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이나 무기력증
호소하는 이들 많은 요즘
가까운 나들이 장소로
조계사 국화축제 어떨까?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서 백악기말까지 번성했던 파충류, 바로 그 ‘공룡’이 도심 속에 나타났다. 브라키오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벨로키랍토르, 프로토케라톱스도 있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공룡 이야기인가 싶겠다. 바로 현 시각, 한국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 이야기다. 

매년 시월이면 향기로운 국화향이 가득한 조계사, 올해도 불자들은 물론 지나가던 도심여행객, 인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등. 일상 속 ‘우리’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여념이 없다. 귀여운 부엉이와 먼저 안녕을 고한 후 일주문에 들어서면, 벌써 그 뒤로 여기가 공룡박물관인가, 절 마당인가 싶을 정도로 공룡들이 한가득이니, 함께한 조카는 벌써 초흥분 상태다. 하나하나 공룡 이름을 이야기하는 조카 손을 붙잡고 대웅전 앞마당으로 들어서본다.
 

제10회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을 맞아 조계사 경내에 설치된 공룡 장엄물 모습.
제10회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을 맞아 조계사 경내에 설치된 공룡 장엄물 모습.

곳곳에서 웃음으로 맞아주시는 부처님과 동자 스님, 보리수나무 그리고 손오공, 저팔계와 사오정, 둘리, 어린이대통령 뽀로로와 친구들 등. 누구나 알법한 아기자기한 친구들도 함께하니, 일행과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며 즐기는 재미가 제법이다. 다양한 국화옷을 입은 모형들은 해를 더해갈수록 그 스케일과 섬세함이 남달라지고 있음이다. 

옴 아모카 살바다라 사다야 시베훔. <약사경>을 봉독하는 불자를 지키는 신장 ‘십이지신’이 수호하는 서원의 길에 들어서며, 나도 모르게 소원성취진언을 읊어본다. 길의 초입에 불자는 물론, 불교를 잘 모르는 이 또한 함께할 수 있도록 소원성취진언이 안내되어 있다. 이 길을 걷는 한 분 한 분 모두가 바라는 바 이루시길 기원하는 조계사의 염원이다.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은 사실 올해로 벌써 10회째를 맞이한다. 도시와 농촌의 상생발전을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함평에서 펼쳐지는 국화축제 국향대전의 정취를 도심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며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조심스러움에 멀리 나갈 수도 없는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큰 위로가 아닐 수 없다.

깊고 진한 국화 향으로 한번, 형형색색의 국화 조형물로 한번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은 오는 10일부터 내달 초까지 조계사 경내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여러 모로 답답한 요즘, 가까운 나들이장소로 조계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대한불교조계종의 직할교구의 본사(本寺)이자 총본산으로 총무원·중앙종회(中央宗會) 등이 있는 한국불교의 중심지 조계사는 1호선 종각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불교신문3621호/2020년10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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