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만다라’ 독립영화 감독 구담스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지역 불교계 역할 조명
미래 주목되는 영화인
“영상포교 관심 가져달라”

10월5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구담스님. “불교영화의 발전을 이끌며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0월5일 서울 조계사에서 만난 구담스님. “불교영화의 발전을 이끌며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광주 선덕사 총무 구담(瞿曇)스님은 독립영화 감독이다. 1975년생으로 동국대 영상대학원에서 영화기획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두 번째 화살> <불타는 다이어트> <크리스마스의 제사> 3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10회 대원불교문화상을 수상했고 <크리스마스의 제사>2020년 인도 타고르영화제에서 이 달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그 참상을 소재로 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제목은 <오월의 만다라>. 조금씩 입지를 다져가는 영화인이고 불교계가 눈여겨볼 만한 스님이다.

스님의 영화는 흥행이 아니라 보살행을 지향한다. 영화를 매개로 한 포교는 사실상 불모지라는 불편한 자각 속에서 영화감독 겸 제작자 일을 시작했다. “영상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답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부처님의 속명인 고타마의 음차(音差) ‘구담을 법명으로 쓰고 있다. 이에 걸맞게 주로 존재의 의미를 다룬다.

<두 번째 화살(2018)>은 삶과 죽음의 지난한 굴레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불타는 다이어트(2019)>는 다이어트를 하다가 깨달은 욕망의 실체를 시각화했다. <크리스마스의 제사(2020)>는 잠재된 자아의식에 대한 내적 성찰을 이야기로 풀어간다.
 

네 번째 단편영화인 <오월의 만다라>는 개인의 내적 깨달음을 사회적 실천으로 승화시키는 출가수행자의 성장기를 중심에 두었다. 항쟁에 직접 참여했던 스님의 옛 기억을 더듬어 그날의 조각들을 고통스럽게 맞춰간다. 무엇보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과 함께한 지역 불교계의 활약상이 사회적으로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답답함이 제작 동기가 됐다.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광주의 대표 사찰 증심사, 원각사, 관음사, 선덕사를 주요 무대로 삼았다. () 도청 청사, 금남로 등 ‘5.18’하면 떠오르는 공간에서도 작업을 진행한다. 프로듀서 조감독 등 주요 스태프들도 광주의 영화인들을 썼다.

구담스님은 “<오월의 만다라>80년 오월과 불교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첫 시도임과 동시에 그동안 부족하였던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영상 포교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지침의 사례로 전해지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영화의 전체 러닝타임은 35분이고 20213월 시사회를 열려고 한다. 독립영화는 비용도 독립적이므로, 전체 제작비는 구담스님 개인이 부담한다. 10월부터 촬영인데 생각보다 스케일이 커져 돈이 모자란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계획하고 있다.

“(타종교에 비해) 불교계의 5.18 추모 영상 사업은 전무한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은 소임과 능력이나마 보태겠다거나, “불교영화의 발전은 곧 이 시대의 불교문화 중창을 견인해가는 지평이 될 것이라거나 모연문의 내용은 비장하다. 미디어를 외면하면 포교는 불가능하거나 구호에 그칠 뿐인 시대다. 불자라면 도와주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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