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으로 가는 길

도견스님 지음/ 씨피엔
도견스님 지음/ 씨피엔

“누군가 나의 이름을 물으면 나는 본래 이름 없이 왔다가 아무런 흔적 없이 자연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니 ‘자연을 사랑하는 스님’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지역민과 함께 자연 보호와 생명 문화재 보호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철원 도피안사 주지 도견스님이 ‘자연주의 철학’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에세이 <피안으로 가는 길>을 최근 펴냈다.

도견스님은 국보 제 63호 철조비로자나불 좌상과 보물 제2-23호 도피안사 3층 석탑이 수려하게 자리하고 있는 철원의 화개산에 위치한 도피안사를 평생에 거쳐 일궜다. 또한 한국전쟁 중 백마고지 전투에서 희생된 국군장병들과 지역민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해마다 수륙대재를 봉행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타인과 자연에서 분리돼 홀로 가는 게 아니다”라는 스님은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함께이며 그 자연에 발자국을 새기는 사람 모두와 함께하는 삶을 지향해 왔다. 이 책은 그러한 믿음으로 한평생을 살아오며 자연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스님의 마음 따듯한 이야기다.

“흔히 우리들이 봄이 오면 꽃이 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다. 꽃이 없는 봄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만약 이 대지에 꽃이 피지 않는다면 봄 또한 있을 수 없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는다. 계절의 순환에 따라서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한 송이 꽃이 피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받쳐 주고 있다.” 어느새 쌓인 스님의 짧은 생각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고, 생명문화 보존에 대한 남다른 식견은 독자들에게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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