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취임 2주년 특별 인터뷰


본인기본부담금제 성공적 정착
안정적 수행환경 마련에 최선

인도 분황사·계룡대 법당 등
백만원력불사 성과 차츰 가시화

선(禪)과 명상 콘텐츠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해야

9월28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본지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모든 종도들의 따뜻하고 고귀한 원력 덕분에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며 백만원력 결집불사 등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일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9월28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본지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모든 종도들의 따뜻하고 고귀한 원력 덕분에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며 백만원력 결집불사 등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일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928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본지와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인터뷰를 통해 지난 2년 간 소회와 향후 종단 운영 기조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올해 시작과 함께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난히 시끄러웠지만,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흔들림 없는 행보를 보여줬다. 오로지 종단 발전과 불교 중흥을 위해 진력한 시간들이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선제적이고 대승적인 조치로 불교계에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 상황에 대해선 우리 종단의 모든 종도들과 불자들의 마음을 잘 모아 제안한 것 뿐이라며 모든 공을 사부대중에게 돌렸다. 대신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종단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화합과 소통이라는 36대 집행부의 핵심 기치를 중심으로 종단이 역점 추진하는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구체적인 경과를 비롯해 △안정적인 승려복지제도 시행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 경색된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 기후환경 위기 극복 등 대사회 분야 과제 등 주요 종책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코로나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불자들은 호국안민의 정신을 발현해 사회 곳곳에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많은 분들의 따뜻하고 고귀한 원력을 받들어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과의 특별인터뷰는 9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총무원장 집무실에서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답을 나누고 있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오른쪽)과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문답을 나누고 있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오른쪽)과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1.
어느덧 총무원장 취임 2주년을 맞으셨습니다.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요. 그간 내부 갈등 치유와 종단 안정, 그리고 백만원력 결집불사까지 종단 안팎으로 굵직한 성과를 내셨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소회와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종책 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올해 뜻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코로나19는 국가적 위기는 물론 우리 불교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남은 기간 중요한 것은 이런 국가적 위기와 우리 불교계가 처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원만한 회향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모든 종도들의 정성을 하나로 모으는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사부대중과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2.
총무원장 스님 말씀대로 코로나19 관련 질문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올해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병하는 이웃 종교계와 달리 불교계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교계 안팎에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총무원장 스님의 선제적이고 대승적인 결단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우리 종단의 최우선 가치는 국민 안전과 생명입니다. 때문에 코로나 발생 초기인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전국사찰에 여러 차례 지침을 전달하고 초하루법회, 봉축법요식, 백중법회 등 사찰의 주요 법회 및 행사의 중단‧축소를 요청했습니다. 또한 부처님오신날 연기, 연등회 취소, 구족계 수계 연기 등 주요 일정들을 변경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하고자 대구·경북지역에 감로수(생수)와 기금을 전달했고, 각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피해 지원 활동에 동참했습니다. 최일선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는 의료진에 사찰음식 도시락과 템플스테이를 지원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와 결정은 제 개인의 판단이 아닙니다. 우리 종단의 모든 종도들과 불자님들의 마음을 잘 모아 제안한 것뿐입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희생을 감내해 오신 전국사찰 주지 스님을 비롯한 모든 사부대중 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3.
반면 코로나19로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던 종책 사업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종단의 주요 종책 사업들이 영향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더구나 코로나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주요 사업들의 추진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코로나 이후 모든 영역에 있어서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종단 또한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부분은 비대면 사업으로 전환해 시행할 것을 검토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사업추진 계획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4.
포스트 코로나(Post-COVID) 시대, 종단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한 ‘종단적 대응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비대면(언택트)이 가능한 사업들에 대한 검토도 필요합니다.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화두입니다.

불교의 ‘선(禪)’과 ‘명상’이라는 콘텐츠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이런 콘텐츠를 부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사찰재정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적극적으로 모색하겠습니다.”
 

5.
36대 집행부의 핵심 종책 사업인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대한 종도들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각계각층에서 정성이 연일 답지되고 있는데요. 현재 각 사업별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경과가 궁금합니다.

“불교중흥을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현재 계획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룬 성지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 건립불사’는 오는 11월 초 토목공사와 기초공사 착공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육·해·공군 본부 계룡대 ‘홍제사 건립불사’는 지난 7월 이미 설계 작업을 마쳤고, 2021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불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땅 경주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불사는 현재 기초정비가 진행 중입니다.

