를 만들어낸 것이다. 3개월간 치열한 정진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삼천대천세계에 3배를 올리는 순간 지켜보던 대중은 눈시울을 붉히며 찬탄의 박수를 보냈다.

목숨을 건 정진을 끝내고 난 후 스님은 숨 돌릴 시간도 없이 만행결사를 준비했다. 부처님처럼 걸어서 인도 불교성지를 순례함으로써, 부처님 가르침으로 돌아가 전법하고 포교하겠다는 원력을 세운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도 순례가 어려워지자 ‘불교중흥과 국난극복 자비순례’를 시작했으나 그 뜻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승스님이 힘들고 거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한국불교를 살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했다. “불자 인구가 감소하면서 출가자도 줄고 사찰 재정도 어려워지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까 노심초사하며 당신이라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결사를 펼치고 있다”며 “대구에서 서울까지 대중과 함께 걷고 텐트 생활하는 것 또한 불교를 위해서고 그 마음을 알아서 저 또한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순례단은 묵언하며 행선한다. 휴식시간에는 지역의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순례단을 응원한다. 자승스님은 이들과 유쾌한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정다운 인사를 나누는 것을 잊지 않는다. 김형주 기자
순례단은 묵언하며 행선한다. 휴식시간에는 지역의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순례단을 응원한다. 자승스님은 이들과 유쾌한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정다운 인사를 나누는 것을 잊지 않는다. 김형주 기자

윤재웅 동국대 교수도 자승스님의 행보를 “스님들은 부처님 정신으로 돌아가 열심히 수행할테니, 재가자들은 멀리서 바라만 보지 말고 함께 해달라는 간절하고 애절한 의사 표현”이라고 했다. 재가 신도를 떠나서 스님들끼리만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없으니 사부대중이 다 같이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말씀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윤 교수는 “지난겨울 천막결사가 작은 불씨를 지핀 것이라면 이 불을 화톳불로, 더 큰불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그러려면 추진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스님은 만행결사를 통해 사부대중이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라고 피력했다.

백 마디 말보다 앞선 실천으로 자승스님은 많은 이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고 있다. 사실 그동안 불교는 부처님 팔만사천 가르침만큼 지식과 지혜가 넘쳐났지만, 사회를 위해 이렇다 할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구호만 난무하는 가운데 직접 행하는 종단의 어른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상월선원 천막결사와 만행결사에 동참한 중앙종회의원 심우스님은 “무문관, 천막결사에서 수행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줬다는 점에서 회주 스님을 높이 평가하고 대중 또한 존경한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소임을 내려놓은 지금, 종단 어른으로서 불교를 중흥시키겠다는 원력을 가지고 결사를 이어가는 스님과 그 뜻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만행결사에도 출재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다는 것이다.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은 “그동안 회주 스님을 정치적으로만 봐왔다면 이제는 불교를 생각하는 어른으로 보는 것”이라며 “어른이라고 공양을 먼저 하지도 않고, 묵묵히 실천하는 모습으로 무언의 법문을 전해 대중들이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가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솔선수범하는 회주 스님의 모습에 감화됐다고 한다. “불교중흥 국난극복을 위해 사부대중을 이끌고 자비순례에 나선 회주 스님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든 것을 직접 보여줬다”며 “무릎 통증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인내하며 대중과 똑같이 행선하는 스님을 보며, 리더라면 누구나 배워야 할 자세”라는 것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낸 스님이 불교중흥과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지금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몸소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밝혔다.

“평소 회주 스님은 ‘실천하지 않은 원력은 아무 소용 없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고 전한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도 “천막결사와 만행결사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본 스님과 불자들,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며 “회주 스님이 시작한 만행결사는 한국불교를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실천하는데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하루 세끼 공양을 대부분 길에서 해결한다. 길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출재가 구분없이 평등하게 공양을 한다. 자승스님 역시 사부대중과 더불어 함께 공양하고 함께 머물며, 또 함께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다. 김형주 기자
이번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하루 세끼 공양을 대부분 길에서 해결한다. 길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출재가 구분없이 평등하게 공양을 한다. 자승스님 역시 사부대중과 더불어 함께 공양하고 함께 머물며, 또 함께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다. 김형주 기자

실제로 자승스님은 천막결사 내내 정진 대중에게 “부처님처럼 수행하고 정각에 이르도록 스님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누구보다 엄격하게 정진했다. 결제 전부터 누군가가 ‘쇼’라고 비난해도 “자신만 떳떳하면 아무것도 문제 될 것 없다”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어른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도 인내하며 자비심으로 대중을 대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난에도 인욕을 실천하는 모습에 감명받은 대중도 많다.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은 “자승스님은 대근기로 행정업무를 할 때는 엄격하고 세심하게 처리하고, 또 수행할 때는 누구보다 혹독하게 했다”며 두 번의 무문관과 혹한을 견디며 대중 무문관 정진을 원만히 회향한 스님의 인내에 찬사를 보내고, 그 정신을 본받아 한국불교 중흥에 뜻이 모아지리라 확신했다.

