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아픔과 고통 보듬어 온 자비행 20년
난치병 아픔과 고통 보듬어 온 자비행 20년
  • 엄태규 기자
  • 승인 2020.09.09 10:19
  • 호수 3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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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맞은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 온라인 모금으로


2001년 ‘자비실천 새물결운동’
행사로 릴레이 철야정진 시작
2004년 불교신문과 공동으로
北휠체어 보내기 운동도 펼쳐

국내‧외 어린이 445명에
약 13억2000만원 지원
9월30일까지 온라인 모금 후
선정심의 거쳐 치료비 지원

강직성 척추염, 베체트병, 다발성경화증, 터너증후군 등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름도 생소한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희귀질환은 7000~8000가지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2만명 이하의 유병률 질환이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병으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희귀 난치병 환자들의 수는 기본적인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수는 확인할 수 없지만 약 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한창 뛰어놀며 꿈을 키워야 할 어린이들이다.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스님이 2019년 횡문근육종으로 투병 중인 김령 양과 김 양의 어머니에게 치료비를 전달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모습.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스님이 2019년 횡문근육종으로 투병 중인 김령 양과 김 양의 어머니에게 치료비를 전달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모습.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해마다 자신을 낮추는 3000배 수행으로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을 위한 정성을 모으는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이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병마와 싸우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왔다.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은 자신을 낮추는 절이라는 불교 수행과 타인을 돕는 보시를 결합한 불교계 대표적인 나눔 프로그램이다. 20회를 맞은 올해 3000배 철야정진은 4월18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가피하게 일정이 조정돼 온라인 모금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3000배 철야정진은 19년 전인 2001년 UN에 지정한 세계자원봉사자의 해를 맞아 실시한 ‘자비실천 새물결운동’의 행사로 출발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2001년 제1회 108배 릴레이 철야정진 법회는 타인을 위해 3000배를 올리며 500만원을 모금해 결식아동의 급식비와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를 지원했다. 이후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봉행되는 불교계 대표적인 나눔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며, 해마다 20~30여 명의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2004년에는 난치병 어린이 지원 행사에서 확대해 불교신문과 사회복지재단이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의 일환으로 북측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펼쳐 남북 불교계 만남의 장을 열기도 했다. 특히 휠체어 보내기 운동은 북측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복지를 처음으로 실천한 행사로, 이후 남북불교 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모금을 통해 11톤 컨테이너 2대 분량을 휠체어를 마련했으며, 2006년 4월5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행사를 열고 북측에 휠체어를 전달했다.

2012년부터는 열악한 의료시스템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전하기도 했다. 사회복지재단 라오스 지부를 통해 지원 대상 어린이를 선정해 치료를 지원했으며,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하며 라오스 어린이를 치료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3000배 철야정진에 축하공연을 가미해 전국 불교사회복지시설 종사자와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이 함께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콘서트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20회를 맞은 올해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을 9월30일까지 온라인 모금 행사로 진행한다. 2001년 조계사에서 봉행된 제1회 철야정진 모습. 사진=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20회를 맞은 올해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 지원 3000배 철야정진’을 9월30일까지 온라인 모금 행사로 진행한다. 2001년 조계사에서 봉행된 제1회 철야정진 모습.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2004년에는 난치병 어린이 지원 행사에서 확대해 불교신문과 사회복지재단이 함께 북측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사진은 2년여 모금을 펼친 뒤 2006년 금강산 신계사에서 열린 휠체어 전달식 모습. 
2004년에는 난치병 어린이 지원 행사에서 확대해 불교신문과 사회복지재단이 함께 북측 장애인들을 위한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사진은 2년여 모금을 펼친 뒤 2006년 금강산 신계사에서 열린 휠체어 전달식 모습.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행사 초기에 조계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것에서 확대돼 전국 교구본사와 주요 사찰에서도 사중 일정에 맞춰 3000배 철야정진에 동참하고 있으며, 중앙승가대 학인 스님을 비롯해 매일유업, 이마트 등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후원에 동참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3000배 철야정진은 그동안 난치병 어린이들과 가족들에게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희귀 난치병의 경우 80%가 유전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제가 개발된 난치병 역시 전체 8000가지 가운데 1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질병 자체도 희귀하고 치료기간도 길어 환자들과 가족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는 중증질환 및 희귀·중증난치질환을 가진 의료급여 수급자의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혜택을 부여하는 산정특례 제도를 시행하며 1038개 질환에 대해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막대한 치료비는 여전히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사회복지재단은 2019년 19회 3000배 철야정진까지 국내‧외 어린이 445명에게 약 13억200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병명과 나이, 복합증과 병증 정도,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사회복지재단이 지원하는 치료비는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큰 힘이 돼 왔다.

근육에 암이 생기는 횡문근육종으로 항암치료 투병 중인 김령 양, 소아당뇨를 앓고 있어 하루 2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박해룡 군, 신장이 전해질을 재흡수하지 못해 생기는 유전성 신장 질환인 기텔만증후군을 앓고 있는 손민지 양까지 모두 여전히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많은 이들의 정성과 후원으로 난치병 어린이들은 다시 웃음을 찾게 됐다.

올해 역시 전국 사찰과 사회복지시설, 지자체, 병원, 보건소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난치병 어린이들이 치료비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정상근 군을 비롯해 뇌종양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하며 투병 중인 송설아 양, 레트증후군과 뇌병변장애로 독립적인 일상생활과 거동이 불가능한 이희주 양, 황달로 인한 뇌성마비 장애 및 경련성 질환으로 투병 중인 김도균 군 등 많은 난치병 어린이들이 자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사회복지재단은 9월30일까지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 지원을 위한 온라인 모금을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모금은 계좌 후원(하나은행 271-910005-95104)으로 동참할 수 있으며, 10월 중 선정 심의를 거쳐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스님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난치병 어린이 지원 행사는 온라인모금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해마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일은 금액을 떠나 큰 힘이자 사회복지재단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코로나19로 우리사회가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어려울 때 일수록 난치병 환자들과 가족들은 더욱 어려운 법이다. 작은 정성이 모이고 더해지면 큰 힘이 될 것이다.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함께 하고 있다는 마음을 보태고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온라인 모금에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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