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부전 시왕도 6점도 함께 환수

극락보전 삼존좌불 후불화로
1755년 조성된 초대형 불화
6·25 혼란기 틈타 무단반출

조계종·미 라크마 6월16일
양해각서 통해 ‘환수’ 결정

8월말 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환수 고불식 통해 대중 공개
​​​​​​​9월중순 신흥사서 환영법회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7월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66년만에 고국땅에 되돌아왔다. 지상스님과 법성스님이 반야심경을 봉송하며 환지본처한 성보를 반겼다.

한국전쟁 직후 무단반출 됐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만에 고국땅으로 되돌아왔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조계종과 미국 LA LA카운티미술관(LACMA)이 지난 616일 반환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7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그리운 고국품으로 되돌아왔다.

종단과 신흥사는 미국 라크마미술관을 직접 방문해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이운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성보를 맞았다.

이날 장맛비가 오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 지상스님과 문화국장 법성스님은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환수했다. 스님은 반야심경 봉송을 통해 66년만에 고국땅으로 되돌아온 성보를 반갑게 맞았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곧바로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운해 성보의 보존 상태 등을 점검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1755년 조성돼 신흥사 본전인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721)의 후불화로 법당을 장엄했지만 한국전쟁 직후인 19546월과 10월 사이에 미군에 의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담은 신흥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수십년간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다가 미국 LA카운티박물관이 석가여래설법도(Buddha Shakyamuni Preaching to the Assembly on Vulture Peak)’라는 이름으로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2007년 뒤늦게 국내에 알려졌다.

6개 큰 조각과 파편으로 나눠진 석가여래설법도는 CJ그룹 후원으로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20109월부터 1년 여 동안 라크마에서 보존처리 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했다. 라크마 한국관에서 특별 전시된 뒤 그동안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1755(영조 31) 6월에 그렸다는 발문(跋文)이 선명한 가로 4.064m, 세로 3.353m 크기의 초대형 불화다. 이 불화는 석가모니부처님의 깨달음과 설법을 안정감 있는 구도위에 한 폭의 불화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흥사 시왕도.

영산회상도와 함께 환수되는 신흥사 시왕도(十王圖)1798(정조 22세로 124.4cm, 가로 93.9cm 크기로 조성돼 명부전을 장엄했다. 신흥사 시왕도는 한폭에 3명 또는 2명의 대왕이 그려져 있다. 4폭의 그림에 10대 대왕을 나눠 구성했다.

이날 환수된 시왕도는 LA카운티박물관 소장본인 6점으로 제2·4·6대왕도가 1, 3·5대왕도가 1, 9대왕도가 1폭을 이루고 있다. 현재 3점은 복원처리를 거쳤으며 나머지 3점은 박리 등 일부 훼손돼 복원처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나머지 4점은 미국 내 다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추후 환수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종단과 신흥사 20151월 성보 반환 요청을 시작으로 수차례 협상을 통해 이날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무사히 환수하게 됐다. 특히 종단과 신흥사는 물론 강원도, 속초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 불교계와 지자체, 정부기관, NGO 등이 협력해 일군 값진 성과다.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오는 8월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인 환수 고불식에서 일반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환수 고불식 후 원소장처인 신흥사 유물기념관으로 이운하고 9월 중순께 환영법회를 거행한다는 계획이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를 위해 수년간 노력해온 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 지상스님(인천 능인사 주지)한국전쟁 직후 소실된 뒤 미국으로 건너갔던 영산회상도가 국내 기업의 선의로 복원돼 완벽한 모습으로 66년만에 고국으로 되돌아온 뜻깊은 날이라며 성보 환수에 어려움과 걱정도 많았지만 불교계와 지자체, 정부기관, NGO 등 많은 분들의 노력과 서원으로 환지본처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도착한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신흥사 영산회상도를 담은 나무박스의 길이가 6.5m, 무게는 1톤에 달하는 만큼 성보의 안전한 이운과 함께 사고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했다.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운중인 신흥사 영산회상도.

인천=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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