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도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
이재완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 총무
한국 스노보드 국가대표 정해림 선수

“코로나로 힘든 시기 보내는 청년들에 희망되고파”

자비순례에 동참하고 있는 청년 불자들. 김정도 종립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과 이재완 총무.

20대의 열정과 패기로 자비순례에 동참하고 있는 청년 불자들이 있다. 김정도 종립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과 이재완 총무가 그 주인공.

두 학생은 가파른 고갯길을 오르는 동안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거운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안내요원을 도맡는 등 솔선수범 보살행으로 순례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루 일정을 끝내고 나면 땀으로 범벅된 모습임에도 늘 미소를 잃지 않은 김 회장은 “종립대학을 대표해 왼쪽 팔에는 동국 발전, 다른 한쪽은 코로나 극복과 불교중흥을 발원하며 순례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전 일정을 무사히 회향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 불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신입생들은 정상적인 등교를 못하고 있고, 재학생은 취업과 학업 스트레스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힘든 여정이지만 최선을 다해 걸으며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염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또한 또래 학우들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사회에 좀 더 도움이 되는 공익적인 일에 앞장서고 싶어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지금은 노사관계를 전문으로 하는 노무사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부모님 영향으로 일찍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은 김 회장은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 매일 정각원에서 기도를 올리고 신행활동을 하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다. 앞으로 5~10년을 내다보고 총학생회를 운영해 나가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지역 사찰들과 협력해 템플스테이를 통해 학생들이 진정한 힐링과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고 싶다는 포부다.

이재완 총학생회 총무는 김 회장 권유로 함께 길을 나서게 됐다.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안내요원이 필요하다는 실무진 요청에 봉사를 맡아, 선두와 후미를 오가며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이번 순례에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 씨는 ‘묵언’을 꼽았다. 평소에 경험하기 힘든 것 이어서다. 입을 닫고 길을 걸어보니 “스스로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말을 내뱉기는 쉬워도 안 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순례 길에서 자연히 말을 하게 되지 않으면서 앞만 보며 달려온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고 있다.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왔는데도 발에 물집 하나 잡히지 않았다. 자비순례에 앞서 매주 목요일 마다 진행된 봉은사 새벽정진에 참여하는 등 나름 준비를 철저히 했다.

이 씨는 스님들이 걷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정진 원력으로 김 회장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비순례단에는 ‘한국 여자 스노보드의 간판’ 국가대표 정해림 선수도 참여하고 있다.

자비순례단에는 한국 여자 스노보드의 간판국가대표 정해림 선수도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일일참가자로 순례단을 방문했을 때,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정 선수에게 불교는 마음의 고향이다. 양평 용문사에서 인연을 맺은 호산스님이 이번 순례를 권했을 때 망설임 없이 따라나설 정도로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른다.

정 선수는 성적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때, 불교에 눈을 떴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이 양평 용문사 주지였던 시절 친동생을 통해 스님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절에 다녀간 직후 후원사도 생겨 금전적인 걱정 없이 경기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모두 부처님 가피라고 믿고 있다.

지금도 중요한 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약 1분 동안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명상의 시간을 갖고 있다. 눈을 감고 이미지를 그리며 차분히 호흡을 하며 할 수 있다. 잘 해 낼 수 있다고 기도한다.

정 선수는 호산스님이 수국사에서 상월 묵언템플스테이를 열었을 때도 참여했다. 23일간 묵언과 하루 한 끼 공양, 6시간 정진 등 청규를 철저히 실천하며 정진했다. 정 선수는 아홉스님께서 3개월 동안 정진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때는 잘 모르다가, 직접 해보니 얼마나 힘든 수행을 하셨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정 선수는 스님을 만나 명상법을 배우면서 새로운 용기와 기운을 얻었다며 무사히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장시간 행선이 끝난 뒤에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거의 매일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순례 6일차가 되는 1012일부터는 경기장에서 멋지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그리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시작했다.

올 연말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스노보드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있는 정 선수는 코로나로 주요 경기가 연기되면서 개인훈련에 한계가 있는 시점에 순례를 하게 됐다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단단히 무장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