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총스님에게 듣는 서원이야기] <37> 문수보살십대원(文殊菩薩十大願)②
[혜총스님에게 듣는 서원이야기] <37> 문수보살십대원(文殊菩薩十大願)②
  • 혜총스님 부산 감로사 주지 · 실상문학상 이사장
  • 승인 2020.10.12 15:32
  • 호수 3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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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살은 어디서 오셨는가’
모든 중생 부처님 지견 성취하길


문수보살 마음은 허공과 같아
미워하거나 용서할 일도 없어
많은 사람 제도하기만을 발원

①  온갖 중생들이 부처님을 알고 보리심을 발하고 수행하며 온갖 방편을 베풀어 사람들을 제도하며 일을 함께하면서 세간을 지도하여 모든 사람이 불도에 들게 하리다. 

문수보살님께서 세우신 첫 번째 서원은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성취하게 하고 갖가지의 방편으로 불도에 들게 하겠다는 서원이다. 

문수보살님의 서원은 한량이 없어서 “삼계(三界)에 태어난 모든 중생은 누구든지 인연을 따라서 교화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즉 “4무색계천, 5정거천, 제석천을 맡은 이거나 사천왕과 바람, 물, 쇠, 허공의 사륜(四輪)을 맡은 이거나 여러 신과 용을 맡은 이거나 여덟 종류의 귀신을 맡은 이거나 불법을 수호하는 주인이거나, 가람과 궁전을 맡은 이거나, 사대(四大)로 세상을 유지하는 주인이거나, 불법을 수호하는 신을 맡은 이거나, 큰 나라나 작은 나라를 맡은 이거나, 사방의 작은 왕을 맡은 이거나, 군대를 통솔하는 주인이거나, 여러 종류의 주인이거나, 수륙사생(水陸四生)과 구류(九類)의 모든 중생들이 함께 삼세(三世)에서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원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시공을 초월한 대서원이다. 중생이란 중생은 모두 부처님의 지혜를 알게 하고 지혜를 닦도록 인도하겠다는 원이다. 

뿐만 아니라 그 방편도 말로써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각각의 중생들 속에 들어가 인연 따라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고 하셨다. 

“혹 저의 이름을 듣지 못한 이는 듣게 하고 저의 이름을 들으면 저의 법 가운데에서 일체중생이 보리심을 발하고 대승으로 돌아가 위없는 도를 닦게 하는 것입니다. 만약 제도할 중생이 있으면 불법의 약이 되고 세간의 의사가 되어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며 절기(節氣)를 헤아리는 일과 능숙한 교역(交易)과 세속의 훌륭한 문필(文筆)과 훌륭한 노래와 자재로운 강론으로 사람을 제도하며 종류를 따라 일을 함께하면서 세상을 지도하여 보리심을 내게 하며 바른 소견과 바른 삼매에 드는 이들이 저의 인연으로 불도에 들게 하는 것입니다.” 
 

삽화=손정은
삽화=손정은

②  어떤 중생이나 나를 미워하고 죽인 사람까지라도 나와 인연이 있어 보리심을 내게 하리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지만 세속적인 입장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나를 음해해서 억울하게 죽인다면 그 원한은 구천에 사무쳐 저 세상에 가서도 울부짖을 것이 아닌가.

그러나 문수보살님은 당신을 미워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악연(惡緣)마저도 당신의 인연으로 받아들인다. 설령 나를 시기하고 미워해서 나를 처참하게 살해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와 인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부처님의 지견을 알게 하고 보리심을 내게 만들겠다는 서원이다.

문수보살님의 서원은 단순히 원한을 지은 사람에 대한 용서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미워할 상대도 용서할 사람도 용서할 일도 없는 마음이다. 문수보살님의 마음은 일체의 상에 취착하지 않는 텅 빈 허공 같은 마음이다. 여여(如如)하고 부동(不動)한 마음이다.

[불교신문3619호/2020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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