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조치 등 강력한 대응 천명
동영상 삭제 요구 응하지 않아
신천지 숨기고 촬영 요청해와
‘불교문화의 우수성 드러낸다’
약속 깨고 허위 기만 드러내

통도사 기획국장 지범스님이 '글마루'라는 천지일보 자매월간지가 보내온 촬영 공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통도사 기획국장 지범스님이 7월27일 '글마루'라는 천지일보 자매월간지가 보내온 촬영 공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스님)는 신천지 기관지인 천지일보 산하 천지TV가 최근 영축총림을 배경으로 제작한 동영상이 불교를 폄훼하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법적조치 강구 등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통도사 기획국장 지범스님, 교무국장 인경스님과 사회과장 정대스님, 교무과장 혜덕스님 등은 이와 관련 727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관련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통도사는 해당 동영상이 당초 촬영 허가 조건과 다르게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통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상호 계약서에 명기된 영상제작 취지를 크게 벗어남은 물론 불교를 왜곡하고 신천지를 정당화하는데 통도사와 불교를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통도사는 7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전화와 공문으로 해당 동영상의 삭제를 요구했으나 천지TV측이 응하지 않고 있어 향후 종단과 협의 후 법적조치를 예고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동영상은 현재 4만 여건의 조회수에 근접할 정도로 급속히 전파공유되고 있다. 영상은 일주문 입구부터 시작해 사천왕, 불이문, 대웅전,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금강계단에 이르기까지 천지일보 이상면 대표가 동행한 청년들에게 불교교리와 통도사를 설명해 나가는 구성이다.

일견 불교문화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신천지의 당위성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성경의 해석을 자의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예를 들면 불이문을 설명하며 불이문은 신과 인간의 합일, 영과 육의 합일이다”, “사천왕을 기독교의 천사장과 동일시하는 한편 천왕문은 신앙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시련과 방해, 그 가운데 영들의 도우심이 있음을 일깨워준다라든지, “부처님이 우리에게 불경을 주고 부처님 말씀을 주신 그 배경에는 깨달음이 있다. 그런데 그 분도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 답을 줄 분, 또 그 답의 주인 되신 분이 누구인가를 알리기 위해서 (오셨다)” 등의 해괴한 자의적 해석을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결국 이번 천지TV의 통도사 관련 콘텐츠는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것이 아닌 성경의 요한계시록과 구원의 과정을 풀어 해석할 자가 구원자이고, 그가 이만희 교주라는 것을 불교 교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제작한 것이다.

또한 통도사는 천지일보 측이 지난 210일 신천지 관련 매체라는 사실을 숨기고 통도사측에 촬영 협조 공문을 보내왔다는 점도 질타했다. 자매 월간지인 <글마루>라는 매체를 앞세워 취재요청을 해왔기 때문이다. 통도사는 <글마루>를 창간한 천지일보 이상면 대표가 신천지 신도인 것을 문제 삼았지만, 대표 개인의 종교와 천지일보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거짓 해명하며 통도사 촬영 협조를 관철시켰다.

7월 27일 통도사 인근 커페에서 통도사 기획국장 지범스님, 교무국장 인경스님, 사호국장 정대스님 등 교계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7월27일 통도사 인근 커페에서 통도사 기획국장 지범스님, 교무국장 인경스님, 사회과장 정대스님 등 교계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렸다.

통도사는 공문에 명시된 통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촬영 목적에 주목했고, 촬영은 511일과 12일 통도사와 영축산 일대에서 진행됐다. 512일에는 통도사와 종단양식의 촬영계약서도 작성했다.

하지만 712일 천지일보와 천지TV에 올라온 신앙의 노정 담은 천년고찰 통도사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통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내기는커녕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가 세상을 구원할 진리라는 그들만의 교리를 펴기 위한 도구로 통도사와 불교를 이용하는 내용이어서 불교계로 하여금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통도사 기획국장 지범스님은 "타종교를 전도의 대상으로 삼고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행위는 상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배타주의에 기인한다, 이는 종교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의 평화를 해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교무국장 인경스님도 당초 촬영 허가의 조건이었던 통도사에 담긴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낸다는 약속은 허위였고 기만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당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촬영을 하고 서로의 갈등을 유발해야 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종단양식 계약서에 대한 보완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도사는 변호사를 선임해 해당 영상의 사용 중지를 청구하는 내용 증명 발송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도 준비 중이다. 한편 빠른 시일 내에 조계종 총무원과 논의해 공식 대응을 위한 입장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천지일보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기관지로 알려져 있으며,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을 재림예수로 믿는 기독교 교단으로 최근 대구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장막성전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영상 장면
장막성전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천지TV영상 장면
사천왕과 천사장을 동일시하며 설명하고 있다.
사천왕과 천사장을 성경적 해석으로 동일시 하고 있다.
금강계단을 설명하며 성경의 구절을 덧붙혀 설명하고 있다.
금강계단에 대해 성경의 구절을 덧붙혀 자의적으로 왜곡된 설명하고 있다.
불이문의 의미를 신과 인간의 합일로 규정하고 설명하고 있다.
불이문의 의미를 신과 인간의 합일로 규정하고 설명하고 있다.
통도사 촬영 전날인 5월 11일 영축산에 올라 독수리 형상에 대한 의미를 훼손하는 내용의 촬영을 진행했다.
통도사 촬영 전날인 5월 11일 영축산에 올라 독수리 형상에 대한 의미를 훼손하는 내용의 촬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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