노스님들의 치료와 간병을 위한 불교요양원 건립불사는 동국대학교 의료법인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입니다. 세종시에 건립불사 중인 광제사와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은 내년 12월 완공돼 불자들의 신심을 증장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지난 2년간 종단 화합과 안정, 그리고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라는 대작 불사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영천 은해사에서 열린 백만원력 결집불사 대법회에서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이 1억원의 약정 기금을 총무원장 원행스님(왼쪽)에게 전달하는 모습. 불교신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지난 2년간 종단 화합과 안정, 그리고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라는 대작 불사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영천 은해사에서 열린 백만원력 결집불사 대법회에서 은해사 주지 돈관스님이 1억원의 약정 기금을 총무원장 원행스님(왼쪽)에게 전달하는 모습. 불교신문

“백만원력 불사는 불교중흥 향한 원력의 결정체”

남북 민간교류 선도한 불교가
경색된 남북관계 해소에 적격

기후위기 더이상 방치할수 없어 
‘불교환경의제’ 생활속 실천 당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대승보살 원력 마음속 새겨야”

 

6.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총무원장 스님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보시바라밀을 통해 부처님 법을 바로 세우고, 자리이타의 보살행을 실천하는 운동입니다. 다시 말해서 흩어진 불심을 모아 불교중흥의 기틀을 조성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이 땅의 모든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제 원력의 결정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500대원, 아미타부처님의 48대원 그리고 문수보현관음보살의 10대원 같이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우리 스스로가 대승 원력보살이 돼 내가 불교가 되고, 나 자신이 희망이 되는 삶, 다시 말해서 ‘붓다로 살자’의 출발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부대중이 수희동참하고 있어 기쁜 마음입니다. 모든 불자대중이 선근공덕을 쌓아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원만 회향할 수 있기를 서원합니다.”
 

7.
이전과 달리 승려복지제도 필요성에 대한 스님들의 인식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안정적 재원확보가 필수적인데요.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위해 올해 7월부터 첫 시행한 승려복지 본인기본부담금제도가 첫 달 83% 참여율을 보이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습니다. 이는 종단의 승려복지제도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여겨집니다. 사실 본인기본부담금 제도를 도입할 당시 스님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아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놀라운 성과를 낸 것은 종단에 대한 스님들의 신뢰가 높아진 결과로 보입니다. 이는 중앙종회에서 승려복지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스님들의 참여를 이끌어 준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종단은 승려복지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종단의 모든 스님들이 노후 걱정 없이 수행하고 포교하며 봉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8.
총무원장 스님께선 7대 종교 연합단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과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 대표의장 소임을 맡으시면서 종교간 화합과 상생을 위해 노력중이신데요.
 

“우리는 현재 문화와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 통신과 과학의 발전이 더디었을 땐 종교가 문화와 철학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 중심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습니다. 비종교인구가 차츰 늘어나고 있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명의 발전은 인류로 하여금 인류 본연의 모습에 집중하기 보다는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하는 폐해를 가져왔습니다. 종교가 인류의 핵심가치에서 잠시 멀어지는 듯 보이지만 지치고 피로해진 인류는 다시금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종교에 귀의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에 우리 종교는 대립이 아닌 화합과 상생을 통해 인류 정신문화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합니다. 종교간 장벽을 없애고 모든 인류에게 안식처가 돼야 합니다. 종교가 화합하고 상생하지 못한다면 인류에게는 이보다 더 큰 재앙은 없을 것입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 소임을 맡으며 종교간 화합과 상생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사회에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 2월에는 남북공동행사에 종교계가 연대해 참석했고, 2019년 8월에는 세계종교인평화회의 총회에도 함께 참가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복지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격려 방문을 통해 협력과 공동 대응 방안도 모색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에서는 이슬람 등 이웃종교를 이해하기 위한 세미나도 매년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종교간 상시 교류도 게을리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이웃종교와 상시적으로 만나고 대화하는 자세가 미래의 종교에서는 낯설지 않은 모습이 될 것입니다.”
 

9.
지난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예방 자리에서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 등 민간교류 필요성을 역설하셨습니다. 경색된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묘안이 있을까요?

“남북문제는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단순히 남과 북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해방이후 통일된 국가로 출범하지 못한 것부터가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라는 두 개의 레일 위에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느 한쪽 레일 위에서만 움직여서는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킬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의 결과입니다.

