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의 오늘은 詩] 김남조 ‘꽃마을’
[문태준의 오늘은 詩] 김남조 ‘꽃마을’
  • 문태준 시인 · 불교방송 PD
  • 승인 2020.10.12 15:25
  • 호수 3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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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꽃은 화사하고
어느 꽃은 순박하고
어느 꽃은 가련하다
깊은 산, 돌밭, 벼랑 위의 꽃들

이것 봐
꽃은 아니 피웠어도
흑요석의 꽃씨 쌓여 가는
사람 마음 안의
꽃덤불

- 김남조 시 ‘꽃마을’ 전문
 


꽃은 곳곳에서 핀다. 깊은 산, 돌밭, 벼랑 위에 핀다. 고유한 외양과 빛깔로 핀다. 화사하기도 하고, 순박해 보이기도 하고, 가련해 보이기도 하지만 꽃은 핀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메마른 땅에서도, 험난한 땅에서도 핀다. 

우리 마음의 땅에서도 꽃은 필 준비를 한다. 비록 아직 꽃을 피우진 못했더라도 우리 마음 안의 꽃덤불에는 꽃씨가 쌓여 간다. 흑요석 같은 꽃씨가 쌓여 가며 그 언젠가 필 예비를 한다. 

김남조 시인은 시 ‘매화 사랑’에서 “매화는 첫새벽 샘물 위에/ 이슬 설픗 얹히듯이/ 고요히 피어납니다”라고 썼다. 어려운 때에 살더라도 우리 마음이 “첫새벽 샘물”과도 같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불교신문3619호/2020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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