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 보살’ 이제 그만 안녕… 
[현장에서] ‘코로나 보살’ 이제 그만 안녕…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0.09.16 09:50
  • 호수 3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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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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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고 부처님께 절을 하는 일.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코로나19가 빚어낸 새로운 모습이다. 세간뿐 아니라 출세간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는 처음 하안거가 연기되었다. 8월 중순 이후 3단계로 방역단계 격상을 검토할 만큼 엄중한 상황에서 불교계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중생의 안전을 최우선하고 있다.

전국비구니선원선문회(회장 기현스님)가 9월7일부터 9일까지 지리산 대원사에서 참불선원장 각산스님을 초청해 열기로 한 담선법회(談禪法會)를 잠정 연기한 것도 코로나 대응의 일환이다. 조계종 교육원의 승려연수교육 인증과정 가운데 하나인 담선법회는 이미 120명 정원이 마감되는 등 동참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위중한 상황을 감안하여 전국비구니선원선문회장 기현스님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여파로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고 방침을 밝혔다. 한 비구니 스님은 “각산스님의 법문을 통해 ‘부처님 시대의 수행법과 지금 시대의 간화선’을 기대했는데 연기되어 아쉽다”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각산스님 초청 담선법회가 원만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올해 조계종은 가장 큰 불교명절인 부처님오신날과 하안거를 한 달 연기하는 결단으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앞장 선 호국불교 전통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칠석(七夕)이던 8월25일 전국 사찰에서는 마스크를 쓴 불자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법회에 동참하는 등 불자의 방역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직업 특성상 취재원을 만나 대면(對面)하는 일이 많은데 올해는 현장에서 마스크를 쓰는 일이 늘었다. 예전 같으면 마스크를 쓰고 취재하는 것이 예의에서 벗어났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스님은 “‘코로나 보살’ 덕분에 세상의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덕분(?)에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보살’도 이제 할만큼 했으니 그만 작별을 고하고 물러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614호/2020년9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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