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道’

道에 오위 중 첫째는 자량위
믿음 노력 알아차림 선정 지혜…
자량위에서 중요한 마음요소

등현스님
등현스님

왜 도(道, marga)를 도라 하는가. 도를 통해서 낮은 정신적인 상태에서 더 높은 상태로 이끌어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도를 통해서 우리는 아라한, 보살 혹은 성불을 할 수 있는 길이 되기 때문에, 또한 욕망을 다스리고 욕망을 컨트롤 할 수 있기에 도(道)라고 하는 것이다.

도에는 오위(五位)가 있다. 그중 첫째는 자량위(資糧位, sambhāra marga)이다. 자량위에서 십이분교 혹은 구분교로 나눠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이해하는 문혜(聞慧)와 사혜(思慧)를 닦는다.

자량위를 닦는 것은 성문·연각·보살의 세 가지 길이 있다. 십이분교의 가르침을 잘 듣고 이해하는 것은 아라한이 되는 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서 자연의 이치를 보고 인과응보를 깨달아 나아가는 것은 연각의 수행법이다. <십지경>에 보이는 십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을 보살의 수행도, 성불도이다. 

유식에서 보살도를 통해서 성불하는 길은 공성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하므로, 자량위에서는 먼저 개념적으로 공성을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보리심을 발해야 하는데 크게 속제와 진제 두 가지가 있다. 속제의 보리심은 모든 중생의 고통에 대하여 연민심을 발하여 도와주는 것이다. 진제의 보리심은 모든 존재가 공하다는 공성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 보리심이 자량위의 첫 번째 단계이다. 

자량위에서는 또한 다섯 가지 마음의 요소가 중요하다. 믿음(s.raddha), 노력(vĩrya), 알아차림(smŗti), 선정(samādhi), 지혜(prajňā)이다. 이것을 삼십칠조도품에서 오근이라고 하며, 오근 중에서 자량위는 믿음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오위 즉 자량위, 가행위, 통달위, 수습위, 구경위라 불리는 것이고 또한 견도에서부터 십지까지도 오근을 얼마나 심도 있게 수행했느냐에 따라서 더 높은 지위(地)에 오르게 된다. 

자량위 단계를 수행할 때 처음에는 세상은 무상한 것이고 집착할 만한 것은 없다고 관한다. 하지만 이때에는 대상을 만나면 욕망과 진심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다음 단계에서 어떤 탐착할 만한 경계를 만날지라도 무상함을 느껴 해탈의 의지가 변하지 않게 된다. 그 다음 단계에서 세상이 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며, 경계를 만나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중간 단계의 자량위에서는 사정근 수행을 하게 된다. 사정근(catvari prahanani)이란 버려야 할 것 네 가지이다. 첫째는 이미 우리에게 습관지어진 악한 습관은 모두 버리고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斷勤). 예를 들어 어떤 짐승이나 벌레를 실수로 죽였다고 한다면 다음에는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둘째는 발생하지 않은 악을 짓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律儀勤).

예를 들어 수행자가 생명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면, 그러한 삶을 계속해서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이미 있는 작은 선업을 더 큰 선업으로 증장시키려는 노력을 말한다(修勤). 예를 들어 가까운 사람에게만 보시하거나 적게 보시한 것이 점점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서 다양한 사람에게 많이 보시하는 것이다. 넷째는 아직 발생하지 않고 습관화되지 않은 선업을 하나라도 더 지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守護勤).

세번째 단계의 자량위를 닦는 방법은 보리심을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선정에 드는 것이다. 물론 선정을 닦기 이전에 도덕적으로 순결해야 진정한 삼매를 성취할 수 있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사여의족을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사여의족(cattaro rddhi pada)은 삼십칠조도품의 하나로 네 가지 신통력을 말한다. 삼매는 번뇌를 바로 끊어버리는 효능은 없지만, 그 힘으로 신통을 얻을 수 있고, 그 신통으로 많은 사람을 더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기에 무척 중요하게 생각된다.

[불교신문3621호/2020년10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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