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비대면 신행증가
문광스님 유튜브·밴드 활용
재가자들과 수행 ‘연공정진’

불교인재원 영상 강의 시작
포교사단도 수행일지 작성

문광스님의 연공최귀 밴드 화면. 매일 수행 인증글이 올라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신행활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자 공간에서 수행하는 불자들을 위해 온라인 비대면으로 지도점검해 주는 활동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혼자만의 수행이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을 때 스님과 도반들이 곁에 있는 것처럼 함께한다면, 온라인 정진 또한 한층 더 성숙한 신행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네이버 밴드에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 하루 수행한 내용과 감상을 일기형식으로 올리고 인증하는 불자들이 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 문광스님이 8월 개설한 ‘연공최귀 (連功最貴)’라는 온라인 공간에서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행하는 연공정진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는 뜻을 지닌 이 모임에는 현재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정진한 내용을 적어 올리고, 문광스님으로부터 지도점검도 받는다.

밴드에 접속하면 상단에 ‘하루50분 이상 연공 수행하기’라는 과제명을 볼 수 있다. 인증규칙은 어떤 수행이든 50분 이상 하고, 본인이 공부한 시간을 여기에 남기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9월15일 현재 45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회향은 2021년 8월1일이다. 화두참선 50분, 금강경 화엄경 3독, 잠들기 전 50분 명상, 참회 108배, 호흡명상 등등 다양한 내용 수 십 개가 매일 올라온다. “오늘따라 심하게 화두를 놓친다. 힘들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끝까지 간다는 것이다. 포기는 없다” “하루 한 번 좌복에 앉아 오롯이 나 자신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 쭉 할 뿐” “새벽에 가까울수록 망상이 덜하다”라는 수행 소감도 올라온다.

최소 50분 이상으로 정한 이유도 있다. 스님에 따르면 <서장>이나 <선요> 등 모든 책들이 한결같이 이야기 하는 공부의 장애는 두 가지 인데, 바로 혼침과 도거이다. 정신이 맑아지면 딴 생각이 들고, 집중해서 뇌파가 고요해지면 졸린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극복하려면 50분 이상은 해야 마장을 이겨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10여 년 전 화계사 불교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면서 만나는 불자 모두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수행해보자’고 권해왔다. 밴드 회원 가운데 이때부터 배운 내용을 수행으로 옮긴 이들도 있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재가불자들이 온라인 정진을 제안했고 밴드를 개설하게 됐다.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불자들에게 스님은 독한 공부를 제안했다. 연공을 해온지 5000일이 넘었다는 스님은 “종종 ‘무슨 수행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있는데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느냐고 질문하는 것과 같다”며 “이게 좋다더라 저게 좋다더라 하는 남의 이야기만 좇을 것이 아니라, 108일 동안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해보고 죽을 때까지 평생 해 봐야겠다고 마음을 내시라.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간 무심이 되고 욕심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문광스님은 비대면 수행이 앞으로 보다 폭넓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전 세계인들이 명상 앱으로 수행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내 방이 법당이 되고 내 방이 선방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며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활동보다 앞으로는 비대면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보다 활발한 밴드 활동을 예고했다.
 

불교인재원 온라인 강의 모습. 

재가불자 교육을 이끌어 온 불교인재원 또한 비대면 온라인으로 생활참선 지도에 나섰다. ‘생활참선 공부’ 네이버 카페를 통해 각자의 공간에서 불교와 참선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생활 속 참선으로 공부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과정을 알려주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7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강의하고 즉석에서 질문도 바로 받는다. 그날 온라인 강좌가 끝나면 복습용 영상을 카페에 별도로 게재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마음을 안정시키는 명상을 함께 하고 강의에 들어가며, 댓글로 궁금한 점과 수행한 내용을 적어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 시청자는 10~20여명 정도다. 참선 이론과 실참의 조화를 통해 생활에서 수행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가르치고 있다.

불교인재원은 특히 부처님이 깨친 중도의 가치를 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박희승 불교인재원 이사는 “중도는 양 극단에 집착하지도 않고 중간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중도는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다는 것”이라며 “말로써 깨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중도의 가치를, 말을 떠나 화두로 바로 체험하도록 이끌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뜻하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고생이 많은데 이런 때일수록 생사고해를 넘어가는 마음공부는 더욱 절실하다”며 “영원한 행복 생활참선 도반들은 중도 정견으로 꾸준히 정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계종 포교사단도 올 하반기 비대면 온라인 연수와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 포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최대 행사로 꼽히는 팔재계 수계법회를 취소한 포교사단은 올해 분야별 연수를 온라인으로 실시, 자기점검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금강스님이 강사로 나서 수행론과 절수행, 장호흡과 수식관, 참선, 간경, 염불주력, 계율, 사념처 등을 주요 과목으로 11월까지 3개월간 강의한다. 수행관련 질문을 받고 수행일지 제출 등을 의무화했다.

[불교신문3615호/2020년9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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