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31권 변상’
집착 없고 속박 없이 해탈한 마음


몸과 말, 뜻으로 짓는 보현의 업
그 광대한 정신에 대한 우선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존중하는 마음

우측에 도솔천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법회를 주관하는 금강당보살과 사부대중을 도상화 한 화엄경 31권 변상도.
우측에 도솔천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법회를 주관하는 금강당보살과 사부대중을 도상화 한 화엄경 31권 변상도.

변상도 31권은 <화엄경> ‘십회향품’ 가운데, 제9회향인 ‘집착 없고 속박 없는 해탈의 회향(無着無縛解脫廻向)’을 도상화 한 것이다.

본문에서 금강당보살은 ‘집착 없고 속박 없이 해탈한 마음’이란 말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데, 보현의 업(業)을 짓는 것을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현의 업이란 보현의 몸으로 짓는 업이요, 보현의 말로 짓는 업이요, 보현의 뜻으로 짓는 업이거니와 한 마음으로 보현의 광대한 정신을 일으키는 것이다.

보현의 광대한 정신에 대한 우선되고 기본이 되는 마음가짐은 ‘존중하는 마음’이다. 일체 선근을 존중하면서 허물을 뉘우치는데 존중하는 마음을 내며, 부처님께 예경하는데 존중하는 마음을 내며, 합장하고 공경하는데 존중하는 마음을 내며, 탑에 정례하는데 존중하는 마음을 내며, 법문 말씀하심을 청하는데 존중하는 마음을 내는 것 등이다. 이러한 존중하는 마음을 내는 것은 견고하게 믿고 이해하여 자신도 편안하고 남도 편안히 머물게 함으로써 여래의 경계에 머무르게 한다고 금강당보살은 설명한다.

여래의 경계에 머무르는 보현의 지혜는 매우 미세한 데까지 일체를 다 아는 것이다. 여래가 보리좌에 앉아 큰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에 비추는 일의 미세함을 아는 일이요, 세계가 꿈같고 요술과 같음을 아는 미세한 지혜요, 일체 법계가 얻을 것 없음을 아는 미세한 지혜요, 한 생각 가운데 삼세의 모든 겁을 보는 미세한 지혜 등이다. 이러한 미세한 지혜는 한량없이 교묘한 방편을 내어 모든 법을 분별할 줄 아는 살바야(一切智) 지혜이기도 하다.

이로 보건대, 수행은 생각을 세밀하고 분명하게 아는 일이거니와 잠깐 동안에 분명히 알면서도 일체 생각을 여의어 분별함이 없으며, 일체 장애를 끊어서 집착함이 없는 일이다.

31권 변상도의 구성은 우측에 도솔천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법회를 주관하는 금강당보살과 사부대중을 도상화 하였으며, 좌측은 ‘집착 없고 속박 없는 해탈의 회향’을 실천하는 보현의 행을 도상화 하였다. 보현의 행은 일체 보살을 존중하며, 삼세의 부처님과 탑을 비롯한 불사를 존중하는 보현의 업과 마음가짐과 세밀한 지혜다.

[불교신문3613호/2020년9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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