이인영 장관이 말한 두 개의 레일에 보태어 남북문제 진일보를 위한 하나의 레일을 더 추가해볼까 합니다. 그것은 종교계를 포함한 ‘민간교류 레일’입니다. 현재까지 남북관계는 정부 주도하에 진행돼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당국 간 대화 채널이 단절되면서 인도적 지원사업을 포함해 모든 교류협력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계를 포함한 민간교류라는 또 다른 레일이 깔린다면, 남북교류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궤도를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특히 종교계는 그간 북한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인도적 차원으로 즉각 대응해 오면서 깊은 신뢰를 구축해 왔습니다. 현재도 코로나19는 물론 수해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북녘 동포를 위해, 각 종교계는 물론 KCRP 차원에서 보건의료와 방역 같은 인도적 협력사업을 즉각적으로 펼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불교계는 종교 및 민간차원의 남북협력사업을 선도해 왔습니다. 지난해 2월 금강산 신계사에서 강수린 북측 조불련 위원장을 만나 신계사 템플스테이를 제안한 것은 신계사 복원불사를 통해 다져진 상호 신뢰를 변함없이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란 말이 있듯이 남북의 교류협력 사업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궤도 이탈 없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10.
최근 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불교계에선 부처님 가르침을 근거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모든 생명과 존재는 존귀하고 평등하다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따라서 차별금지에 대해서 불교는 원칙적 찬성의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일부 종교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성 소수자에 대해서도 이를 부추기거나 장려한다는 차원보다는 시민으로서 어떠한 차별도 받아선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상계동 희망촌을 찾아 솔선수범 연탄 릴레이를 하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오른쪽)의 모습. 불교신문
지난해 12월 서울 상계동 희망촌을 찾아 솔선수범 연탄 릴레이를 하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오른쪽)의 모습. 불교신문

11.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자비를 전하는 게 종교 본연의 역할로 볼 수 있습니다. 향후 중점을 두고 진행해야 하는 대사회 분야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동안 종단은 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약자와 노동 현장에서의 어려운 분들을 보듬고 함께 하는 활동에 전력을 다해 오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사회노동위원회 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사회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갈등을 완화하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부패와 불공정을 해소하고 노인빈곤, 청년실업, 주거와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집회 결사의 자유 등 시민민주주의의 내용과 형식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우리 사회는 점차 어려워지고 갈등은 첨예화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사회적 대타협이나 화쟁의 정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문제는 ‘기후위기 극복’입니다. 몇 달 후인 2021년 1월부터 파리기후협정이 발효됩니다. 우리나라는 ‘기후위기 악당’이라는 오명을 국제사회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나와 무관한 객관 세계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소비생활로 다음 세대들에게 인류멸종이라는 섬뜩한 과제를 남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 종교계와 시민사회는 인류멸종을 막고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작은 실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자들은 오계를 실천하고 환경위원회에서 채택한 ‘불교환경의제 21’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한다면 가장 모범적인 실천이 될 것 같습니다.”
 

12.
올해 종단은 송광사 치성도, 신흥사 영산회상도 등을 환지본처한 성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성보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종단의 환수정책 계획은 무엇인지요?

“우리 종단은 도난 및 유출 성보문화재 모니터링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보환수를 위해 문화재청과 경찰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등의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종단의 상시 모니터링 가운데 도난 및 유출 성보를 확인하면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즉시 환수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종단은 어떠한 경우라도 성보문화재를 환지본처할 수 있는 환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성보환수기금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 점이 있지만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반드시 우리의 성보가 예경의 대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3.
마지막으로 종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어느덧 총무원장 소임을 맡은 지 2년이 돼가고 있습니다. 그간 종단 화합과 안정을 중심 과제로 삼고, 백만원력 결집불사라는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긴 여정에 돌입했습니다. 이제 차츰 백만원력 불사의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는 대승보살의 원력을 항상 마음속에 지녀야 합니다.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마침내 큰 바다가 되듯 우리 불자 한 명 한 명의 원력이 모이면 한국불교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불교의 내일을 위해 정성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올해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우리 불자들은 한국불교의 유전자에 각인된 ‘호국안민(護國安民)’의 정신을 발현해 사회 곳곳에 자비를 실천했습니다. 모든 분들의 따뜻하고 고귀한 원력 덕분입니다. 그 원력을 받들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정리=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불교신문3616호/2020년9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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