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성보박물관, 개산대재 맞아 용봉사 괘불탱화 전시

국내 최대 성보박물관
10월25일부터 일반에 공개
조선시대 화풍 보여주는
한국불교문화의 걸작

1690년 조성된 홍성 용봉사 괘불탱화
1690년 조성된 홍성 용봉사 괘불탱화

국내 최대의 성보박물관으로 알려진 영축총림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통도사 개산 1375주년을 맞이해 괘불 특별전을 연다. 보물 제1262호로 지정된 홍성 용봉사 괘불탱화를 모셔왔다. 1025일부터 내년 418일까지 전시된다. 서기 1690년 조성된 가로세로 각 6미터 크기의 대형 불화(佛畵)를 만나볼 수 있다.

통도사성보박물관은 국내 박물관뿐만 아니라 세계 박물관을 통틀어 가장 풍부한 불화 자료를 보유한 곳이다. 국내 박물관으로는 유일한 불교회화전문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본관의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중앙홀에는 괘불을 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괘불은 사찰에서 야외법회 때 걸어서 예배하는 의식용 불화다. 그 크기가 워낙 초대형이어서 평소에는 잘 보기가 힘들다. 이에 통도사성보박물관은 개관 이래 매년 약 2회에 걸쳐 괘불탱 특별전을 개최해왔다. 2016년부터는 매년 개산대재에 맞춰 괘불을 헌괘함으로써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수많은 불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38회 괘불탱 특별전에 출품된 작품은 보물 제1262호 홍성 용봉사 괘불탱화다. 용봉사는 조계종 제7교구 수덕사의 말사로 백제 때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또다른 사적에는 고려 말기의 고승 태고보우 국사가 창건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고 한다. 전란 이후 사찰의 중건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18~19세기를 거치며 중흥과 쇠락을 반복했다.

용봉사 괘불탱화는 부처님이 영축산(靈鷲山)에서 <법화경> ‘서품(序品)’을 설법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이다. 세로 636.4cm, 가로 575.8cm 크기이며 붉은색, 녹색, 청색을 주조색으로 사용해 장식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16905월 해숙, 한일, 처린, 수탁, 덕름, 형찬, 심특스님 등 총 7명의 화승(畵僧)이 조성했다.

화면 중앙에는 높은 대좌 위에 앉아 있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8대보살, 10대 제자, 타방불 2, 사천왕 등 다수의 권속이 협시하고 있는 군도(群圖) 형식이다. 부처님은 화면 중앙에 크게 부각된 높은 불탁 위에 앉아 있는데, 그 위신력을 강조할 목적으로 굵은 먹으로 윤곽선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강하게 표현했다. 불보(佛寶)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아울러 8대보살이 각각 2위씩 2열을 이루어 배치됐다.

보관(寶冠)에 화불(化佛)이 있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과 보관에 정병이 있고 인장을 들고 있는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꽃과 여의 등의 지물을 들었다. 주조색으로 붉은색, 녹색, 청색을 사용했으며, 장식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붉은색 바탕에 황색으로 그린 정교하고 섬세한 화문(花紋)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양은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마치 금()으로 그린 무늬로 착각할 만큼 밝고 경쾌하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장 송천스님은 용봉사 괘불탱화는 조선 후기 용봉사를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로써, 고법(古法)에 속하는 불화의 화풍과 이전 사례에서 볼 수 없는 독자적인 특징이 많이 반영된 작품으로 매우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통도사성보박물관은 우리나라 불교문화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앞으로도 연차적으로 우수한 기획특별전을 개최하고 사회교육에도 적극적으로 힘써 불교문화를 통한 전통문화계승이라는 당초의 설립목적을 훌륭하게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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