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 사상의 연구 출발 알리는 첫 ‘개론서’
탄허 사상의 연구 출발 알리는 첫 ‘개론서’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0.09.21 11:17
  • 호수 3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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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스님 전공 1호 박사
문광스님의 학술 연구서
관련 학문 길잡이 기대

“스님의 자료들 결집하고
정본화 작업에 착수해야”

탄허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문광스님 지음 / 민족사
문광스님 지음 / 민족사

한암선사의 법맥을 이은 수제자로 유불선(儒佛仙)에 두루 능하며 근현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선지식으로 꼽히는 탄허 선사(1913∼1983). 조계종 교육아사리, 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를 맡고 있는 문광스님이 탄허스님의 사상을 연구해 쓴 박사 학위 논문을 책으로 엮은 학술서 <탄허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을 출간해 주목된다.

19년 동안 탄허스님을 사상을 연구한 문광스님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탄허스님 전공 국내 1호 박사’다. 이 책은 탄허스님의 광활한 학술을 유교·불교·도교·기독교를 융합해 사교 회통 사상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 종합적으로 고찰한 것이다. 때문에 본격적인 탄허 사상 연구의 출발을 알리는 개론서이자 앞으로 탄허학 연구의 길잡이가 될 중요한 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탄허스님은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강백으로 역경과 교육 방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대석학이자 사상가였다. 총 20종 80권의 역저를 남겼는데 그 대표적인 경전이 <신화엄경 합론(新華嚴經合論)>이다. 또 오대산 수도원을 설립해 인재를 양성하는 등 교육 불사에도 헌신했다. 이 같은 탄허스님의 생애에 대한 연구는 스님의 탄생 100주년인 2013년부터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럼에도 탄허스님의 사상을 연구한 단편적인 논문은 있어도 연구서나 박사 논문은 나오지 않았다. 스님의 사상이 너무 넓고 방대했기 때문이다. 현재 불교신문에서 ‘한국학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는 문광스님은 그동안 미진했던 탄허스님의 사상에 초점을 맞춰 깊이 있는 천착과 철저한 분석을 통해 회통 사상이 갖는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찰했다. 이로써 탄허스님의 학문체계가 종교와 사상을 초월해 하나의 종지로 관통되는 총합적 특질에 대해 밝히고 있다.

특히 문광스님은 탄허스님의 사상을 단편적으로 파악하는 것에서 탈피해 전체를 하나의 얼개와 일관된 사상체계로 보고자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또 그의 대표적인 사상 가운데 하나인 회통 사상을 동양의 삼교가 아닌 서양의 기독교를 포함한 사교에까지 확대해 고찰하였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를 맡고 있는 문광스님이 탄허스님의 사상을 연구해 쓴 박사 학위 논문을 책으로 엮은 학술서 '탄허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을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진묵조사 제모문(祭母文)’을 쓰고 있는 탄허스님의 생전 모습.
조계종 교육아사리, 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를 맡고 있는 문광스님이 탄허스님의 사상을 연구해 쓴 박사 학위 논문을 책으로 엮은 학술서 '탄허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을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진묵조사 제모문(祭母文)’을 쓰고 있는 탄허스님의 생전 모습.

즉 각기 독자성과 나름의 자기완결성을 가지고 별도로 존립할 수도 있는 선사상, 화엄 사상, 역학 사상, 유학사상, 노장 사상, 기독교 사상, 간산 사상 등을 ‘사교 회통’이라는 하나의 얼개와 ‘심성(心性)’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수렴해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허스님의 학술과 사상이 전체적으로 거대한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 속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밝혀 의미가 남다르다.

이와 더불어 문광스님은 방대한 탄허스님의 사교 회통사상을 도표를 통해 정리 요약했다. 그리고 “탄허스님의 사교 회통 사상의 최종적인 성과는 도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불사와 역경결사로 결실을 맺은 것”으로 파악해 그의 역경의 실상을 분석해 보였다.

또한 탄허스님이 당대 일은 하지 않고 천 년을 지속하는 불사를 짓겠다고 천명했던 번역의 원칙과 주석의 선별, 현토와 직역 위주의 번역의 이유를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광스님은 탄허 사상의 종합적 고찰을 위해 현전하는 자료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정리했다. 탄허스님의 80권에 달하는 역·저서들 가운데 스님의 독자적인 사상이라고 할 만한 주석과 주해들을 추출해 1차 자료로 삼고, 여기에 스님의 강의를 담은 테이프, 동영상, CD자료들을 입수, 필요한 대목들을 문헌화함으로써 앞으로 학술 자료로 남을 수 있도록 대거 인용했다.

여기에 한곳에 결집되지 못한 채 흩어져 있던 탄허 관련 자료들을 취합하고, 제자들을 직접 만나 당시 정황과 전수받은 가르침을 수렴해 연구에 적극 반영했다. 이처럼 흩어져 있던 자료들을 모아 탄허스님의 사상을 세밀하게 분석하며, 스님의 사교 회통 사상이 한국불교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닌 사상임을 입증하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문광스님은 “탄허스님 사상의 핵심 요소들은 문헌 밖에 있는 강의 내용 속에 무진(無盡)으로 포진돼 있다”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자들이 함께 동참해 스님의 자료들을 한 곳으로 결집하고 정본화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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