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맥도날드 나라별로
메뉴나 굿즈 상품 개발하듯
불교문화재도 로컬될 수 있어
단청 불화 활용한 기념품이나
순례 도장깨기…얼마든지 응용

원혜림
원혜림

코로나가 발생한지 벌써 반년을 넘어가고 있다. 여러 굴곡의 고비를 넘기고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지내고 있다. 보통 여름 휴가철이 되면 사람들이 해외로 발길을 재촉할텐데 지금은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해외여행은 꿈같은 얘기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서라도 콧바람 쐬며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조금씩 국내의 숨은 감성을 느끼고자 지역 위주로 움직이는 여행객과 크리에이터들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덕분에 로컬(지역) 맞춤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로컬을 쉽게 설명하자면 현지화와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적 기업들이 목표시장으로 하는 현지의 문화, 언어, 관습, 자연환경 등을 고려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과정이다. 대표적으로 맥도날드나 스타벅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세계에 퍼져있는 가게가 국가마다 그 식, 생활 문화에 맞춰 메뉴를 선정하거나 굿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로컬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물론 지역마다 큰 차이는 있겠지만, 오래된 시골길,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보면 빽빽하게 들어선 빌라와 알록달록 칠해져 있는 벽화, 7080 세대의 감성을 되살리고 밀레니엄 세대에게는 이국적 느낌의 디스코 감성, 1980년대 트렌디하고 편한 패션, 90년대 아이돌의 착장들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아이돌 가요에서 두드러지는데 블랙핑크가 신곡 ‘How do you like that’ 뮤비에서 개량한복을 입고 나온다던가, 방탄소년단(BTS)은 신곡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디스코 느낌의 음악을 내놓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이전의 감수성들이 모여 새로운 트렌드가 되듯이, 우리 한국 전통의 느낌도 로컬로 변화해 주류가 되고 있다. 요즘에는 전통 스타트업들이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다양한 전통 상품을 내놓는다. 궁궐 단청들, 곡선미를 느낄 수 있는 한복과 도자기 등을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켜 스마트폰, 블루투스 이어폰 케이스 등을 제작하고, 한국 국내 여행 버킷리스트 체크 리스트와 여행지 뱃지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문화재의 중심인 불교문화재와 이를 담고 있는 사찰들도 로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전통의 중심인 우리 사찰의 오래된 느낌과 명당에만 지어져 사찰에서 바라보면 강산과 바다의 풍경의 진수를 볼 수 있으며, 사찰마다 각기 다른 문화재 소유와 다른 단청모양, 경내 마다 다른 건물 배치로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역별로 다른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사찰이 지어진 곳 마다 특유의 색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남부에서는 흙에 철분이 많아 진흙과 붉은 색이 섞인 따뜻한 검붉은 색상을 띄는데, 이는 불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 지역마다 불화의 색상이 다른 것이다. 이러한 지역적인 느낌을 살려 사찰에서도 각자의 특색에 맞춰 여행지로, 문화재 상품으로 내보내는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또한 국내의 사찰들이 보다 더욱 뚜렷한 이미지로 도장깨기와 같이 사람들이 방문할 때마다 각 사찰의 기념품을 하나씩 모을 수 있는 키트가 있다면 재밌을 것이다. 

로컬, 현지화, 지역 특색이 두드러질 수 있게 보다 트렌디하게 발전하고 있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국내 지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내 사찰들도 또 하나의 트렌드와 더불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전통은 전통대로 유지하고 보존하되, 이를 해치지 않고 새로운 현대적인 느낌과 섞여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조화롭게 발전했으면 좋을 것이다.

[불교신문3614호/2020년9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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