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흥 국난극복 자비순례
앞두고 8월 말부터 시작한
새벽 행선 사부대중 참여
높은 호응 속 9월24일 마무리

9월24일 오전4시 잠실철교 아래에서 내려다본 상월선원 만행결사 순례단의 새벽 행선 모습. 70여 참가자들은 오전3시 봉은사 일주문 앞에 집결해 탄천과 천호대교를 지나 다시 봉은사로 돌아오는 새벽 정진을 이어갔다.

한국불교 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는 자비순례를 앞두고 매주 목요일 새벽 진행해온 행선(行禪) 정진이 사부대중의 높은 참여율과 호응 속에 마무리 됐다. 동화사에서 봉은사까지 500km 거리를 완주하기 위한 사전 정진이었지만, 매번 7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한자리에 모여 결사 의미를 되새기고 불교중흥을 한뜻으로 염원했다.

9월24일 오전3시. 이날도 어김없이 봉은사 일주문을 시작으로 탄천과 천호대교를 지나 다시 봉은사로 돌아오는 새벽 정진이 이뤄졌다. 봉은사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한 비구 스님과 비구니 스님에 이어 재가 보살과 거사들이 그 뒤를 따랐다.

상월선원 만행결사의 긴 순례 행렬은 약 한 시간 반 동안 고요한 침묵을 이어가며 쉬지 않고 걸었다. 코스 중간 지점에서 10분간 휴식을 가진 뒤, 오전4시40분께 봉은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잠들어 있던 도심도 사부대중의 힘찬 발걸음 소리에 서서히 깨어나는 듯 했다.

만행결사 자비순례 사부대중은 10월7일부터 21일간 펼쳐지는 ‘불교중흥과 국난극복 자비순례’의 원만 회향을 기원하며 매주 목요일마다 새벽 정진을 가져왔다.
 

9월3일 폭우가 쏟아지는 새벽에 행선정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행결사 자비순례 사부대중.
9월3일 폭우가 쏟아지는 새벽에 행선정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행결사 자비순례 사부대중.

강한 태풍과 코로나 사태로 심각성이 더해지던 8월27일을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모임을 이어왔다. 8월20일을 시작으로 9월3일 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강타한 날에도, 9월10일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지던 날에도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행선 정진을 이어가며 대장정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완주에 대한 의지도 단단히 굳혀나갔다. 9월24일 또한 70여명의 사부대중이 함께했으며 세 시간에 가까운 정진도 무사히 마무리됐다.

매주 새벽 정진에 참여한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걸으면 살고 멈추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만행결사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몸과 마음을 단련한 시간이었다. 완주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라 믿는다”며 “승속이 함께 순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매번 새로운 자극이 됐다. 지금도 역시 스님들과 함께 걷는다는 것에 대한 진지함과 경건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자비순례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21일간의 대장정에 참가 원력을 낸 윤정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도 “의미 있는 결사에 동참하게 됐는데,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준비 순례를 마치고 나니 21일 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21일 간의 순례는 인생에 두 번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해 신청했다. 무사히 회향하고 나면 저 스스로 굉장히 뿌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정진을 지켜보며 합장으로 응원한 시민들도 있었다. 조정필(서울 송파구, 69)씨는 “지켜보면서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지고, 합장을 하게 됐다. 지난주에도 운동 나왔다가 먼발치에서 보았다”며 “부처님이 내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새벽운동을 나온 시민이 정진대중을 보고 합장을 하고 있다.
새벽운동을 나온 시민이 정진대중을 보고 합장을 하고 있다.

한편 상월선원 만행결사 사부대중은 10월7일부터 27일까지 21일간 국난극복과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며 순례에 나선다. 10월7일 오전8시 동화사 통일대불전 앞에서 진제 종정예하가 참석한 가운데 입재식을 갖고 곧바로 본격적인 순례를 떠난다.

하루 30km 이상 500km에 달하는 길을 걸어 10월27일 오전11시 서울 봉은사 대웅전에서 회향 법회를 갖는다. 구미 도개면에 있는 신라불교 초전지와 2010년 4대강 공사 중 발견된 낙단보 마애부처님 앞에서 법회를 갖고, 결사에 대한 의미와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법석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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