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500km 대장정’
"다시 없을 기회라 참석, 민폐 끼치지 않고 최선 다할 것"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동참자 이재순 보살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동참자 이재순 보살.

공주 마곡사 신도인 이채순(75, 충남 아산)씨는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단 최고령이다. 고운 법복 차림으로 매일 새벽 순례길에 동참하는 이채순 보살은 남다른 의지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채순 보살이 75세의 나이로 순례단에 참여한 것은 스님과 함께 걷기수행을 할 수 있는 생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서다. “혹여 민폐가 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꼭 함께 걷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평생 불자로 살면서 봉정암을 30여 회 이상 올랐다는 이채순 보살은 걷는 건 자신 있었는데, 막상 대중과 함께 행선을 해보니 어렵고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교차가 커서 아침 저녁으로 춥고, 한낮에는 뜨거운 태양 속에서 땀을 흘리며 걷다가 야영지로 돌아오면, 샤워시설도 마땅치 않아 세면대에서 찬물로 손과 얼굴을 씻어야 한다. 화장실도 텐트와 멀리 떨어져 있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빠른 걸음에 맞추는 일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힘든 순간 이채순 보살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떠올린다. 영화 ‘아홉스님’을 보고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알았다는 이채순 씨는 “순례 전날 대구 동화사에서 사부대중이 함께 텐트를 치고 잤는데, 그 때 정말 추웠다”며 “초가을 산사에서 보낸 새벽공기가 이렇게 찬데, 스님들이 난방도 하지 않는 천막에서 하루 한 끼 공양만 하며 정진한 게 얼마나 고행인지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순례 3일차 고통 속에서 한 발 한 발 떼고 있지만, 이채순 보살은 스님과 신도들이 응원해줘서 힘을 얻고 있다. 혹여라도 낙오될까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해 대중의 힘으로 걸을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이채순 보살은 “스님들과 건강하게 순례를 마치는 게 지금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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