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종단 긴급지침 발표 직후 백중 5재 봉행된 조계사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법회인원 제한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종단 긴급지침이 발표된 직후 8월19일 봉행된 조계사 백중 5재 기도는 예정돼 있던 법문을 비롯해 시식, 도량 요잡 등 의식을 취소했다. 사진은 이날 기도에 동참한 불자가 대웅전 출입이 통제돼 부처님 전에 올릴 공양물을 봉사자들에게 전달하는 모습.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강화되고, 종단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법회 인원 제한, 방역지침 준수 등의 내용을 골자로 긴급지침을 발표했다. 종단 긴급지침 발표된 직후인 8월19일 백중 5재 기도가 봉행된 서울 조계사를 찾았다.

이날은 백중 5재 기도와 음력 7월 초하루 신중기도 입재가 겹치면서 기도에 동참하기 위해 조계사를 찾는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 탓에 예년에 비해 조계사를 찾는 불자들은 줄어든 모습이었다. 종단 지침에 따라 대웅전 내 출입 인원은 입구에서부터 철저히 통제가 이뤄졌다.

불자들 역시 방역지침 준수라는 조계사 지침을 지키면서 차분하게 기도에 동참했다. 출입자 명단 작성과 체온체크, 손 소독제 사용 등을 거친 불자들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웅전에 자리했으며, 일정 인원이 넘어서자 대웅전 출입은 통제됐다. 쌀과 초, 물 등 공양물 역시 봉사자들이 대신 받아 부처님 전에 올렸다.

평소 같으면 기도에 동참하는 불자들로 가득했을 대웅전 앞마당도 이날은 다른 모습이었다. 대웅전 앞마당에 마련된 의자 역시 일정 거리를 두고 비치됐고, 불자들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도에 동참했다.

유보현행(71세) 불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 오늘 조계사에 올지 말지 고민이 많았다. 마스크도 쓰고 손 소독제도 챙겨서 조심스럽게 오게 됐다”며 “조계사에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나로 인해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불자들 스스로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반야성(88세) 불자도 “평소보다 불자들이 많이 오지 않은 것 같다. 마스크도 쓰고 거리를 두고 앉고 모두 스스로 조심하고 있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앞으로도 별 일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계사 역시 이날 백중 5재 기도를 간소하게 봉행했다. 예정됐던 스님 법문은 물론이고 시식과 도량 요잡 등 백중 의식도 취소했다. 이와 함께 성지순례도 잠정 중단했으며, 불기 2564년 하안거 회향 생명살림기도 법회 역시 일정을 취소하고 9월6일 조계사에서 봉행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하고 종단에서도 지침을 발표했다. 오늘 조계사도 법문을 취소하고 시식, 요잡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생명살림 방생법회 역시 갈 수 없는 상황이라 조계사에서 회향을 할 생각이다. 불자 여러분들이 양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조계사 소임‧포교‧사회‧교육‧수행본부에서 백만원력 결집불사 기금으로 4795만원을 전달했으며, 정정순 불자가 총본산 성역화 기금으로 1000만원을 전달했다.
 

엄태규 기자 che11@o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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