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회복지사 안진우 씨 · 대학생 조하나 씨

코로나19라는 위기도 포교사가 되겠다는 청년 불자들의 열정을 막진 못했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일반·국제포교사 자격고시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져, 작년보다 15%정도 늘어난 770여 명이 자격고시에 도전했다. 부처님의 법을 전하려는 응시생들의 연령층도 1945년생부터 1991년생까지 다양해졌다. 최근 필기고사에 합격하고 지역별 현장연수 과정에 들어간 최연소 합격자 2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8월13일 만난 안진우 씨는 “포교사는 스님들을 대신해 불자들을 부처님 품으로 이끄는 재가불자들의 리더 그룹”이라며 현장연수를 무사히 마무리해 정식 포교사가 될 것을 발원했다. 

“불법홍포 소임 영광스러운 일”
사회복지사 안진우 씨

“포교사는 스님들을 대신해 불자들을 부처님 품으로 이끄는 재가불자들의 ‘리더 그룹’이라고 생각해요. 조계사청년회 법회 때 집전을 맡아 목탁을 잡으면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불교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8월13일 서울 수송동의 한 찻집에서 만난 안진우(30) 씨는 평범한 청년 불자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포교사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안 씨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포교사가 되겠다는 원력으로 7월에 치러진 필기고사에 응시해 합격하고, 8월12일 목탁과 집전습의를 중심으로 하는 첫 현장연수에 참가했다.

안 씨는 “같은 불자라 할지라도 목탁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살면서 전혀 없을 수도 있다”며 “포교사가 되면 부처님 법을 전파하는 정식 소임이 주어진다. 그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부모님 영향으로 일찍 불교를 알게 된 안 씨는 중고등학교 때 관련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다, 대학 시절 불법에 대한 목마름으로 조계사 대학생회를 스스로 찾아갔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들을 정기법회와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공통의 관심사와 주제를 가진 법우들을 만나 활동하며 ‘진작 올 걸’ 하는 후회감이 들 정도였다.

2년 전부터는 자연스럽게 청년회로 옮겨 신행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사의 길로 접어든 안 씨는 태평1동복지회관 운영지원사찰인 성남 봉국사와의 인연으로 틈틈이 사찰에서 봉사를 하며 주지 혜일스님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불교대학을 소개받았고, 불교학에 관심이 남달랐던 안 씨는 전 과정을 이수하고 이번에 포교사 고시에 응시했다. 강사인 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스님이 체계적으로 잘 알려줘 어렵지 않게 시험도 볼 수 있었다. 함께 공부했던 도반들도 거의 대부분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인천경기지역단 동부팀 소속인 안 씨는 현장교육을 완벽하게 이수해 반드시 정식 포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총 12주 과정으로 송광사 죽전 포교당 서봉사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마무리 해 올 연말께는 선배 포교사들과 나란히 현장을 누비고 싶다는 원력이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 군포교, 교정교화 등 포교사들이 활약하는 다양한 분야 가운데 특히 죽은 이들의 극락왕생을 위한 염불봉사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직장 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미래세대 포교에 대한 애정으로 현재 목동 법안정사에서 지도법사 스님을 도와 간사 역할도 하고 있다. 여력이 된다면 전문포교사 과정도 밟고 싶단다.

이날 안 씨는 가까이에서 또래 포교사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미래세대 포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포교사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며 홍보에도 힘썼으면 한다는 제안도 했다.

안 씨는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포교사가 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청년 불자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웃종교에 비해 포교가 뒤처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공부하고 기도하며 얻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법포교에 쏟아 붇고 싶다”고 말했다.
 

30대 초반 불교를 만나 수행으로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조하나 씨는 앞으로 국제포교사로서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제대로 알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불교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졌죠”
대학생 조하나 씨

“불교를 알게 된지 얼마 안 돼 앞으로 국제포교사가 된다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고 싶어요.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려는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일은 물론 사찰에서 수행 봉사하며 불교 공부의 깊이를 더해가고 싶습니다.” 휴대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조하나(32) 씨의 목소리가 경쾌하고 밝다. 대부분 연령대가 지긋한 필기고사 합격자들 가운데, 유일한 30대 청년 불자이다.

영어와 불교를 좋아한다고 밝힌 조 씨는 20대엔 불교와 인연이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어머니로부터 유튜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소개받아 시청하며 마음에 큰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올라온 영상만 2000개가 넘어 고민에 대한 키워드를 검색하면 웬만한 답은 다 나와 있더란다. 그 중에서도 ‘집착 때문에 괴로움이 생긴다’는 교리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때 불교를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토회에서 지난 1년 동안 공부하며 스스로 공부해 깨쳐야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그러던 중 영어로 불교를 배우고 싶어 우연히 검색을 통해 국제포교사회가 주관하는 기초영어불교 수업을 알게 됐고 양성과정까지 신청했다. 전 세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포교를 펼친다는 국제포교사에 매력을 느껴 대비반에서 수업을 들으며 시험을 준비해 올해 필기고사에 합격했다.

30대에 처음 불교를 만나 지금은 수행정진으로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다. 수행을 강조하는 가르침에 따라 집에서 108배와 경전 읽기를 실천하려고 노력중이다. 지금은 초기경전 <숫타니파타>를 읽고 있다. 좀 더 진지한 공부를 위해 다니던 직장은 잠시 그만두고 동국대 불교학과에 편입해 불교학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정토회에서 법우들과 함께 금강경도 공부하고 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 부처님 가르침을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는 조 씨는 “어디에도 집착하지 말고 진리와 법에 의지해 살아가라는 말씀에 큰 위안과 희망을 얻었다”며 열심히 정진해 국제포교사로서의 꿈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불교신문3607호/2020년8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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