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청정이 첫째 관건 … 계정혜 삼학도 잘 실천

‘태교가 왜 중요한 것인가?’ 그리고 ‘태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련된 일반적인 이야기는 이미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고 봅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태교 이야기는 ‘불교적 입장에서는 태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리고 ‘불교적 입장에서는 태교를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하는데 그 주안점이 있습니다.

<부모은중경>에는 ‘七七六精開(칠칠육정개)’라는 말이 있습니다. 임신한 지 칠칠, 즉 49일이 되면, 육근(六根)의 문이 완전히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육근,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즉 눈·귀·코·혀·몸·생각이라는 모든 인식 기관이 제대로 움직이는 시점이 49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늘법당에서 ‘참좋은어린이집’ 원아들과 함께 식물을 돌보고 있는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회주 우학스님.
하늘법당에서 ‘참좋은어린이집’ 원아들과 함께 식물을 돌보고 있는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회주 우학스님.

십이연기(十二緣起)의 시간적 고찰에서 보면, 무명(無明), 행(行)은 과거세의 일이고,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는 현재세의 일입니다. 그리고 생(生), 노사(老死)는 미래세의 일입니다.

이 중, 현재세의 일들은 현재세 안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매일매일, 순간순간 거듭된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듯이 어머니 태 속의 아이 역시 똑같이 작동된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태 속의 아이는 이미 완전한 생명체로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태아는 이미 어머니와 한 몸의 생명체일뿐더러, 그 개체 또한 하나의 생명체로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자불이(母子不二), 즉 자식과 어머니는 둘이 아닙니다. 이체동근(二體同根), 즉 몸이 두 가지로 있지만 한 뿌리입니다. 우리가 늘 쓰는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말이 아주 적격합니다.

어쨌든, 태 속의 아이는 어머니의 신(身)·구(口)·의(意), 즉 행동과 말과 생각을 같이 합니다. 최근, 미국의 피츠버그 대학의 연구에서, ‘지능지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유전자의 역할 비율이 48%, 태내의 환경이 52% 차지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지능지수만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더 나아가서, 인격이나 성격이 어머니의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의 영향으로 거의 고착화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배 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그 자식이 태내에서 건전하게 성장할 것인가?’ 그리고 ‘출생 후에도 지혜롭고, 인격 좋고, 성격 원만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머니가 태교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두 가지가 엄청 중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잉태한 어머니의 육근(六根)이 청정해야 합니다. 즉, 눈·귀·코·혀·몸·생각이 청정해야 그 아이도 청정합니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해보겠습니다.

첫째는 눈(眼)입니다. 눈이 먼저 청정해야 합니다. 눈으로는 무자비한 것, 보면 안 됩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것, 보면 안 됩니다. 대신에 늘, 부처님의 자비로운 상호를 봐야 합니다. 특히, 관세음보살님의 온화하고도 따뜻한 눈길을 자주 봐야 합니다. 일부러라도 아름다운 부처님을 찾아가서 틈틈이 친견하면, 분명히 부처님을 닮은, 복과 지혜가 출중한 아이가 태어날 것입니다.

둘째는 귀(耳)입니다. 귀가 청정해야 합니다. 귀로는 나쁜 소리, 절대 들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얘기, 들으면 안 됩니다. 또한, 남 험담하는 소리, 들으면 안 됩니다. 오로지 긍정적인 얘기, 불교 명상음악, 밝은 찬불가, 스님들의 힘찬 염불 등을 자주 접해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금강경>, 관음정근을 태교음악 삼아 들으시면 좋습니다. 물론 같이 따라 하시면 태교에는 아주 그저 그만입니다.

셋째는 코(鼻)입니다. 코가 청정해야 합니다. 가끔 향을 피우되, 아주 좋은 향을 사용하십시오. 그리고 비린내가 심하게 나는 것, 일부러 코를 들이대서 맡으면 절대 안 됩니다. 그런 음식을 장만하는 것도 임신 때는 피해야 합니다. 자극적인 냄새 역시 피해야 코가 지저분해지지 않습니다. 절에 나가서 가끔씩이라도 은은한 법당 향내음을 맡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넷째는 혀(舌)입니다. 혀가 청정해야 합니다. 혀로는 절대 나쁜 말 하면 안 됩니다. 임신 중에 나쁜 말 하면, 아기에게 곧바로 연결됩니다.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고기 같은 영물의 고기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됩니다. 고기를 먹을 때는, 오정육(五淨肉)을 드십시오. 유튜브불교대학에 들어가서 ‘오정육’ 찾아서 꼭 들으시기 바랍니다. 고기를 드시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입으로는 늘 부처님 경전 읽고, 스님들 지은 책 읽고, 염불수행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입의 청정이 잘 유지됩니다.

다섯째는 신(身)입니다. 신, 즉 몸이 청정해야 합니다. 나쁜 짓 안 하고, 나쁜 곳에 가지 않아야 합니다. 직접 살생하는 것은 꼭 피하시고, 몸을 움직여 할 수 있는 수행, 즉 사경하시면 좋습니다. 무리하지 않는다면 천천히 절하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법당에 자주 나오는 것만으로도 몸이 반듯해지고, 청정해질 것입니다. 어머니의 몸이 반듯해지면, 태내의 아이도 당연히 그 심신(心身)이 반듯해집니다.

여섯째는 의(意)입니다. 의, 즉 생각이 청정해야 합니다. ‘생각이 청정하다.’라고 함은 탐(貪)·진(瞋)·치(癡)의 삼독심(三毒心)을 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헛된 욕심을 버려야 하며, 화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며, 어리석은 마음을 내서는 안 됩니다. 삼독심을 내면 배 속의 아이에게는 절대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늘 바른 것만 생각하면서, 언제나 따뜻한 관세음보살의 미소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사유해야 합니다. 아무튼 어머니의 생각이 청정하면 배 속의 아이 역시 그 생각이 청정하며 몸까지 청정해질 것입니다. 

