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중고 김한수 송선용 교사

“학생들 포기 말라는 뜻에서 도전”
크론병 앓는 제자 돕기 위해
부산 인천 633km 종주하며
1km 당 100원씩 모금 나서
응원 잇따라 700만원 모아

대구 능인고 국어교사인 송선용 씨와 능인중 교사 김한수 씨는 최근 여름방학을 활용해 난치병 제자를 돕기 위해 부산에서 인천까지 633km에 이르는 구간을 자전거로 종주했다. 
대구 능인고 국어교사인 송선용 씨와 능인중 교사 김한수 씨는 최근 여름방학을 활용해 난치병 제자를 돕기 위해 부산에서 인천까지 633km에 이르는 구간을 자전거로 종주했다. 

난치병 제자를 돕기 위해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달리며 후원금을 모금한 교사들이 있다. 조계종립 대구 능인고 국어교사인 송선용 씨와 능인중 교사 김한수 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구파라미타청소년협회 사무처장이기도 한 송 교사는 참가 소감을 통해 “어려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나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대장정을 완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을 도전으로 이끈 건 크론병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난치병을 앓고 있는 제자들 소식을 접하고서다. 이 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매일 많은 양의 약을 먹고 평생을 관리하며 살아야 하는 불치병이다. 고정적으로 약값만 한 달에 약 70만원이 들어가는데, 형편이 좋지 않아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식이었다.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송 교사는 학생 담임인 김 교사와 국토종주를 기획하고 ‘부산에서 인천까지 633km 기부라이딩’을 실천에 옮겼다. “이전부터 국토종주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마침 학생들 사정을 전해 듣고 학내에 이슈화하기로 했다.

내 발로 전국을 달릴 테니 1km 당 100원을 기부해달라고 선생님들에게 요청했다. 6만3300원을 내준 이들부터 적게는 1만원, 많게는 50만원까지 들어왔다. 자전거 종주소식이 점차 알려지면서 졸업생과 지역 불자들까지 도움을 주면서 8월말 현재 약 700만원이 모였다. 9월 초 등교일에 맞춰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두 교사는 633km에 이르는 구간을 8월14일부터 17일까지 3박4일 동안 종주했다. 종업식 당일 갈아입을 옷 한 벌과 최소한의 짐만 꾸려 부산으로 이동해 낙동강 끝자락 을숙도에서 출발했다. 폭염 속에 하루에 물 10리터를 마셔가며 평균 150~170km를 달려 경남 양산, 창녕, 대구, 상주, 충주, 강원도 원주, 여주 남한강, 하남을 거쳐 서울 여의도, 서해 아라갑문까지 강행군을 펼쳤다.

자전거 라이더들에게도 부산에서 상주에 이르는 낙동강 코스는 난코스로 꼽힌다. 그늘이 거의 없는 땡볕이기 때문이다. 하루 12~14시간 이상 달리는 동안 땀을 많이 흘려 화장실도 거의 가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송 교사는 2년 전 갑작스럽게 부친을 잃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고 스스로와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자세로 임했다. 송 교사는 “난치병 학생 돕기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라며 “맹목적으로 종주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떠올렸다.

송 교사는 대구파라미타청소년협회 사무처장직을 맡아 부처님 가르침으로 지역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에 힘써오기도 했다. 무려 15년 동안 학생들 곁에서 수련프로그램과 자원봉사활동을 함께했다. 2003년 국어 교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송 교사는 학교에 법당이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모친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절에 다녔다는 송 교사는 학교에 와 불교 청소년 단체인 사단법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와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지도교사를 자청할 정도로 열정을 다해 활동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10여 년 전 문경 대승사 템플스테이 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안거 기간 동안 스님들은 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며, 주지 스님이 새벽 2시에 잠을 재우고 3시 반에 깨웠다. 나한전에서 500배 씩 절을 하게 하는 등 일정도 빡빡했다. 마당에 눕기 직전까지 갔던 기억이 있다. 그 체험을 했던 친구들이 이제 20대 후반이 되었다. 그땐 ‘절에 다신 안 간다’고 했었지만, 요즘 학교에 오면 템플스테이 했던 이야기만 한다. 그런 소중한 체험들이 쌓이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제자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해 달라는 요청해 송 교사는 “힘든 병이기는 하지만 난치병일 뿐 불치병은 아니다”며 “어려울 ‘난’자를 떼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화 씨

■ 불자 청년 이용화 씨

코로나 극복 발원하며 33관음성지 순례

파라미타 회원으로 활동하는 전국의 고3 후배들의 학업 성취와 코로나19 극복을 발원하며 33관음성지를 순례중인 불자 청년도 있다.

대전 보문고를 나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이용화 씨는 본격적으로 사회에 발을 딛기 전, 인생에 다시없을 경험을 하고 싶어 군 제대 직후인 8월 중순부터 성지 순례를 시작했다. 학창 시절 파라미타 활동을 하며 다녔던 여러 사찰들을 또 한 번 가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세종파라미타협회장 선보스님의 추천도 있었다.

혼자서 도보 순례하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씨는 8월28일 통화에서 “20여 일 정도 됐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이동이 어렵다”며 “스님과 선생님 등 여기저기서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계셔서 끝까지 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찰에 갈 때마다 개인 기도는 물론 시험을 잘 치르라는 의미에서 부처님 전에 후배들의 이름을 나직이 부르고, 짧은 명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8월12일 보은 법주사에서 순례를 시작한 이 씨는 그동안 부산 범어사, 경주 기림사, 불국사, 해남 대흥사, 순천 송광사, 여수 향일암, 영천 은해사, 대구 동화사, 양산 통도사, 남해 보리암 등을 방문했다. 이날 통화를 통해 8월 말까지 의성 고운사와 하동 쌍계사, 구례 화엄사, 양양 낙산사를 순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마지막은 서울 조계사에서 회향할 예정이다.

순례 소식이 점차 알려지면서 전국교법사단과 교사불자연합회 등에서 교통비 등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이 씨의 순례 소식을 맨 처음 알려준 신병훤 보문고 교법사도 무사히 회향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 씨는 “제 스스로의 발원을 다져나가는 여정이라 생각한다. 관세음보살 같은 따뜻한 미소로 주변을 밝히고 자비를 베풀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611호/2020년9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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