자승스님 총무원장 임기 동안 중앙신도회장을 지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대중과 21일 동안 하루 30km 안팎을 걷는 것 자체가 힘든데 고통을 인내하며 정진하는 것 자체가 수행이고 포교라고 생각했다”며 “탈종교시대 불교가 안팎으로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스님의 이런 정진행은 일반인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고 찬탄했다.

국회 정각회장 이원욱 의원도 “대구 동화사를 출발해 서울 봉은사까지 500km를 걷는 여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물집이 생기고 발톱도 빠지는 등 고통이 따를 것이 당연한데 고행하고, 인내하며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위해 발걸음을 이어가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했다.

윤정은 대불련 회장은 대중과 함께 평등하게 정진을 이어가는 모습을 으뜸으로 꼽았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나이가 많아지고 지위도 높아지면 선택지가 많아 더 편한 방식을 택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곤 하는데 그럼에도 사부대중과 동등한 위치에서 결사를 이끌어나가는 자승스님이 존경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같은 텐트에서 자고, 어른이라고 해서 먼저 밥을 먹지 않고, 길에서 같이 주먹밥이나 도시락을 먹는다. 누구나 같은 거리를 걸으며 순례하고, 7개 조로 나눠져 각자의 의견을 조율하고 소통하는 모습 자체가 불교중흥의 단면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중앙종회부의장 법원스님은 “결사대중의 일원으로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에서 회주 자승스님부터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가 똑같이 공양하고 있다. 또 텐트에서 침낭에 의지해서 자고, 오로지 두 다리로 걷는 평등한 공동체”라며 “이것이야말로 이전에 불교수행 문화와는 많이 다른 의미지만, 이 정신이야말로 한국불교 수행풍토를 바꿀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결사 대중들은 이구동성으로 회주 스님의 자애를 얘기했다. 천막결사에도 참여했던 강화 정수사 주지 도림스님은 “천막에서나 자비순례에서나 스님은 모든 일을 솔선수범하고 대중 한명 한명을 꼼꼼하게 살핀다”며 “천막결사 때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다른 스님들을 살폈다. 힘들어하는 대중에게 짧은 메시지로 격려해주고 때론 일침을 줬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대중과 똑같이 텐트에서 자고, 계란과 주먹밥으로 공양하고, 함께 걸으면서도 전체를 두루 챙겨준 덕분에, 대중이 회주 스님을 의지해 정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스님은 말했다.

상주 연수암 주지 태허스님도 “상월선원 천막결사와 만행결사가 모두 회주 스님의 원력과 덕화”임을 강조했다. “회주 스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대중이 함께 정진하겠다고 모이지 않았을 것이고 덕분에 우리 대중까지 빛이 난다”며 “유례없는 결사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수행과 전법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물론 그동안 좋은 환경에서 배고픈 줄 모르고 수행한 스님들에게도 깨침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매일 이른새벽에 시작하기 때문에 새벽 서너시에는 일언 잠자리를 정돈해야 한다. 자승스님은 새벽2시경 가장 먼저 일어나 사부대중이 밤새 무탈한지 살피면서 대중들을 기다리곤 한다. 사진은 어두운 새벽 대중들이 텐트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회주 스님의 모습. 김형주 기자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는 매일 이른새벽에 시작하기 때문에 새벽 서너시에는 일언 잠자리를 정돈해야 한다. 자승스님은 새벽2시경 가장 먼저 일어나 사부대중이 밤새 무탈한지 살피면서 대중들을 기다리곤 한다. 사진은 어두운 새벽 대중들이 텐트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회주 스님의 모습. 김형주 기자

상월선원 천막결사나 만행결사는 모두 전례가 없던 정진이다. 자승스님은 다소 생소하고 낯선, 그러나 부처님 정신에는 위배되지 않는 불사를 이끌어가면서 1700년 역사를 가진 한국불교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불교, 움직이는 불교, 적극적인 불교, 활동적인 불교로의 전환을 위한 첫걸음이 바로 지금의 만행결사다.

이 결사는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인류의 고통을 공감하는 것이며, 부처님께서 길에서 보여주신 중생에 대한 자비를 실천하는 것이다. 또 세상을 위해 출재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자리로, 자승스님은 그 중심에서 대중과 함께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불교신문3624호/2020년10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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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2020-10-25 07:04:30
종정은 누가 될까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