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만든 茶 이웃과 나누면 그것이 자리이타행”

내 몸에 맞는 약초 채취해
다듬고 덖어서 차 만들면
코로나 시대 면역력 높고
가장 훌륭한 보약과 같아

무덥고 습한 요즘 날씨엔
속열 가라앉히고 풀어주는
깻잎차 연꽃차 수박차 ‘도움’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다른 나라에 다녀오면 우리나라 기후가 얼마나 좋은지,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 토양과 물을 누리며 사는지 새삼스레 체감합니다. 아름다운 들과 숲에 싫증을 낼 틈 도 없을 만큼 다양한 산야초가 자라고, 풍부한 과일과 꽃, 한방약재들이 생산되는 축복받은 땅입니다.

요즘은 등산 동호회 활동을 하며 주말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등산을 하다보면 온갖 식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실제로 4000여 종에 이르는 많은 식물들이 우리나라 산속에서 자랍니다. 그런데 이 식물들이 건강에 좋은 약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선엽스님은 “그동안 제철에 맞는 약차를 만들려고 우리나라 산과 들을 무척이나 헤매고 다녔다”며 “그렇게 찾아 헤매던 꽃과 식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스님은 “약초는 꼭 필요해서 찾는 사람과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에게만 소중한 약이 되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선엽스님은 “그동안 제철에 맞는 약차를 만들려고 우리나라 산과 들을 무척이나 헤매고 다녔다”며 “그렇게 찾아 헤매던 꽃과 식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스님은 “약초는 꼭 필요해서 찾는 사람과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에게만 소중한 약이 되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구에서 들어온 낯선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방송이 나오면 온라인 판매점에서 온통난리법석이 일어나며 품절사태가 벌어지곤 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 산야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약용식물은 외면하면서, 산지의 생태환경이 어떤지, 내 몸에 맞는 차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외국차의 효능을 맹신하는 세태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잡초인줄 알고 가볍게 지나치는 식물들 중에도 약리성분이 뛰어난 것들이 많습니다. 자연에서 나는 모든 식물은 약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길가에서 이름 없이 피고 지는 풀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식물이 우리 몸을 살리는 생명초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밉게 보면 다 잡초로 보이지만 내 몸을 살리는 약초라고 생각하면 풀 한 포기도 매우 귀하고 소중한 생명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초가 바로 우리를 지키고 살리는 생명의 근원이 됩니다. 

최근 들어 우리 땅에서 나는 약초와 약재, 그리고 약차의 우수성이 의학계에서 입증되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입니다. 돈들이지 않고 내 몸에 맞는 약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천에 널린 식물들 가운데 내 몸에 잘 맞고 좋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냥 지나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한 약초들을 직접 채취해 차를 만들면 자신은 물론 가족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내 손으로 만들었으니 의심 없이 믿고 마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 몸에 맞는 차를 손수 만들다 보면 내 건강을 스스로 챙긴다는 생각에 보람도 느낍니다.

내 몸에 맞는 약초를 채취해 직접 다듬고 덖어서 차를 만들어 먹으면 큰돈 들이지 않고도 내 몸에 맞는 보약을 지어 먹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내 손으로 정성껏 만든 차를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큰 행복을 나누는 것이니 자리이타(自利利他)가 따로 없습니다.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최고의 축복입니다.

그동안 제철에 맞는 약차를 만들려고 우리나라 산과 들을 무척이나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찾아 헤매던 꽃과 식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습니다. 사실, 약초는 어디에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이것이 귀한 약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꼭 필요해서 찾는 사람과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에게만 소중한 약이 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무리 좋은 약도 길가에 흔한 잡초일 뿐입니다. 

사람마다 다른 사상체질에 따라 차는 골라 마시면 훨씬 유익합니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있어도 자신의 체질을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이 모두를 알아야 내 몸에 유익한 차를 선택해 마실 수 있고, 내 몸에 맞는 차를 마셔야 생체에너지가 활성화되고 건강해집니다.
 

선엽스님이 직접 질경이로 만든 차.
선엽스님이 직접 질경이로 만든 차.

그러자면 먼저 사상체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어느 체질에 속하는지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차를 꾸준히 마시면 장수의 비결을 획득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자신의 체질에 맞는차를 마셔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첫째, 태양인에게 좋은 약차입니다. 태양인은 화가 많은 체질이므로 가슴 답답함을 느끼고 잘토하는 편입니다. 이런 체질이라면 맑은 성질을 지닌 연잎차, 오가피차, 솔잎차, 모과차, 감잎차 등을 마시면 좋습니다. 태양인이 약차를 마시고 소변을 잘 내보내면 건강에 이롭습니다.

둘째, 태음인에게 좋은 약차입니다. 태음인은 비만이 되기 쉬운 체질로 혈압이 높으며, 당뇨나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 발병률이 다른 체질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그러므로 습과 담, 열을 제거하는 녹차, 작두콩차, 맥문동차, 율무차, 오미자차, 칡차 등을 마시면 좋습니다. 태음인이 땀을 시원하게 배출하면 건강에 이롭습니다. 

셋째, 소양인에게 좋은 약차입니다. 소양인은 열이 많고 성격이 급한 체질입니다. 이들은 신장염, 방광염, 요도염에 잘 걸립니다. 열이 많은 소양인은 시원한 성질의 산수유차, 구기자차, 결명자차, 녹차, 수박차 등을 꾸준히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음인에게 좋은 약차입니다. 소음인은 몸이 차고 위장 기능이 약한 체질입니다. 주로 소화불량, 위산과다, 복통을 호소하며 손발이 차갑고 몸이 허약합니다. 그러므로 따뜻한 성질의 약재를 활용한 유자차, 인삼차, 생강차, 대추차, 당귀차, 계피차, 두충차 등을 마시면 좋습니다.

약차의 재료가 되는 식물의 뿌리, 줄기, 잎, 꽃, 열매는 신체의 약한 부분은 보강해주고 강한 부분은 가라앉혀 몸의 균형을 되찾게 합니다. 각각의 특징을 대략 살펴보면 뿌리에는 강한 양기 성분이 많습니다. 열이 많은 체질이 뿌리 식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이미 있던 속열에 식품의 열까지 더해집니다. 이는 올바른 섭생 방법이 아닐뿐더러 장기적으로는 심혈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몸이 차가운 체질이 수기(水氣)가 왕성한 식물이나 잎, 열매 등을 과잉섭취하면 심장의 혈액순환과 해독이 원활치 않게 되므로 건강에 해롭습니다. 선조들의 전통 섭생법을 통해 식물의 특징을 이해하고 각자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찾아야 합니다. 체질에 맞는 식품과 약차를 먹고 마시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건강관리법입니다.

이제 완연한 여름입니다. 이렇게 무덥고 습한 여름에는 어떤 차를 마시면 좋을까요? 여름은 화(火)의 기운으로 무덥고 습하며, 생명을 성장시키기 위해 태양의 에너지가 강한 절기입니다. 땀으로 수분이 과다 배출되어 심장에 무리가 가기 쉬우며 피부는 냉해집니다. 속열을 가라앉히고 몸의 열기를 풀어주는 데 꽃차가 도움이 됩니다.

깻잎차, 수박차, 연꽃차, 어성초차, 부추차, 표고버섯차, 개망초차, 옥수수수염차…. 인터넷이나 유튜브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같은 차들은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만큼 여러분 손으로도 직접 만들어 마실 수 있답니다.

[불교신문3604호/2020년8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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