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동국사 · 불교신문 공동기획’
100년전 신도증…나라 빼앗긴 시대 미륵불 ‘신앙’ 증거


이름, 주소, 낙관 등 선명
21살 김상현 불자 신도증
사명감 주의 사항도 적혀
일제 신행 생활 연구자료

근대자료를 다수 보관하고 있는 군산 동국사(주지 종걸스님, 시립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장)와 불교신문(사장 정호스님)은 동국사가 소장하고 있는 근대불교사료를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연속 보도한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위봉사 전주포교당이 발행한 불교신도증 앞면.
일제강점기인 1918년 위봉사 전주포교당이 발행한 불교신도증 앞면.

102년 전 신도증이 나왔다. 군산 동국사(주지 종걸스님)는 1918년 9월24일 위봉사 전주포교당이 발행한 ‘불교신도증’을 공개했다. 앞면에는 ‘나무미륵존불’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이란 글씨와 더불어 신도 이름, 주소, 발행일, 발행처 등이 적혀 있다. 전주포교당 직인도 찍혀 있다.

신도증의 주인공은 전북 고창군 대산면 덕천리에 거주하는 김상현(金相鉉) 불자로 생일은 1897년 8월 7일이다. 21살 청년이었다. 발행처는 ‘대본산(大本山) 위봉사 전주포교당’이다.

위봉사는 삼국시대 서암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북 완주군 소양면 추줄산(崷崒山)에 있으며, 현재는 제17교구 금산사 말사이다. 하지만 신도증 발행 당시에는 조선 31본산 가운데 한 곳이었다. 1918년 발행된 신도증으로 일제강점기 위봉사가 전주 시내에 포교당을 운영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무렵 위봉사 주지는 곽법경(郭法鏡, 1877~?) 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불교신도증의 뒷면에는 불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수행 정진을 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과 주의 사항이 적혀 있다. 일부는 다음과 같다. “세계에 불교가 유(有) 함은 오인(吾人, 우리)의 생명이라, 즉 중생으로 하야금 고해(苦海)에 위안을 득(得)케 하고 … 제씨(諸氏)는 신앙(信仰) 하시오.… 차증(此証, 이 증서)은 남녀노소 물론하고 불교를 신(信)하난 자의계(자에게) 차(此)를 교부홈. 차증을 수지한자난 특히 미륵존불을 숭봉(崇奉)홈”
 

불교신도증 뒷면.
불교신도증 뒷면.

군산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은 “나라를 빼앗긴 암울한 상황에서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을 신앙하며 현실을 이겨내고자 했던 조선불자들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담은 신도증”이라면서 “일제강점기 불자들의 신행생활을 연구하는데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군산=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불교신문3618호/2020년9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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