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은 어디서 오셨는가’
중생이 기쁘면 부처님도 기뻐


작은 미물, 곤충과 큰 짐승도
부모 공경하듯 갖가지로 공양
모든 중생 부처님같이 섬겨야

혜총스님
혜총스님

⑨ 항순중생원(恒順衆生願)   모든 중생 섬기기를 부처님같이 가지가지 방법으로 즐겁게 함이 보리도를 이루는 바른길이니, 허공계가 다하도록 수순(隨順)하리다.

중생을 수순한다는 것은 모든 중생을 부처님처럼 섬기는 것이다. 왜 중생을 부처님처럼 섬기느냐 하면 모든 부처님은 중생으로부터 나오셨기 때문이다. 만약 중생이 없다면 일체 보살이 마침내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 없다.

그렇기에 사람만 부처님처럼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미물곤충에서부터 큰 짐승, 땅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못났거나 잘났거나, 사지가 있거나 없거나, 빛깔이 있거나 없거나, 생각이 있거나 없거나, 차별하지 않고 모든 중생들을 섬기고 갖가지로 공양하되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같이 하며, 스승이나 아라한 내지는 부처님처럼 받들어 평등하게 하여 다름이 없게 하는 것이다.

몸이 아파 고통받는 자에게는 좋은 의사가 되어주고, 길 잃은 자에게는 바른 길을 보여주고, 어두운 밤에는 광명이 되어주고 가난한 자에게는 보배 창고가 되어서 일체 중생에게 이익을 주어야 한다. 역대 제불보살들이 모두 이렇게 중생을 섬기는 행을 하셨기에 우리도 그렇게 따라 배워서 행해야 한다.

이렇게 중생을 수순함이 곧 모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수행이다. 이렇게 중생을 존중하고 받들어 섬김이 곧 부처님을 존중하고 섬기는 일이요, 중생을 수순해서 중생이 기뻐하면 곧 모든 부처님께서 기뻐하신다. 

그래서 보현보살님은 중생 수순하기를 허공계와 중생계가 다하며 중생업과 중생의 번뇌가 다할지라도 이 수순함은 다함이 없어서 생각마다 이어져서 끊어짐이 없게 하되 몸과 말과 생각으로 하는 일에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게 하겠다고 서원하셨다.
 

삽화=손정은
삽화=손정은

⑩ 보개회향원(普皆廻向願)   부처님께 예경하고 수순하기까지 지은 공덕, 중생에게 회향하옵되 그들이 지은 죄업 내가 다 받고 모두 다 해탈열반 얻어지이다.

수많은 공덕을 지었을지라도 회향을 하지 않으면 그 공덕은 물거품이 된다. 회향은 공덕의 마침표이다. 처음에 부처님을 예배한 공덕으로부터 설법해주시기를 청하고 오래 머무시기를 청하고 부처님의 수행과 가르침을 모두 따라 배우는 그 공덕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공덕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중생을 위해 돌려주는 것이다. 

왜 돌려주어야 하는가. 그 공덕이 온 곳이 바로 깨달음을 구하고자 가지가지 수행하는 보리(菩提)의 자리에서 왔고, 궁극적인 열반의 자리에서 왔고, 또한 모든 중생에게서 왔기 때문에 회향삼처실원만(廻向三處悉圓滿), 이 세 곳으로 나의 공덕을 원만하게 다시 돌리는 것이 실다운 보살의 도리이다.

이렇게 보살이 닦은 회향이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며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할지라도 다함이 없어서 생각마다 이어져서 끊어짐이 없게 하되 몸과 말과 생각으로 하는 일에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게 하는데 왜 그렇게 하느냐.

이 행원을 다 성취하고 나면 복덕이 무량해져 능히 고통의 바다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여 그들을 모두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세계로 왕생하게 하기 때문이다.

[불교신문3615호/2020년9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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