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탄산음료 몇 방울도 끈적대고 달라붙는데…”

빵, 탄산음료, 햄버거, 피자…
몸에 칼날 겨누는 것과 같아
인체에 ‘최종 당화산물’ 형성
혈관 좁히는 접착제 역할 ‘위험’

따뜻한 물과 차 수시로 마시면
혈관에 노폐물 쌓임 방지하고
몸에 있는 각종 염증 완화하며
카페인 배출 독소제거 ‘효과’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몇가지 요소에 대해 의학적 고찰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제가 의학전문가는 아니지만 차를 만들면서 나름 공부해온 결과입니다. 그러니 명확한 정답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 모두 참고할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병에 걸린 후에는 삶의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 우리는 빠르게 진행되는 노화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을까요. 몸의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생명을 선사하는 차의 중요성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텔로미어(telomere)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수제약차 전문가 선엽스님은 “계절약차야말로 비타민C와 비타민E 등의 미량 원소를 보충해주고 항산화물질이 담겨 있어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준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스님이 직접 제다한 표고버섯차.
수제약차 전문가 선엽스님은 “계절약차야말로 비타민C와 비타민E 등의 미량 원소를 보충해주고 항산화물질이 담겨 있어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준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스님이 직접 제다한 표고버섯차.

11년 전,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는 노화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냈습니다.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몸속 세포의 핵에는 23쌍(46개)의 염색체가 있다고 배웠습니다. 염색체로 구성된 DNA는 성별과 피부색, 머리카락, 새끼발가락 모양과 길이 등 한 사람에 관한 세부적인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DNA의 일종인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에 붙어있는 유전물질의 형태를 말합니다.

텔로미어는 반복되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마치 신발끈을 감싸는 캡처럼 염색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가 조금씩 짧아진다는데 있습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거나 마모되면 세포의 노화현상이 앞당겨지면서 수명이 단축되고 쉽게 병에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텔로미어를 병들게 하는 주범이 따로 있답니다. 바로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이 텔로미어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면 탤로미어를 자극해 노화를 일으키는 네가지 문제가 무엇일까요. 

첫째는 ‘산화’입니다. ‘자유라디칼(free radical)’은 불안정하게 들떠 있는 분자로, 혈관을 마음대로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세포들을 공격해 상처를 입히고 심지어는 DNA와 정상적인 세포의 기능을 방해합니다. 더 심각하게는 자유라디칼의 공격을 받은 분자와 DNA 세포가 또 다른 분자의 DNA의 정상적 세포 기능까지 마비시킵니다.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면 몸은 산화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신경계가 교란되고 지속적 스트레스는 각종 암과 퇴행성 질환을 유발합니다. 계절약차는 비타민C와 비타민E 등의 미량 원소를 보충해주고 항산화물질이 담겨 있어 노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둘째는 ‘염증’입니다. 관절염, 편도선염, 피부염처럼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는 염증이 있는가하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체내에서 조용히 만성적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병을 발생시키는 염증도 있습니다. 심장 전문의들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이 관상동맥 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된 원인이 바로 만성 염증 탓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만성 염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뇌에 염증이 생기면 독성 폐기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도 마찬가지입니다. 혈관의 염증 때문에 췌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 당뇨병이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염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까요.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염증은 사라집니다. 신선한 채소와 당분이 높지 않은 과일을 먹으면 좋습니다. 생선과 생선기름을 많이 먹고 미역 파래 톳 등의 해조류도 즐겨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무엇보다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없는 생활, 충분한 수면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약차의 이로운 성분과 해독작용이 염증을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셋째는 ‘당화반응’입니다. ‘당화반응’은 포도당 과당 등의 당 분자가 효소의 작용 없이 단백질이나 지질 분자와 결합함으로써 당화된 단백질이나 지질을 생성하는 반응입니다. 당화된 단백질이나 지질을 ‘AGEs(Advancced Glycation End products, 아마도리화합물)’라고 하는데 이 물질은 생체의 분자기능을 망가뜨리는 강력한 염증물질이어서 노화를 일으키고 당뇨 심부전 심혈관 질환 및 중풍 알츠하이머병 등 심각한 질병을 야기합니다. 

당화반응은 현대인들이 섭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빵, 탄산음료, 과일주스, 라떼, 아이스크림, 햄버거, 소시지, 케이크, 피자, 햄 등을 즐겨먹는 식습관은 내 몸에 무서운 칼날을 겨누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요즘 젊은이들은 미처 깨닫지 못합니다. 과도한 당분은 인체에 들어온 후 화학반응을 거쳐 당화반응을 일으키고 최종당화산물이라는 물질을 형성합니다. 

이 물질이 체내에 누적되면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거의 모든 세포와 조직을 손상시킵니다. 음료수가 몇 방울만 테이블에 떨어져도 끈적거리는 물질로 바뀌어 달라붙는 것처럼 최종 당화산물은 우리 몸에 들어가 혈관을 좁히는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이 물질은 혈소판 덩어리를 뭉치게 해서 혈관을 좁히고 고혈압, 뇌졸중, 심장마비를 일으킵니다. 류머티스관절염, 고관절염, 신장병, 피부병을 비롯해 눈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되도록 당분이 들어간 가공식품과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차가운 커피를 마시지 않도록 합시다. 조리할 때 음식물의 수분함량을 높이고 포장음식과 패스트푸드는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꽃차 만들기 강의를 하는 이들 중에 시럽을 넣어 꽃차를 만드는 이들이 있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약초를 직접 캐고 있는 선엽스님.
약초를 직접 캐고 있는 선엽스님.

내가 개발한 한방차는 탕을 오래 끓일 때 유해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끓이는 방식이 아니라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시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만든 차를 지속적으로 마시면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고 염증을 완화하며, 차의 영양성분이 몸속에 빠르게 흡수됩니다.

마지막 문제는 ‘비정상 메틸화’입니다. 노화를 앞당기는 마지막 주자는 다소 생경하게 들리는 ‘비정상 메틸화’입니다. 메틸화는 ‘메틸기 그룹(methyl group, 탄소원자 1개와 수소원자 3개의 결합물질)’이 다른 분자들과 결합하는 화학반응 방식으로 인체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메틸화는 유해한 몸속 중금속을 배출하고 간에서 발생된 독소를 배출함으로써 정상적 두뇌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첫 번째 노화의 원인인 산화를 막아 텔로미어의 길이를 연장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메틸화가 비정상적으로 연속해서 일어나면 자궁경부암, 대장암, 심장마비, 동맥경화증,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등을 유발합니다. 몸에 이로는 메틸화가 일어나게 하는데 약차는 훌륭한 역할을 합니다. 따뜻한 약차와 한방차, 보이차 등을 꾸준히 마시면 메틸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노화를 늦추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인스턴트 식품을 되도록 삼가고, 체질에 맞는 약차를 수시로 마시며, 커피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체내에 축적된 카페인은 어떻게 배출시켜야 할까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비결이 있습니다. 바로 따뜻한 물과 차를 지속적으로 마시는 것입니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 카페인 배출뿐 아니라 몸속 독소를 씻어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 따뜻한 차를 습관적으로 마신다면 몸이 개선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루에 수시로 온수를 마시고 뜨끈한 차를 마시는 일상. 지금부터라도 언제 어디서든 그 일상을 실천해 보길 바랍니다.

[불교신문3608호/2020년8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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