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천리길’
[인터뷰]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국민들에게 우리 한국불교가
현재 생활 속에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모델’
결사 정신잇는 활동 이어지길
원만진행 힘쓴 봉사단에도 감사”
조계종 입법부 수장으로 제17대 중앙종회를 이끌고 있는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은 이번 자비순례에 소중한 발걸음을 보태며 “사회 속에 살아있는 불교, 역동적인 한국불교”를 염원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위한 자비순례가 대구경북과 충청 지역 순례를 마치고 수도권에 첫 발을 들인 10월21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이날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이은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불교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면서 정체에 빠져있는 한국불교 변화를 위해 역경계를 자처한 회주 자승스님의 원력에 종단의 중책을 맡고 있는 수장으로서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피력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탈종교화와 코로나19로 신행활동도 위축되면서, 이대로 간다면 한국불교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며 “한국불교를 살리기 위해 앞장서 계시는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함께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특히 지난겨울 천막결사를 통해 극한의 정진으로 큰 울림을 준데 이어 또 다시 만행결사에 나선 회주 스님의 수행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대구에서 서울까지 많은 대중들을 이끌고 만행결사에 나선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며 “회주 스님은 불교가 대중들 가까이에서 현재 속에 활발발 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17대 전반기 종회의원 연수를 자비순례단과 함께하게 된 까닭도 바로 이런 점에서다. 스님은 “부처님 법에 의지해 살고 있는 수행자는 시주의 은혜를 갚기 위해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하고 바로 이것이 불교중흥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한국불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선배 스님들이 앞장서 두 다리로 걸으며 만행결사를 펼치고 있는데 후배인 종회의원 스님들도 이런 모습을 닮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장으로써 참석해 보니 고난의 길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수행자는 지혜를 추구하는 집단”이라며 “한 발 한 발 움직이며 한국불교의 현재를 여실하게 바라보며 스스로를 밝히고, 국민들에게 우리 불교가 현재 속에 살아있음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스님은 이번 자비순례가 “한국불교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행선 수행을 해보니 천천히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삶을 하나하나 낱낱이 보면서 가게 되니까 앞으로 살아가면서 실수도 덜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수행은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정신을 좀 더 많은 대중들과 나눌 수 있는 활동들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의 매년 부처님 성지를 순례했다는 종회의장 스님은 부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걸으며 위대한 스승의 삶을 돌이켜보고 그 가르침을 되새기고 싶어 인도 만행결사에 대한 원력을 세우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루 평균 20~30km, 길게는 36km에 달하는 거리를 이른 새벽부터 낮까지 걷고 나면 건장한 젊은이라 할지라도 파김치가 된다. 종회의장 스님도 이번 순례에서 종종 지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울려 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대중들에게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날그날 일정을 모두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대중들 덕분”이라고 했다. 지난 공주 태화산 순례에서 다리에 쥐가 나 의료팀 도움을 받기도 한 스님은 예비 순례가 끝난 직후 철저한 준비로 몸과 마음을 다졌다.
종회의장 스님은 “딱 삼일 째 되는 날 고비가 왔었다. 그때 과연 문경새재 이화령을 넘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회주 스님을 비롯한 결사대중 스님들 덕분에 무사히 여기까지 왔다”며 “순례 11일째인 10월17일 이화령을 넘으며 완주에 대한 확신과 용기가 생겼다”며 고난의 행군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한 봉사단에 정말 고맙다고 했다.
[불교신문3624호/2020년10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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