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처님뿐만 아니라 큰스님들이 열반하시고 화장(다비)을 한 후 나온다는 신비한 사리(舍利)라는 것은 무엇이며, 왜 나오는가? 


사리는 신체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서 유래
사리 유무가 수행력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A    우리나라 사찰 중에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는 이름의 5대 성지가 있습니다. 적멸보궁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인도 부다가야의 보리수나무 아래를 ‘적멸도량(寂滅道場)’이라고 한데서 연유합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시고 다비를 한 후, 아주 많은 유골이 재 속에 나왔는데 이를 모신 곳을 탑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이 탑의 기원입니다.

탑은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 불상이 만들어지기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불자의 숭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신라시대의 자장율사는 중국 당나라에 유학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상당수의 부처님 유골을 가져와 전국 다섯 군데에 절을 짓고 그곳마다 부처님 유골을 분산시켜 보관하였습니다. 이 부처님의 유골을 ‘사리’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신 곳을 탑이라고만 하지 않고 보궁이라고 하여 더욱 귀하게 모셨습니다. 양산 영축산 통도사와 평창 오대산 월정사, 영월 사자산 법흥사, 정선 태백산 정암사, 인제 설악산 봉정암이 자장율사에 의한 5대 적멸보궁입니다.

사리는 ‘신체’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Sarira)’에서 유래했고, 지금은 줄여서 ‘사리’라고 부릅니다. 원래 ‘몸’을 의미하는 사리라는 복수형이 되면 신골, 유골이라는 뜻이 됩니다. 사리는 그 크기도 다양하지만 색깔도 황금색, 검은색, 붉은색, 흰색 등 영롱한 빛깔을 띱니다. 인하대의 임형빈 박사는 1993년 말 한 고승으로부터 수습된 사리 2과를 제공 받아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뼈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발견됐고, 사리의 강도가 강철보다도 단단했다는 점입니다. 용융점이 1200도를 넘는 프로트악티늄과 티타늄은 고온에서 녹는 물질이라 발견될 수 있지만, 용융점이 186도인 리튬은 저온에서도 녹아버리므로 다른 원소와 결합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아야 한 답니다. 특히 방사성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 등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신비로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원소를 상온에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리는 불교만의 독특한 신비 현상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인하여 부처님의 정법이나 큰스님들의 가르침이 가려져서는 안 됩니다. 사리의 유무나 많고 적음에 따라 스님들의 수행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불교 수행은 사리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사리(法舍利)입니다. 이것보다 더 영롱하고 더 단단하며 오래가는 아름다운 사리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불교신문3619호/2020년10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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