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 1342주년 개산대재 · 보살계수계법회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가 산문을 연지 1342년을 맞아 개산대재와 보살계수계산림법회를 봉행했다.

범어사(주지 경선스님)는 10월18일 대웅전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개산 1342주년 개산대재 및 보살계수계산림법회’를 봉행했다.

신라 문무왕 18년 678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십찰 중 하나인 범어사는 호국도량이자 한국 선을 이끌고 있는 수행도량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는 서산대사가 범어사를 수령부로 삼아 승병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3.1운동 때에는 범어사 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고, 서울, 동래, 김해 등 포교당을 세워 불교진흥운동과 근대교육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의상대사 외에도 원효, 표훈, 낙안, 영원, 매학, 묘전스님 등 수많은 고승들을 배출하고 오성월스님은 경허스님, 용성스님을 모시고 수행정진하던 수행도량이다. 동산스님은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하며 한국근대불교에서 선불교의 사상적 방향을 이끌고 제시했다. 특히 올해는 범어사에 소장된 삼국유사 4,5권이 국보로 승격되며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은 “금정산은 의상대사뿐만 아니라 원효대사께서도 동시대에 주석하며 공부하신 도량이고, 역대 선사들께서 머무시며 도량을 일신하여 천년의 세월 동안 꺼지지 않는 법등을 이어오고 있다”며 “작은 돌멩이 하나, 기왓장 하나 불자들의 신심이 깃들지 않은 곳이 없으니, 그 면면이 천년고찰의 역사를 품고 있다”고 했다.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과 이념갈등, 이기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사에서 불교와 민족을 지킨 호국도량 범어사가 개산일을 맞아 의상대사의 개산의미를 생각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다”고 했다.

개산대재에 이어 제120회 보살계 수계산림법회가 보제루에서 봉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보살계는 참가대중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며 보살행 항목인 10중계(重戒)와 48경계(輕戒)를 새기며 실천을 발원했다. 삼화상은 전계대화상 경선스님, 갈마아사리 정여스님, 교수아사리 보문스님이, 존증아사리는 대오스님, 석경스님, 원타스님, 의정스님, 공마스님이 맡았다.

전계대화상 경선스님은 “불성이라는 종자를 보살계 수계 법회를 통해 그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보살계 정신이다”며 “늘 기도하는 정신, 마음이 있다면 어려울 때라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우리 인간에게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고 했다.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은 성월스님이 1901년 범어사 금강계단을 개설해 보살계 산림을 일으키며 시작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