이상, 육근(六根) 청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한 가지 더, 태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계(戒)·정(定)·혜(慧)의 삼학(三學)을 익히고 닦으라는 것입니다.
 

식물을 돌보고 있는 회주 우학스님과 ‘참좋은어린이집’ 원아.
식물을 돌보고 있는 회주 우학스님과 ‘참좋은어린이집’ 원아.

먼저, ‘계(戒)’라 하면 행위입니다. 어머니의 생각과 행동이 반듯해야 합니다. 임신 중에는 어떤 작은 미물일지라도 악한 마음을 가지고 함부로 죽이면 안 됩니다. 모든 면에 있어서 가능하면 나쁜 짓 하지 말고, 선행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 다음 ‘정(定)’이라 하면 정서적 안정을 말합니다. 어머니가 불안하면 아이에게 절대 안 좋습니다. 태교는 정서적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그러므로 늘 명상하셔야 합니다. 명상의 종류가 많습니다만, 가능하면 자기가 짜증 내지 않고 기쁘게 할 수 있는 과목을 택해야 합니다. 관세음보살 정근, 대승경전 사경, 호흡수식관, 간화선, 선관쌍수, <금강경> 독송, 절 등 뭐든지 관계가 없습니다. 아무튼 늘 마음 수행을 해야 합니다. 명상을 하면 뇌파가 알파파(α파)로 유지됩니다. 알파파의 유지는 스트레스를 없애고 마음의 안정을 가져와서 태내 아이에게 절대적 편안함을 줄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삼학 가운데 마지막으로 ‘혜(慧)’라 하면, 밝은 지혜를 갈고닦음을 말합니다. 부처님 경전도 좀 공부하고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법문을 늘 들으셔야 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아이에게 지혜의 밑천이 보장됩니다. 그리고 감사와 긍정, 사랑의 이야기가 담긴 일기를 틈틈이 부담 없이 쓰십시오. 이는 혜학(慧學)을 진실로 실천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어쨌든 태교에 있어서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태교에 대해 자신있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정말 태교에 대한 불교전문가는 우리 조계종의 전계대화상이신 ‘성’자 ‘우’자, 성우 대종사이십니다. 저의 비니 정맥의 스승이시기도 합니다. 큰스님께서는 태교 법문에서 꼭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임신 중에 반드시 육바라밀을 실천하라”라고 하셨습니다. 

둘째는, “임신 중에 꼭 천도재를 올려드려라”라고 하셨습니다.

셋째는, “임신 중에 할 수 있다면 방생을 많이 하라”라고 하셨습니다. 법력이 크시고 수행이 깊은 큰스님의 말씀이니, 임신 중에 있는 여성들은 귀담아 들으시고,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립니다. 태교는 육근청정(六根淸淨)이 첫째 관건입니다. 그리고 삼학(三學)을 잘 실천해야 합니다. 관세음보살 정근을 늘 하시되, 자비스런 상호를 늘 떠올리십시오. 그리고 금강경 독경소리를 들으면서 사경하시고 소리 내서 독송도 하시면 좋습니다. 또한, 매일매일 기분 좋은 마음으로 감사 일기를 꼭 쓰십시오.

이상, 제가 제시한 대로만 태교하신다면, 분명히 인격이 훌륭하고, 아이큐(IQ) 이큐(EQ)가 높은 아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이 이 세상에 오는 시점은 배 속 잉태부터입니다. 첫 출발의 여건과 환경은 출생 후 평생을 좌우합니다. 100살 인생이 열 달 태교에 달려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 이 글에 대한 내용은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無一 우학 한자성어 ⑥ 敵之有近(적지유근)

적은 가까이 있다

적은 멀리 있기보다는 대부분 가까이 있습니다. 적을 정의함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적은 우리나라를 기준했을 때 주위의 국가들입니다.

둘째, 적은 6근(六根)의 대상, 즉 6경(六境)입니다.

셋째, 적은 우리의 삶을 늘 힘들게 하는 마(魔)입니다.

첫째의 경우입니다. 70년 전, 해방 직후에 민중들 사이에서 민요 비슷한 노래가 있었는데, 그 가사를 잠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제가 어릴 때도 불렀습니다.

“미국 놈 믿지 말고, 소련 놈에 속지 말라. 일본 놈 일어나고, 되놈 되나온다.”

가까이 있는 미국, 소련, 일본, 중국이 우리나라에게는 결국은 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들 국가로 인해서 나라를 빼앗겼으며, 이들 국가로 인해 전쟁을 치렀으며, 이들 국가로 인해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겨누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를 아주 우습게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어쨌든지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둘째의 경우입니다. 6근(根), 즉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는 6경(境), 즉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상대하는데, 이 6경이 나의 참마음을 혼미하게 하거나 도둑질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6경을 6적(六賊)이라고 했습니다. 적(賊)이 곧 적(敵)입니다. 어쨌든 스스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언제든 적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따라서 나의 심신(心身)과 나의 인생은 내가 지키겠다는 각오로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셋째의 경우입니다. 요즘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라는 역병이 마입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적입니다. 그런데 이 적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이 적을 이기려면 삼가 스스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면역력을 키워서 강해져야 합니다. 

결론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강할 때 적을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아주 강하면 적은 없어집니다. 예시를 든 세 가지 경우가 다 그러합니다. 주인공이 튼튼하도록 부지런히 정진해야겠습니다.

[불교신문3614호/2020년9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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