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스님] 광주 복암사 주지 도성스님
[우리스님] 광주 복암사 주지 도성스님
  • 김하영 기자
  • 승인 2020.10.12 15:10
  • 호수 3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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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불교의 희망…이들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

‘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
3년째 대표이사직 수행
지역불교 함께 힘 모아
어린이 청소년 포교 나서

숲법회 요리법회 수계산림
포교의 새로운 모델 제시

“해야만 하고 할 수밖에
없는 불사…투자만이 답”

광주전남지역은 지금까지도 포교의 불모지로 꼽힌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있어서는 희망보다는 걱정이 조금 더 앞서는 지역 중 하나라는 선입견도 분명 존재한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어두워 보이기만 하다. 그럼에도 희망까지 저버릴 수는 없다는 원력으로 조금씩 그 불씨를 지피는 스님과 불자들이 있다. ‘광주전남 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이라는 단체로 모인 스님과 불자들의 소식을 듣고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 중심을 잡고 있는 도성스님을 만나러 9월17일 광주 복암사로 향했다.
 

광주 복암사 주지 도성스님은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대한 남다른 원력이 있다. 그들이 없다면 불교도 없으므로 이에 대한 투자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복암사 주지 도성스님은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대한 남다른 원력이 있다. 그들이 없다면 불교도 없으므로 이에 대한 투자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바위절’이라는 한글 이름이 큰 바위에 새겨진 곳. 이곳이 도성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복암사다. 복암사 앞쪽에는 광주 선운지구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있다. 스님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기 바쁘게 도성스님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무슨 일일까. “코로나19로 그나마 절에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아예 보이질 않으니….”

도성스님은 현재 광주전남 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 대표이사다. 2018년 이사장에 취임했으니 벌써 3년째 직함을 맡고 있는 셈이다. “부족한 사람이어서 한사코 거절했는데도 ‘스님이 아니면 누가 이걸 해나가겠냐’는 요청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도성스님이 말하는 대표이사가 된 이유다. 하지만 스님의 말을 계속 듣고 있노라면 왜 이 스님이 대표이사가 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광주전남 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은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불교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을 바탕으로 구성된 단체다. 광주불교연합회 차원에서 발의해 사단법인 동련 광주지구와 사단법인 광주파라미타청소년협회가 중심이 돼 2017년 11월 출범했다. 출범 당시 단체의 목적은 어린이 청소년 포교 활성화를 위한 지원의 성격이 컸다.

어린이 포교단체인 동련과 청소년 포교단체인 파라미타협회의 사업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끌어가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이사회 소속 스님과 재가불자들은 매월 회비를 낸다. 현재 광주전남지역 사찰 주지와 재가불자 등 30여명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스님은 “광주도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절마다 아이들로 풍성했는데 그 후로 급격하게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지금은 아예 사라졌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청소년 포교는 침체됐을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사찰과 스님은 그 변화를 따르지 못한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여전히 사찰은 아이들을 모아놓고 1시간 이상 법문을 듣게 한다. 지루하고 어려운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심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옛 것을 고수하는 불교의 모습이 이유가 됐다는 설명이다.

1999년 스님이 광주 정토선원 주지로 있을 때 일이다. 청소년 포교를 위해 스님은 불교만화책을 잔뜩 구입했다. 아이들에게 법문을 하지 않고 만화책을 스스로 찾아 읽게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스님이 부처님 일대기를 일러주려고 했더니 아이들은 벌써 책으로 읽어 안다고 답했다. “1시간 법문보다 10분 책 보기가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포교방법이 변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친근하게 여기는 아이들을 위해 사찰에 컴퓨터 방을 꾸미고 불교와 부처님 관련 만화나 웹툰을 보여주는 방식도 좋겠습니다. 바탕화면에 부처님 말씀을 띄워놓고 자연스레 접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인연을 심는 게 중요합니다. 이는 옛날 방식이기도 합니다. 할머니 손잡고 절에 간 인연으로 나중에 커서 사찰을 다시 찾거나 출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도성스님의 포교론은 특별하지는 않다.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않고 인연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많은 불자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손발이 움직이는 건 다른 일이다. 스님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는 힘듭니다. 성과가 당장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불교가 사라진 데는 투자만 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큽니다.”

어린이 포교가 성공하려면 최소 2~3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아이가 커서 성인이 돼 아이를 낳아 또 절에 자신의 아이를 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참 지난한 일이다. 스님은 광주에 유명한 불교유치원이 재정악화 등의 이유로 폐쇄된 사례도 들었다. 이런 일들이 쌓이고 모여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투자가 없으면 당하게 될 ‘과보’에 다름 아니다.

‘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은 이같은 과보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지역 불교계의 염원이 녹아있다. “사찰마다 있던 어린이법회 청소년법회는 지금은 운영하기 어려워요. 인원이 적거나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절을 찾는 아이들은 있어요. 이 아이들을 지역불교 차원에서 함께 모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결실을 맺은 게 바로 이 단체입니다.”

아이들을 모아 매달 한 차례씩 숲 법회와 요리법회를 열고, 템플스테이도 하고, 부처님오신날에는 수계법회도 여는 방법으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포교를 실천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법회를 단위사찰에서 열기 어려운 지역이라면 채택해 활용할 가치가 충분한, 포교의 새로운 모델이다. 

앞으로 광주전남지역은 어린이 청소년 불교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를까. “큰 희망을 품기보다 열심히 할 뿐이다.” 스님의 답변이 솔직하다. “성공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진척이 없어 힘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야 하고 할 수밖에 없는 불사입니다. 단 한 명의 어린이라도 불자가 되고자 한다면 끌어줘야 합니다. 개종까지는 못시키더라도 불자집안 아이들은 계속 불자로 남아있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은 미래 한국불교를 이끌어갈 동량을 기르고자 또 다른 불사를 시작했다. ‘리틀 붓다 1만 공덕주’ 운동이 그것이다. 매달 일정 금액을 보시하면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위해 사용된다. “어린이 청소년이 있어야 우리(불교)가 계속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불교의 희망입니다.” 도성스님의 절절한 호소는 어린이 청소년 포교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사자후와 같았다.
 

도성스님은…
사실 도성(道成)스님은 청소년 포교보다 전통 의례로 더욱 유명하다. 2019년 4월 국가 무형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된 ‘불복장작법’ 보유자다. 스님은 이 문화재의 보유단체인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에 소속돼 있다. 실제로 스님의 행적은 사찰 불사와 중요 행사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난 6월 장성 백양사에서 엄수된 백운대강백 영결식에서 스님은 영결법요를 집전했다. 2월에는 미국 프리어·새클러 박물관의 초청으로 불복장작법 의식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과거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미래 불교를 위해 청소년 포교에 매진하고 있는 스님의 원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도성스님은 1982년 부산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불복장을 전수받기 시작한 때는 1976년부터다. 백양사 수산스님으로부터다. 백양사 교무국장, 광주 관음사 주지, 호남불교대학 학장, 영광 불갑사 주지, 영광 마라난타사 주지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스님은 2008년 광주 복암사를 창건하고 전통과 미래를 위한 원력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광주전남 불교합창단 운영위원장, 광주불교연합회 부회장, 더해피로드 바라밀봉사단 운영위원장 등은 지역불교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스님의 직책 중 일부다.

광주=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maha0703@ibulgyo.com

[불교신문3619호/2020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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