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선원 만행결사 목요 새벽정진 현장

회주 자승스님 등 50명 동참
본 순례 앞두고 3시간 행선하며
국난극복 자비순례 의지다져

만행결사 관심 점점 높아져
이미 70여명 참가의사 밝혀
취재진까지 90명 규모 예상

상월선원 만행결사를 한 달 여 앞둔 9월10일, 결사에 이름을 올린 사부대중이 한강 길을 걸으며 새벽 정진에 나섰다. 사진은 맨 앞 선두에서 대중을 이끌고 있는 회주 자승스님과 스님들 모습.

상월선원 만행결사 사부대중이 10월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며 자비순례를 떠나는 가운데, 순례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발원하며 매주 목요일 새벽 정진을 갖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9월10일 서울 봉은사 일주문 앞. 오전3시가 가까워지자 스님과 재가 불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동화사에서 봉은사까지 500km 이상을 걷는 만행결사에 이름을 올린 참가자들이다. 본격적인 대장정에 앞서 매주 목요일 집결해 약 세 시간 동안 걷기 수행을 하고 있다.

공주 도보순례를 회향한 약 한 달 뒤인 8월20일 첫 모임을 가진 이후, 매주 한강 길을 걷고 있다.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는다면 완주는 요원한 일이 될 수 도 있다. 그러기 위해선 강인한 체력과 불굴의 인내심을 갖춰나가야 한다. 준비 순례는 만행결사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참가자들 스스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갈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9월10일 새벽 정진에는 50여명이 참여했다. 
봉은사 일주문 앞에 집결한 스님들이 출발에 앞서 부처님께 예를 올리는 모습. 

이날도 결사 대중들을 선두에서 이끄는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한 스님과 재가자 50여명이 함께했다. 약속한 3시가 되자 대중들은 봉은사 부처님을 향해 삼배의 예를 올리고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코스는 봉은사에서 출발해 탄천에서 잠실운동장을 지나 천호동 방향으로 묵언정진 행선으로 걷다가 다시 사찰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준비 순례라고 하지만, 스님들은 대가사를 수하고 재가자들 또한 108염주를 팔에 차고 정진에 임해 실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모두가 잠든 새벽 각자의 화두와 서원을 챙기며 약 한 시간 반을 쉬지 않고 걸었다. 오전5시께 되돌아가는 길, 컴컴한 하늘에서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져 온 몸이 젖었지만 움직임은 멈춤 없이 계속됐다. 봉은사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오전6시. 궂은 날씨에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일정을 마무리 했다. 순례자들은 둥글게 원을 만들어 사홍서원을 하며 상월선원 결사 정신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새벽 정진은 본 순례가 이뤄질 때까지 매주 이어진다. 
 

오전6시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사홍서원을 하는 사부대중. 
새벽 정진에 참가한 재가 불자들도 힘찬 발걸음으로 힘을 보탰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걷고 있는 한 불자. 

이날 참가 대중들은 앞으로 있을 21일 간의 대장정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주 태풍 ‘마이삭’이 올 때도 걷기에 동참했던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이른 새벽 묵언하며 스님, 재가불자들과 함께 걷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학교에 있을 때는 하루 종일 혼자 있는 시간이 채 1시간이 되지 않는데, 이른 새벽 침묵 속에서 집중해 걷다보면 마음이 평안하고 몸도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새벽정진에 동참할 뿐만 아니라 10월 자비순례에도 주말마다 시간을 내 참여할 뜻을 밝혔다.

매주 새벽정진에 참여하고 있는 정충래 동국대 이사도 “오전2시부터 6시까지는 살면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시간이어서 더욱 소중하다. 스님과 대중이 불교중흥과 코로나 종식을 발원하며 걸으니 더 의미있다”며 “국난극복 자비순례 또한 참가자뿐만 아니라 봉사자와 스텝 등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반드시 완주할 거라 믿는다. 그래야 인도가 가까워 진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 모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순례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에 희망과 용기, 활력을 불어넣는 기도를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본지를 보고 인도만행결사에 함께하겠다고 원력을 세우고 매주 새벽 정진에 동참하고 있는 이영규 나산산업 대표이사는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자비순례에 꼭 함께하고 싶었다. 마음공부 기도하는 마음으로 걷고 있다”는 소감을, 30년 봉은사 신도인 박정하 씨도 “작은 힘이지만 미력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새벽정진에 나왔다”고 말했다.

1차 순례에 이어 2차 순례에도 참여하는 대학생 백준엽 씨도 “사실 500km를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어서 내심 걱정도 있지만, 자비 순례길에 저의 작은 걸음을 보태고 싶었다”며 “21일 동안 일정을 소화하며 온라인 강의도 들어야 하지만 무사히 회향할 수 있도록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만행결사에 80여 명에 가까운 모집인원이 거의 다 찬 것으로 나타났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은 이날 “현재까지 70여 명이 접수했고, 취재진까지 합치면 순례단 규모는 총 90여명이 될 것”이라며 “새벽 정진은 준비 과정이라고 하지만 실전이나 다름없다. 몸과 마음자세를 철저히 다져 본 일정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사부대중은 10월7일부터 27일까지 21일간 국난극복과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며 순례에 나선다. 하루30km 이상 총 500km에 달하는 길을 자신의 두 발로 걸으며, 우리 사회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시간을 갖는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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